The bare bones/4부

초창기 척추동물-납작한 갑주어류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0. 7. 18. 12:48

딱딱한 두피를 지닌 갑주어류

 현재까지 척추동물의 공통적인 특징을 살펴보았다. 그러면 초창기의 척추동물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척추동물은 어류이다. 그중에서 초창기의 어류는 4억8천만 년 전에 살았던 갑주어류(ostracoderm)로 이들은 오늘날 대부분 어류와는 달리 경골로 이루어진 척추뼈는 아직 없었다. 대신 이들은 머리와 신체 일부를 뒤덮는 외피를 가지고 있었는데, 신체 방어용으로 사용되었다.

초기 어류 갑주어류 출처-https://ko.m.wikipedia.org/wiki/%ED%8C%8C%EC%9D%BC:Ostracoderm_and_placoderm.jpg

 갑주어류의 신체구조는 마치 올챙이와 비슷하였다. 올챙이처럼 머리가 크고 꼬리가 길게 나 있는 모습에 얼굴에는 턱이 없고 몸길이는 5cm~10cm의 매우 작은 어류였다. 

 첫 등장이 4억8천만 년 전, 그리고 그로부터 8천만 년 즈음 후에 갑주어는 이갑목(heterostracan)과 골갑목(ostrastracan)으로 나누어졌다. 이갑목은 몸이 납작하고 등에 돌기가 나있었다. 돌기의 역할은 오늘날 대부분의 어류의 등지느러미가가 그렇듯 물에서 유영을 할때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갑목의 두피는 머리에서 아가미까지 덮고 있었으며 머리 뒤통수에 존재하는 틈으로 물이 들어갈수 있었다. 그렇게 들어온 물이 아가미로 흘러서 호흡을 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이갑목은 5-10cm의 작은 크기 였으나, 유일하게 삼모스테이류(Psammosteida)의 경우에는 몸 길이가 1m를 넘는 대형 크기로 성장하였다.

대부분의 갑주어류는 매우 작았으나, 그중에서 삼모스테이류는 몸길이가 1m를 넘기기도 하였다. 그림은 삼모스테이류중 하나인 드레파나스피스(repanaspis)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Psammosteida

납작한 신체의 장점

  대부분의 이갑류는 몸이 납작하였다. 왜 몸이 납작하였던 것일까? 바로 물이 흐를 때 물을 거스르고 유영하기 좋기 때문이다.  간략하게 예시를 들어보자. 집에 있는 기다란 고무 호스를 수도에 연결해서 물을 틀면 물은 한 방향으로만 나온다. 그런데 만일.. 호스의 입구를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면 어떻게 될까? 물은 넓게 퍼지게 된다. 왜 그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엄지손가락으로 누를 때 엄지손가락으로 눌린 곳으로는 물이 흐르는 것에 방해를 받게 된다. 따라서 흐르지 못한 물이 쌓이면서 물의 양이 많아지게 되고(눈으로 보기에 큰 차이는 없어 보일테지만) 동시에 수압이 늘어나게 되어 압력, 그리고 물이 흐르는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쉽게 말해서 흐르는 것에 방해를 받은 물이 쌓이면서 양이 증가하고, 그 결과 수압이 늘어나게 되며, 속도가 빨라지게 되는 것이다. 속도가 빨라지는 물은 눌려서 좁아진 입구를 따라 압력이 재분배된다. 손가락으로 눌리는 부분은 흐르는 것에 방해를 받아 압력이 높아지는 반면, 손가락의 위로 흐르는 물은 손가락의 방해를 받지 않아서 압력이 다시 낮아지게 된다. 호스의 절반을 손가락으로 누르는 경우에는 손가락으로 눌리지 않은 부분은 압력의 증가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압력의 차이가 생기면 물의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손가락으로 눌리지 않은 곳만 물이 기존 속도로 흐르고 손가락으로 눌리는 부분은 압력의 증가로 물의 속도가 증가한다. 따라서 속도와 압력의 밸런스가 깨지게 되는 것이다. 이갑류의 납작한 신체는 이러한 밸런스의 불균형에서 적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갑류가 해저 바닥을 유영할 때 이갑류 주변을 흐르는 물은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는 호스를 흐르는 물과 비슷하게 흐른다. 이갑류의 몸으로 인해 이갑류의 몸 앞의 물의 흐름은 엄지손가락으로 눌린 호스처럼 방해를 받아 압력이 증가하게 되며, 이갑류의 몸의 앞~등으로 흐르게 된다. 이때 물의 흐름은 이갑류의 등 쪽에서 빨라지며 이갑류의 꼬리 쪽에서 흐름이 다시 느려지게 된다. 즉, 1). 이갑류의 앞에서 물의 흐름이 막히고 2). 막힌 물은 등을 따라 흐르면서 늘어난 양과 압력으로 인해 속독 증가하게 되고, 3). 꼬리를 지나면서 다시 원래 속도로 느려지게 된다. 이때 신체가 납작한 것과 납작하지 않은 차이가 크다. 몸이 납작할수록 물이 빨라지는 속도와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면적이 줄어들게 되고,  그 결과 해저에서 살아가기 더 용이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식의 신체구조는 해저 밑바닥에서 유영 생활을 하는 생물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신체구조이다.

물이 흐르는 호스를 엄지로 막을 경우, 물의 흐름의 밸런스가 엄지의 방해로 인해 깨지게 된다. 흐르는 물의 양과 압력의 균형이 깨지면서 속도가 변화하게 된다. 납작한 신체는 그렇게 물이 흐르는 속도가 다른 환경에서 적응하기 위한 신체 구조이다. 출처-https://www.123rf.com/photo_101119953_maid-hand-hold-blue-rubber-hose-and-close-hole-by-thumb-finger-to-make-water-spray-to-grass-field-ga.html

  몸이 납작한 이갑류는 해저 바닥에서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골갑류는 어떨까? 이들은 오늘날 어류와 비슷한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과연 골갑류는 이갑류와 어떤 차이점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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