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 128

쥐와 비버, 그리고 다람쥐(4)- 베일에 쌓인 설치류의 진화사

비늘꼬리청서. 무언가 특이한 이름을 가진 이 동물은 오늘날 중앙아프리카의 열대우림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는 작은 설치류입니다. 즉, 우리나라에서는 살지 않는 동물이지요. 그래서 아마 대부분의 독자분들은 아마 처음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동물은 하늘다람쥐처럼 앞다리와 뒷다리 사이에 비막을 가지고 있어 이것으로 하늘을 날아다니며 살아갑니다. 이들은 꼬리에 두 줄의 뾰족한 비늘이 있습니다. 그래서 비늘꼬리청서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비늘꼬리청서는 비늘꼬리청서아목(Anomaluroidea)에 속하는 동물입니다. 오늘날 포유류 중에서 이 분류군에는 비늘꼬리청서과(Anomaluridae), 카메룬 비늘꼬리과(Zenkerellidae)가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아프리카에서 살고 있지요. 카메룬 비늘꼬리과에 ..

쥐와 비버, 그리고 다람쥐(3)- 다람쥐와 그 친척

1편 보러가기 2편 보러가기 (1). 오늘날 설치류의 분류군 오늘날 설치류는 크게 5개의 아목으로 나누어집니다. 비늘꼬리청서아목(Anomaluromorpha), 비버아목(Castorimorpha), 호저아목(Hystricomorpha), 쥐아목(Myomorpha), 다람쥐아목(Sciuromorpha)으로 나누어집니다. 작은 쥐부터 큰 호저, 댐을 건설하는 비버까지 모두가 다 설치류에 속하지요. 이렇게 다양한 오늘날 설치류. 화석기록으로 보면 이들의 분화는 언제 일어났을까요? 다람쥐아목부터 하나하나 소개해보겠습니다. (2). 다람쥐아목의 분화 1). 멸종한 다람쥐아목 오늘날 살아있는 다람쥐아목의 분류군은 크게 산비버과(Aplodontidae), 다람쥐과(Sciuridae), 겨울잠쥐과(Gliridae)가 ..

쥐와 비버, 그리고 다람쥐(2)- 오늘날 설치류의 조상, 그들의 기원

1편 보러가기 저번 글에서는 설치류의 조상, 그러니까 토끼와의 공통조상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해보았습니다. 논쟁의 여지가 있기는 했지만 설치류와 토끼의 공통조상은 대략 공룡 대멸종 직후 시기에 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죠. 그러면 오늘날 설치류의 기원은 어떻게 될까요? 오늘날 설치류는 총 4개의 분류군으로 나누어집니다. 호저와 가까운 분류군 (Hystricomorpha), 다람쥐와 가까운 분류군(Sciuromorpha), 비버와 가까운 분류군(Castorimorpha), 그리고 쥐와 가까운 분류군(Myomorpha)으로 나누어집니다. 2010년에 발표된 설치류의 게놈 분석 연구에서 설치류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설치류는 쥐와 가까운 분류(쥐아목, 비버아목), 크테..

쥐와 비버, 그리고 다람쥐(1)- 토끼와 쥐의 조상, 그 기원은?

쥐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매우 불쾌감, 혹은 공포감을 주는 동물일 겁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징그럽게 생겼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또 병을 옮기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쥐는 현대사회에선 여러 동물실험의 대상이 되면서 인류의 의학 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징그럽지만 동시에 매우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지요. 쥐는 설치류의 대표적인 동물입니다. 이 설치류에는 쥐 외에도 비버, 다람쥐, 심지어 호저도 들어갑니다. 그 외에도 친라, 캐피바라등 여러 동물들이 속합니다. 설치류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퍼진 생물인 것이죠. (1). 쥐와 토끼, 그들의 차이점 예전에 다룬 토끼의 기원에 대한 글에서 설치류와 토끼는 매우 가까운 관계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이 둘은 모두 영장상목에 속한다고 하였죠...

초식공룡의 앞다리 - 분류에 따라 차이가 났던 공룡의 앞다리 움직임

화석기록을 보면 많은 공룡이 4발로 걸었습니다. 4발로 걸어 다닌 덕분에 더 커진 몸집을 잘 버틸 수 있지요. 두 뒷다리로만 걸으면 체중의 부담을 온전히 다리로만 견뎌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매우 크게 됩니다. 그래서 두 다리보다는 네 다리로 걷는것이 더욱 몸집을 크게 키울수 있는 요인입니다. 오늘날에도 보면 두 다리로 걸어다는 사람보다 네 다리로 걷는 동물의 상당수가 몸집이 더 거대하지요 (단 네 다리로 걷는것은 몸집이 커지는 것의 필요 요견중 하나라는 것이지 네 다리로 걸으면 무조건 몸집이 커진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이는 곧 고질라 같은 초거대 생물이 두 다로만 걸어 다니긴 불가능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신체의 90퍼센 이상의 질량이 다리에만 집중되어있지 않고서야 다리만으론 도저히 큰 몸집을 견딜..

