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 143

시조새와 같은 시대에 살았던 새의 가까운 친척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전에 살았던 새의 화석은 무엇일까?'라고 질문을 누군가가 하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조새를 떠올릴 것입니다. 엄밀히 말해서 시조새는 새보다는 더 원시적인 분류군에 속해있기에 새 자체는 아니긴 하지만 그럼에도 대중적인 인식으로는 현재까지 살았던 가장 오래된 새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는 생물이지요. 실제로 이 동물은 새처럼 깃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긴 꼬리와 발톱, 그리고 이빨이라는 공룡의 모습을 가지고 있기에 공룡과 새의 중간단계라고 인식이 되는 동물입니다 (물론 중간단계라는 표현은 과학적으로 볼때 100프로 맞는 표현은 아니지만 말이죠.). 그런데 최근에 시조새와 비슷한 시기에 살았으면서 시조새보다 더 오늘날 새에 가까운 생물의 화석이 학계에 보고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공룡의 두뇌- 뇌가 화석으로 발견되었다?

교과서에서 화석을 정의할 때 보통 나오는 표현이 있습니다. '생물의 뼈나 치아, 껍질같이 단단한 부분이 사라지지 않고 돌로 치환되어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 이 정의는 아주 틀린 표현은 아니며 현재까지 발견된 거의 모든 화석에서 그대로 적용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예외라는 것이 존재하는 법이죠. 공룡의 화석 역시 그 예외가 있습니다. 공룡의 신체에서 아주 부드러운 부분이 화석화 되어서 남은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부위가 어디냐면 바로 두뇌입니다. 사실 공룡의 두뇌 형태를 알아내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두뇌는 두개골에서 뇌실(braincase)이라는 공간에서 보호받고 있습니다. 두뇌 자체는 화석으로 남지 않더라도 뇌실의 형태는 화석으로 남기 때문에 이 뇌실의 형태를 기반으로 두..

수장룡의 비늘 -물먹은 파충류의 비늘

공룡은 아니지만 공룡으로 자주 오해를 받는 동물은 여럿이 있습니다. 디메트로돈과 같은 단궁류(이들은 공룡보단 사람에 더 가깝습니다.)나 하늘을 날았던 익룡, 그리고 물속에서 살았던 어룡, 수장룡이 있지요. 특히 익룡과 어룡, 수장룡은 공룡과 같은 시대에 살았다가 같은 시대에 멸종하였기에 공룡으로 오해를 받고는 합니다. 모르는 분들이 보면 공룡과 매우 흡사하니 더욱 그렇지요.    수장룡은 바다에서 살았던 목이 긴 분류군 플레시오사우루스상과(Plesiosauroidea)와 플리오사우루스상과(Pliosauroidea), 그리고 양쪽 모두에 속하지 않는 로말레오사우루스과(Rhomaleosauridae)로 나누어집니다. 이중에서는 플레시오사우루스나 엘라스모사우루스처럼 목이 긴 종류도 있었지만 크르노사우루스처럼 ..

먹이? 햇빛? 아니면 둘다? (4) - 공룡의 알과 체온

1편 보러 가기2편 보러 가기3편 보러 가기 *여기에서 나오는 공룡인 트로돈은 현재는 학계에서 인정받는 학명이 아니나, 여기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그 학명을 사용하였습니다.  지금까지 공룡의 신진대사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신진대사란 체내에서 방출되는 열을 통해서 체온을 유지하는 내온성과 외부 요인으로 체온을 유지하는 외온성으로 나누어지는데, 공룡은 외온성도 내온성도 아닌 그 가운데인 중온성이라는 주장부터 종류에 따라 외온성과 내온성으로 나누어진다는 주장도 소개하였죠. 지금까지 소개한 사례들은 모두 공룡의 뼈 화석을 기반으로 수행된 연구들입니다. 그런데 공룡의 신진대사에 대한 연구에서는 공룡의 뼈 화석뿐 아니라 알 화석을 이용한 연구도 있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에 대해서 몇 가지 ..

먹이? 햇빛? 아니면 둘다? (3) - 둘다 맞는 말이다!

1편 보러 가기2편 보러 가기   지금까지 중온성, 그러니까 외온성과 내온성에 이은 또 다른 제3의 신진대사에 대해서 이야기하였습니다. 다시 정리해 보자면 외부요인에 의해서 체온이 유지되고 조절되는 외온성과 체내의 움직임으로 인해 체온이 유지되는 내온성, 그리고 그 중간쯤에 있는 중온성이 있다고 했죠. 외온성과 내온성 모두 각각 장점과 단점이 있고 중온성은 그 둘의 장점을 적절히 가지고 있는 체계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중온성이라는 가설은 공룡의 신진대사를 설명하기 위해서 등장한 가설이죠. 그런데 최근에 발표된 어떤 연구에서는 공룡의 신진대사는 중온성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 외온성과 내온성이 전부 있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연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외온성과 내온성, 알고..

