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 143

암컷일까 수컷일까? (3) 꼬리뼈에서 보이는 암컷과 수컷의 차이

1편 보러 가기 2편 보러 가기  지금까지 뼈를 이루는 뼈조직을 통해서 공룡의 암컷과 수컷을 구분하는 연구에 대해서 이야기 하였습니다. 다시 재정리 하자면, 1) 오늘날 새는 알을 만들기 위해서 뼈 내부에 골수골(medullary bone)이라는 뼈조직을 가지고 있다, 2) 티라노사우루스의 뼈에서 골수골의 흔적이 관측되었다, 3) 화학적 분석 결과 골수골이 맞다고 정리할 수 있지요. 자 그러면 뼈조직 외에도 다른 방법으로 공룡의 암컷과 수컷을 구분할 수 있을까요? 어떤 연구에 의하면 꼬리뼈의 형태를 보고 공룡의 암컷과 수컷을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 육식공룡의 꼬리에서 보이는 암컷과 수컷의 차이 2015년에는 고비사막에서 발견된 육식공룡 칸 맥케나이(K..

암컷일까 수컷일까? (2) 질병과 염색

1편 보러가기 지난 편에서 몬태나주에서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에서 새의 암컷에서 보이는 골수골 조직이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재정리 하자면, 이 조직은 새의 암컷이 알을 낳을 시기에 알의 재료가 되는 칼슘을 저장해놓는 조직이라고 했지요. 그리고 이 조직은 악어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공룡에서 진화하여 오늘날 새가 가지고 있는 조직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이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반론이 제기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에서 보이는 이 조직이 실은 뼈에서 생긴 병의 흔적으로 나타난 증상이라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지요. 이번 글에서는 그에 대한 논쟁에 대해서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1). 골화석증, 뼈에서 나타나는 병 대리석골병, 또는 골화석증(..

암컷일까 수컷일까? (1) 공룡의 뼈에서 보이는 암컷과 수컷의 차이점...?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어집니다. 즉, 성별이 있다는 것이죠. 남성과 여성은 '생물학적'으로 보자면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가령 수염의 유무, 골반의 너비, 가슴의 크기, 생식기의 형태 등등이 있죠 (여기서 성소수자는 잠시 배제하겠습니다.). 이런 차이는 인간뿐 아니라 많은 생물에서 관측되는 것입니다. 닭, 사자, 공작등 많은 동물에서 수컷과 암컷은 눈에 띄는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런 차이점은 대부분 번식과 관련된 요소입니다. 즉, 이성을 유혹하거나 아니면 자손을 낳기 위해서 있는 것이죠. 가령 많은 새의 경우 수컷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화려한 깃털을 가지고 있지만 암컷은 대부분 수수한 색깔의 깃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눈으로 보이는 부분 이외에도 새에서는 암컷과 수컷을 나..

꽃과 개미

오늘날 매우 많은 숫자의 동물이 땅 위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매우 독보적으로 숫자가 많은 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개미이죠. 현재 세계에는 1,000조의 20배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개미가 땅 위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인 70억은 이미 아득히 초월한,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숫자이죠. 이 모든 개미들은 모두 벌목(Hymenoptera), 개미과(formicidae)라는 분류군에 속합니다. 그러면 개미는 과연 언제 다양해진 걸까요? 화석기록을 보면 개미가 다양해진 시기는 여러 번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다양성에는 다름 아닌 꽃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개미가 다양해진 시기, 그리고 꽃이 개미의 다양성 증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서 ..

스밀로돈의 이갈이와 송곳니 - 왜 이빨은 천천히 자랐을까 -

스밀로돈, 흔히 검치호라고 불리는 이 동물은 매우 멋진 동물입니다. 입 밖으로 길게 튀어나온 이 이빨은 그 용도에 대해서 여러 가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현재 살아있는 대형 육식동물에서는 보이지 않는 특징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용도가 어떻게 되었든 간에 이 동물의 송곳니가 매우 길게 튀어나와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길게 튀어나와 있으면... 혹시 충격을 받을 경우 부러질 가능성이 있지는 않을까요? 더군다나 포유류라면 이 송곳니가 다시 자라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포유류는 어릴 때 있던 젖니가 빠진 이후에 난 이후에 평생 다시 자라지 않는 영구치로 생활을 합니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그러면 스밀로돈의 이 송곳니가 혹시 부러지기라도 하면 아마 영영..

