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 143

화석 기록의 부재 (1) - 곤충의 날개 진화와 미스터리 -

화석은 과거에 살았던 생물이 어떻게 살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진화하였는가를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물론 현재는 화석 외에도 분자생물학, 배아 발생 과정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사를 연구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화석을 통해서 연구하면 과거 생물의 모습을 알 수 있고, 또 그를 통하여서 진화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모든 화석기록이 다 충분한 것은 아닙니다. 몇몇 생물의 경우에는 화석기록이 매우 부족하여서 진화가 이 시기에는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미스터리인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만약 그 생물이 그 특정 시기 이후에 화석기록이 존재하지 않아 멸종하였다면 모를까 그 시기를 지나고 난 이후에 화석기록이 다시 나타나면 '대체 이 시기에는 왜 화석기록이 없는 걸까?'하는 의문만 남기게 되겠..

북미에서 발견된 초식공룡과 북미 생태계의 변화

화석을 통해서 우리는 과거 생물들의 생활사 및 이들이 언제까지 살았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가령 우리는 공룡이 대략 6천 5백만 년 전에 멸종하였다는 점을 6천 5백만 년 전의 지층이 공룡이 발견되는 가장 마지막 시기 지층이라는 점을 통해서 알 수 있지요 (새는 제외). 그런데 화석기록을 보면 모든 공룡이 다 그 시기에 멸종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룡 중에서도 특정 분류군은 그보다 훨씬 더 이른 시기에 멸종하고 그 빈자리를 다른 공룡이 채우기도 하였습니다. 예를 들자면, 우리가 잘 아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속한 분류군인 티라노사우루스과 같은 경우는 본래 다른 육식공룡들이 북반구를 지배할 동안에는 대형 포식자의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하였다가 이들이 멸종하고 난 후에야 대형 포식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

특이한 악어들(4). 이빨이 매우 특이한 악어

1편 보러 가기 2편 보러 가기 3편 보러 가기 악어는 공룡보다 더 이전 시기에 지구상에 나타났습니다. 2억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악어는 여러 모습으로 진화하였으며, 그중에는 매우 특이한 모습으로 진화한 사례도 있습니다. 1편, 2편에서 소개하였던 초대형 악어들 역시 그중 하나였습니다. 오늘날 악어들은 모두 물에서 반수생으로 생활합니다. 물속에서 매복하여서 먹잇감을 덮치는 식으로 사냥을 하지요. 하지만 화석기록을 보면 과거에 살았던 악어 중에서는 물속이 아닌 육지에서 먹잇감을 사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종류도 있습니다. 화석기록을 보면 지질학적으로 매우 최근 시기인 마이오세~플라이스토세, 그러니까 대략 2천만 년 전에서 1만 년 전까지 살았던 악어 중에도 육지에서 살았던 악어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메..

특이한 악어들(3). 공룡 이후에 살았던 초대형 악어

1편 보러 가기 2편 보러 가기 보통 중생대를 공룡의 시대라고 부릅니다. 거대한 공룡들이 살았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공룡뿐 아니라 거대한 파충류도 살았던 시대이기도 합니다 (물론 오늘날 파충류와 비슷한 크기의 파충류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룡이 멸종하고 난 이후인 시대, 그러니까 신생대에 접어들어서도 거대한 크기로 성장한 악어는 있었습니다. 오늘날 아마존에서 사는 카이만 악어와 매우 가까운 친척인 이 악어는 이전 글에서 나온 데이노수쿠스 못지않은 초대형 크기로 성장하는 악어입니다. 1. 푸루스사우루스, 남미에 살았던 강의 공포 푸루스사우루스는 마이오세 시기인 2천 8백만 년 전에서 1만 년 전 즈음까지 오늘날 남미에서 살았던 악어였습니다. 오늘날 남미에서 살고 있는 악어인 카이만 악어의 한 종..

특이한 악어들(2). 공룡과 공존하였던 초대형 악어

1편 보러가기 오늘날 악어는 살아있는 가장 거대한 파충류입니다. 특히 바다악어라고 하는 악어는 기록을 보면 매우 거대합니다. 현재까지 보고된 기록 중에서 가장 거대한 크기로 자랐던 악어는 호주 그린 아일랜드에 있는 마린랜드 멜라네시아 야생공원(Marineland Melanesia wildlife park)에서 살았던 카시우스(Cassius)라는 악어와 로롱(Lolong)이라는 악어로 최대 5.48미터(카시우스)에서 6.17미터(로롱)까지 자랐다고 합니다. 이 악어들은 사는것도 매우 오래 살아서 무려 100살까지 살다가 로롱은 2013년에 죽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과거 공룡이 살던 시기에 살았던 악어는 어떨까요? 이번 글에서는 공룡이 살던 시기에 살았던 초대형 악어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