초식공룡의 턱 움직임- 초식공룡의 다양한 턱 움직임

사람이 음식을 먹을때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턱입니다. 턱은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음식을 소화하기 쉽게 씹거나 자를수 있는 이빨이 달려있지요. 이 이빨을 움직이기 위해서 턱이 같이 움직이는 겁니다. 이는 턱을 가진 모든 동물에서 보이는 특징입니다. 사람의 경우에는 아래턱을 위아래로 움직여서 앞니로 입안에 들어온 음식을 자르고, 송곳니로 음식을 찌르고 어금니로 음식을 씹습니다. 이는 사람뿐 아니라 모든 포유류에서도 보이는 특징입니다. 이빨이 1가지 유형으로만 이루어진 파충류, 어류도 턱을 움직여서 먹이를 자르거나 하지요. 이는 공룡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겁니다. 최근에 영국의 런던 자연사 박물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버밍엄대학교, 브리스톨 대학교 연구진은 초식공룡 여러 종의 두개골 화석을 ..

토끼의 기원 (2)- 오늘날 토끼

1편 보러 가기 이전 글에서 토끼가 속한 분류군인 토끼목의 조상 및 원시적인 토끼목의 화석기록을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토끼의 조상은 신생대 초기인 팔레오세 시기인 6천만 년 전 즈음에 나타났습니다. 원시적인 토끼목의 화석은 아시아 및 북미에서 발견되었지요. 하지만 이들은 아직 오늘날 토끼가 속한 분류군에는 속하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이들은 오늘날 토끼의 직접적인 조상보다는 먼 친척이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아는 토끼의 조상 격에 속하는 동물들, 그러니까 토끼과의 가장 오래된 화석기록은 어디에서 발견되었을까요? 1. 토끼과의 화석기록 화석기록을 보면 대략 4천만 년 전 시기 신생대 고3기 에오세부터 토끼과는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시아에서 기원한 이들의 조상은 ..

토끼의 기원 (1)- 토끼의 조상의 기원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3년은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입니다. 토끼는 아주 귀여운 동물입니다. 작은 크기에 긴 귀와 깜찍해 보이는 눈, 그러면서도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강력한 뒷다리를 가지고 있지요. 이 귀여운 동물의 기원은 어떻게 될까요? 이번 글에서는 토끼의 분류군과 화석기록을 통해서 그 기원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토끼가 속한 분류군 토끼는 분류학적으로 토끼목(Lagomorpha)이라는 분류군에 속합니다. 이 분류군은 포유강의 한 분류군인 영장상목(Euarchontoglires)이라는 분류군에 속합니다. 여기엔 토끼 외에도 설치류, 땃쥐류, 그리고 영장류등등이 속합니다. 즉, 토끼는 분류학적으로 우리와 '어느 정도는' 가까운 셈입니다. 물론 영장상목안에서 토끼는 인간보다는..

공룡의 날갯질, 새의 날갯질 (6). 새와 가까운 여러 공룡의 발과 생태

지난 편 보러 가기 1편 2편 3편 4편 5편 지금까지 새의 진화 과정에서 있었던 어깨의 진화, 그리고 흉골의 변화 및 공룡의 어깨와 흉골을 살펴보았습니다. 새는 공룡의 한 종류이지만, 새와 공룡에서 보이는 몇몇 차이점은 진화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라고 볼 수 있지요. 그런데 마침 새로운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새와 가까운 공룡과 새의 발 모양을 비교하면서 새와 가까운 공룡들의 비행 및 생태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이었습니다. 1. 새의 발, 공룡의 발 새의 발을 보면 케라틴으로 이루어진 패드가 있습니다. 이 패드는 새의 발가락을 덮고 있습니다. 오늘날 새의 발가은 2가지 형태의 패드로 덮여 있습니다. 맹금류의 발가락에서 보이는 관절 구조(arthral condition), 그리..

공룡의 날갯질, 새의 날갯질 (5). 공룡의 흉골

지난 편 보러 가기 1편 2편 3편 4편 지금까지 새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어깨의 변화, 그리고 다른 동물과는 다른 새의 흉골, 그리고 공룡의 흉골 중에서 새와 비슷한 흉골의 기원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마지막으로 공룡과 새의 흉골의 차이점을 살펴보겠습니다. 1. 흉골의 골화 이전 글에서 새의 흉골은 가슴판(sternal plate)이라고 하는 뼈와 복부에 있는 늑골인 복늑골이 융합되어 골화되면서 만들어진 뼈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이 뼈는 비행할 때 필요한 가슴 근육이 부착되는 곳이라고 이야기 하였지요? 새의 흉골은 바깥쪽 측면에서부터 안쪽으로 합쳐지면서 단단해지고 뼈가 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의 경우에는 동시에 흉골의 중앙 부분에서 융합이 일어나기도 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