푸지안베나토르 프로디기오수스 - 새와 가까운 독특한 공룡-

새는 오늘날 살아있는 유일한 공룡입니다. 새의 진화 과정을 연구한 여러 연구 결과에서 그를 증명하고 있지요.하지만 그럼에도 새의 진화 과정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새로 나오고 또 새로 나오고 있습니다. 즉, 아직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 많고 또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연구가 계속 많아지고 많아질수록 우리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건 새의 진화뿐 아니라 과학의 모든 분야가 다 그렇지요.  최근에 중국에서 새가 속하는 분류군인 조강(ave)과 매우 가까운 부류에 속하는 공룡의 화석이 보고되었습니다. 이 공룡은 시조새와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공룡으로 매우 독특한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과연 어떤 신체구조를 가졌는지 이번 글에서 간략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푸지안베나토르, 새와 가까운 친척  2..

용각류의 체중 변화 -거대해지고 또 거대해진 과거의 거인들-

현재 지구상에서 살고 있거나 과거에 살았던 모든 생물을 통틀어서 가장 거대한 생물은 무엇일까요? 아마 대부분 공룡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현재까지 지구에서 살아온 모든 생물을 통틀어서 가장 거대한 생물은 고래입니다. 태평양이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사는 대왕고래(흰긴수염고래)는 몸길이만 30미터가 넘고 체중도 150톤까지 나는 초거대 생물입니다. 대왕고래가 이렇게 거대해진 것은 바다라는 환경이 큽니다. 중력이 없고 부력이 존재하기에 체중이 많이 나가도 신체가 그 무게를 부담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지요. 바다라는 환경을 제외하고 육지에서 살았던 생물만으로 한정 짓자면 가장 거대한 생물은 당연히 공룡, 정확히는 목이 긴 공룡인 용각류 공룡입니다. 오늘날 코끼리나 기린은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로 몸집이 ..

푸르카토케라톱스 엘루키단스 - 박물관에서 본 덜 자란 뿔공룡

뿔공룡은 매우 인기가 많은 공룡의 한 종류입니다. 머리 뒤통수에 크게 발달한 머리 장식, 눈 위(몇몇은 코 위)에 위치한 크고 멋진 뿔, 거기에 새와 같은 부리까지. 매우 멋있게 생겼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공룡인 트리케라톱스 역시 이 뿔공룡 중 하나입니다. 제가 작년(2022년)에 미국 학회에 갔을 때 일이었습니다. 그때 학회장에서 우연히 미국인 페이스북 친구를 한 분 만나 뵙었고 그분이 일하시는 박물관에 가보기로 했었습니다. 록키 마운틴 공룡 자원 센터(Rocky Mountain Dinosaur Resource Center)라는 곳이었습니다. 거기에는 여러 전시물이 있었는데, 그중에 티라노사우루스의 친척인 다스플레토사우루스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룡은 입에 무언가를 물고 있었습니다. 어떤..

화석기록의 부재 (3) - 잠시 사라진 거인 -

1편 보러 가기 2편 보러 가기 지금까지 화석기록에서 곤충, 그리고 초창기 사지동물의 화석기록이 잠시 사라졌던 시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았습니다.곤충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화석기록이 발견되지 않아서 날개의 진화사에 대해서 아직까지 여러 미스터리인 부분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지동물의 경우에는 처음에 공백기가 발견된 이후로 화석기록이 계속해서 발견되어서 그 공백을 메워나갔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자 그러면 공룡은 어떨까요? 공룡은 1억 년이 넘는 아주 긴 시간 동안 화석기록이 아주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몇몇 공룡의 경우에는 특정 시기에 아예 공룡의 화석기록이 부재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특정 공룡의 화석기록이 부재한 시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본래 본문에서 다루는 연구에서..

화석기록의 부재 (2) - 해결된 초창기 사지동물의 화석기록 미스터리 -

1편 보러 가기 이전 글에서 곤충 화석이 잠시 사라진 시기인 육각류 갭에 대해서 이야기 하였습니다. 곤충의 날개가 진화한 진화사에 대해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화석기록이 딱 그 시기가 존재하지 않아서 곤충의 날개 진화에 대해서 상당수가 미스터리로 남게 되었죠.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곤충 외에도 다른 분류군의 진화사가 미스터리인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척추동물입니다. '엥? 척추동물의 진화사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할수 있으실 겁니다. 곤충의 날개에 '비하면' 많기는 하지요. 하지만 척추동물의 진화사에도 한가지 미스터리가 존재합니다. 이 미스터리 시기를 로머의 공백(Romer's gap)이라고 합니다. 1. 로머의 공백 1956년에 하버드 대학교의 교수이자 비교 동물학 박물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