특이한 악어들(1). 작은 동물을 먹었던 괴이하게 생긴 악어

'정글 숲을 지나서 가자. 엉금엉금 기어서 가자. 늪지대에 오면은 악어 떼가 나온다. 악어 떼!' 제가 어릴 적에 들었던 동요입니다 (유치원에서 공익 근무할 때 보니 요즘 아이들도 이 노래를 듣기는 하더군요. 다른 노래보다는 훨씬 적게 듣는 거 같지만...). 이 노래에서 나오는 악어는 강가의 지배자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강가에서 살아가는 가장 유명한 포식자의 대명사가 악어이기 때문이죠. 악어는 실제로 아주 크고 무는 힘이 1톤에 육박하는 매우 강력한 턱, 그리고 강력한 이빨이 있습니다. 몸을 두르는 비늘은 매우 튼튼하고 또 발에는 날카로운 발톱이 있습니다. 심지어 꼬리 역시 휘두르는 힘이 매우 강력하지요. 오늘날 살아있는 파충류 중에선 공룡의 가장 가까운 친척인 악어. 그런데 화석기록을 보면 과거에는 ..

공룡인듯 공룡이 아닌 그런 동물(3). 턱에 숨어있는 비밀(?)

1편 보러 가기 2편 보러 가기 이전 편에서 디메트로돈의 돛이 어떤 기능을 하였을까에 대해서 몇 가지 살펴보았습니다. 체온 조절, 몸의 중심등등...여러가지 가설들이 제시되었지요. 그런데 디메트로돈의 재밌는 특징은 돛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이 동물의 머리를 보면 몇가지 재밌는 특징이 관측되기도 하였습니다. 과연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몇가지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1). 디메트로돈의 턱 디메트로돈의 턱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요? 사람, 그리고 포유류의 경우에는 턱뼈가 하나의 큰 치골뼈(dentary)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본래 척추동물의 뼈는 치골 외에도 방형골(quadrate), 방형협골(quadratojugal)등등 여러 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포유류는 진화 과정에서 치골을 제외하면 모든 뼈가..

공룡인듯 공룡이 아닌 그런 동물(2). 등에 달린 돛, 그 용도는?

1편 보러 가기 지난 글에서 디메트로돈의 발견 및 분류에 대해서 간략히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런데 디메트로돈을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등 위에 달린 돛입니다. 오늘날 살아있는 동물 중에선 돛새치, 볏 카멜레온, 몇몇 도마뱀 등에서도 관측되는 저 특이한 형태의 신체 구조는 과연 무엇을 위한 구조였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디메트로돈의 등에 달린 돛에 대해서 이루어진 연구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할까 합니다. 1. 신경배돌기, 돛을 이루는 뼈. 디메트로돈의 저 등에 달린 돛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요? 저 구조를 이루는 뼈는 신경배돌기(neural spine)이라고 하는 뼈입니다. 이 뼈는 척추뼈를 이루는 여러 뼈 중 하나로, 척추뼈의 중심인 추체(centrum)의 윗부분으로 (사람의..

공룡인듯 공룡이 아닌 그런 동물(1). 초기 발견사와 분류

어릴 적부터 제가 봐온 여러 공룡 책에는 꼭 단골로 등장하는 생물이 있었습니다. 공룡 이전에 살았던 생물을 소개할 때마다 거의 항상 등장한 생물이었습니다. 지금도 여러 대중매체에서 흔히 모습을 보이는 이 생물은 디메트로돈이라는 생물입니다. 공룡과 매우 닮았기에 공룡으로 오해받고는 하지만 사실 공룡이랑은 매우 먼 생물입니다. (1). 공룡같은데 공룡이 아니다? 언뜻 보기엔 공룡 같은데 왜 공룡이 아닌 걸까요? 척추동물이 육상에 진출하고 난 후로 여러 분류로 진화하였습니다. 이 진화는 머리뼈의 형태,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눈 뒤쪽의 측두창(fenestra)이라고 부르는 구멍의 숫자 및 위치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척추동물의 두개골은 여러 뼈로 이루어져 있는데, 단궁류의 경우에는 정수리를 이루는 뼈인 두정골..

박쥐의 과거- 수수께끼의 과거사

박쥐는 줏대 없는 동물의 대명사입니다. 이솝우화에서 땅에서 사는 동물과 새가 서로 대결을 할 때 땅에서 사는 동물이 유리하면 땅에서 사는 동물 편을 들고, 새가 유리하면 새의 편을 들었습니다. 땅에사는 동물에겐 자기는 쥐와 비슷하게 생겼으니 땅에사는 동물이라고 하고 새에게는 자기에게 날개가 있으니 새라고 하면서 말이죠. 그러다가 결국 양쪽 어디에도 인정받지 못하고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사람을 보고 박쥐라고 합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자면 박쥐는 새도 아니고 그렇다고 쥐가 속한 설치류도 아닙니다. 박쥐는 박쥐목(Chiroptera)이라는 특정 분류군에 속해있습니다. 이 분류군은 포유류의 로라시아상목(Laurasiatheria)이라는 분류군에 속합니다. 여기에는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