먹이? 햇빛? 아니면 둘다? (2) -골디락스 가설의 근거

1편 보러 가기  공룡이 중온설이라는 주장은 정말 많은 것을 설명하는 완벽해 보이는 설명입니다. 여기에다가...실질적인 근거까지 더 있다면 더욱 완벽해 보이겠지요? 그렇다면 그 실질적인 근거는 있을까요?  (1). 골디락스 가설의 실질적인 근거 2014년에 공룡이 중온성일 것이라는 주장한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뉴멕시코 대학교의 존 그래디 연구원과 공동 연구진은 공룡이 중온성일 것이란 직접적인 근거를 제기하였습니다. 바로 공룡의 성장입니다. 앞서 이야기하였듯 내온성, 외온성이냐에 따라 성장 속도에서도 차이점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이는 성장에 소비되는 에너지양의 차이 및 신진대사 때문입니다. 항상 높은 신진대사를 가지는 내온성 동물은 성장 속도가 빠른 시기가 존재합니다. 먹이를 많이 먹..

3D 형태로 보존된 원시적인 새의 화석- 새의 두뇌 진화-

공룡은 멸종한 동물의 대명사입니다. 하지만 사실 모든 공룡이 멸종한 것은 아닙니다. 오늘날에도 살아남은 공룡이 딱 한 부류 있습니다. 바로 새죠. 새는 분류학적으로 공룡의 한 분류군에 속합니다. 공룡은 골반의 형태에 따라 크게 용반목과 조반목으로 나누어지는데, 용반목에는 육식공룡이 속한 분류군인 수각류가 있죠. 그리고 이 수각류의 한 분류군이 바로 새입니다. 즉, 새는 육식공룡에서 진화한 것입니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하자면 수각류 중에서 마니랍토라라고 하는 분류군에 속하죠.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등장한 벨로키랍토르가 이 분류군에 속합니다. 하지만 모든 진화가 그렇듯 오늘날 새와 과거 공룡의 신체에서 차이점이 제법 존재하였습니다. 가령 예를 들자면 오늘날 새는 눈알이 들어가는 구멍인 눈구멍의 크기가 매우..

땅속에서 굴을 파고 집단으로 화석이 된 뱀

사람은 흔히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합니다. 개인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무리를 지어서 살아간다는 것이죠. 이런 사회구조는 사람뿐 아니라 많은 동물에서 관측됩니다. 간단한 예시로 개미, 벌처럼 군집을 이루는 곤충이 있죠. 그리고 무리를 지어서 생활하는 여러 초식동물이 있습니다. 코끼리 같은 동물 말이죠. 그런데 파충류는 사회를 이루어서 생활한다는 이야기를 혹시 들어보셨나요? 파충류는 다른 동물보다 무리를 지어서 생활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시지는 못하였을 겁니다. 대부분의 파충류는 무리를 지어서 생활하기보다는 홀로 생활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게 곧 파충류는 무리를 짓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늘날 뱀을 보면 땅속에 굴을 파고 들어갈 때 간혹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짓는 습성이 있기도 합..

이시성 - 진화과정에서 보이는 특이한 패턴 -

*본 글에서 다루는 내용을 2차로 다루신다면 꼭 사전에 이야기해 주세요.  화석기록을 보면 과거에도 많은 수의 생물이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오늘날의 후손과는 생김새가 정말 다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가령 예를 들자면 화석기록을 통해서 우리는 과거에는 뱀의 조상에게 다리가 달려있었다는 것, 그리고 인류의 조상을 보면 과거 고인류는 눈썹 부분이나 턱이 현대인보다 훨씬 더 돌출된 형태를 하고 있지만 현대인의 눈썹과 턱은 모두 평평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생물은 과거 조상과 후손의 모습에서 차이가 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차이가 그냥 무작위로 보이는 게 아닙니다. 분명 화석기록을 볼 때 조상에서는 보이는 특징 후손에 들어서서는 안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반대로 조상..

날아오르라 주작이여! - 가짜로 판명된 공룡화석

조작.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을 꾸며낸 것을 뜻합니다. 당연히 조작은 과학 연구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최악의 행위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과학이란 명백히 인류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는 것인데 조작을 한다는 것은 거기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계에서는 여러 조작 사건이 터진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많은 충격을 주었던 2000년대 초반 황우석 사태가 있었죠. 2014년에 일본에서 있었던 만능 세포 연구 조작 사건등 여러 사건이 있죠.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장수하늘소의 서식지 조작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였습니다. 화석연구에서는 어떨까요? 화석 연구에서도 조작 사건이 발생한 사례가 있습니다. 1912년에 영국에서 있었던 필트다운 인 사건은 그 좋은 예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