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공룡 및 조류

푸지안베나토르 프로디기오수스 - 새와 가까운 독특한 공룡-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3. 9. 24. 11:03

  새는 오늘날 살아있는 유일한 공룡입니다. 새의 진화 과정을 연구한 여러 연구 결과에서 그를 증명하고 있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새의 진화 과정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새로 나오고 또 새로 나오고 있습니다. 즉, 아직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 많고 또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연구가 계속 많아지고 많아질수록 우리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건 새의 진화뿐 아니라 과학의 모든 분야가 다 그렇지요.

  최근에 중국에서 새가 속하는 분류군인 조강(ave)과 매우 가까운 부류에 속하는 공룡의 화석이 보고되었습니다. 이 공룡은 시조새와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공룡으로 매우 독특한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과연 어떤 신체구조를 가졌는지 이번 글에서 간략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번 글의 주인공인 공룡의 모습.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Fujianvenator

 

1. 푸지안베나토르, 새와 가까운 친척

  2023년 9월에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중국에서 발견된 공룡의 화석이 보고되었습니다. 쥐라기 후기 1억 5천만 년 전 즈음에 형성된 나뉴안 층(Nanyuan Formation)에서 발견된 공룡의 화석이었습니다. 이 공룡을 연구한 중국 푸젠성 지질조사국, 고인류 및 척추 고생물 연구재단, 원난대학교 척추동물 연구실, 랴오닝 고생물학 박물관 연구진은 나뉴안 층이 분포한 중국 푸젠성의 영어 지명인 푸지안(Fujian)에다가 라틴어로 사냥꾼을 뜻하는 베나토르(venator)를 합쳐서 푸지안베나토르라는 속명을 부여하였습니다. 거기에다가 라틴어로 괴상하다는 뜻의 단어인 프로디기오수스(prodigiosus)를 합쳐서 푸지안베나토르 프로디기오수스(Fujianvenator prodigiosus)라는 학명을 부여하였습니다. 해석하면 푸젠성의 괴상한 사냥꾼이라는 뜻이 되겠군요.

  푸지안베나토르를 연구한 연구진은 이 공룡이 새와 가까운 분류군인 아비알레(avialae)에 속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푸지안베나토르의 골격. 출처- Xu et al., (2023).

 

 

2. 푸지안베나토르의 골반과 다리

  대체 왜 이 공룡에게 괴상한 사냥꾼이라는 학명이 붙은 걸까요? 바로 이 공룡의 독특한 신체 구조 때문입니다. 이 공룡의 골반 및 뒷다리에서 보이는 특징이 독특하다는 것이죠. 이 공룡의 신체는 다른 여러 새와 가까운 공룡의 신체에서 보이는 특징이 고루고루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공룡의 골반을 보면 골반을 이루는 3개의 뼈 (장골, 좌골, 치골)중에서 좌골에 움푹 들어간 부분이 있습니다. 이 특징은 새와 가까운 공룡 중에서 안키오르니스, 아르카에옵테릭스(시조새)에서 보이는 특징입니다.

 

푸지안베나토르(a,b)와 다른 공룡(c:안키오르니스, d:시노베나토르 e:아르카에옵테릭스 f:미크로랍토르)의 골반. ob:폐쇄 돌기, pdp:후외돌기, ppp:전근돌기. 출처- Xu et al., (2023).

  푸지안베나토르의 뒷다리를 보면 또 재미있습니다. 2번째 발바닥뼈(metatarsal II) 근측부(몸쪽에 가까운 부분)가 다른 발바닥뼈보다 더 넓은 형태-시조새에서 보이는 특징-, 경첩구조를 하고 있지 않다는 특징 -트로돈과 공룡에서 보이는 특징-, 경첩구조의 3번째 발바닥뼈-일부 드로마에오사우루스과에서 보이는 특징- 등등 새와 가까운 여러 공룡의 분류군에서 보이는 특징이 고루고루 발견됩니다. 새와 가까운 공룡의 분류군은 많이 있지만 그 각각의 분류군에서 보이는 특징이 종합되어 나타난다는 것은 푸지안베나토르에서 관측된 특징입니다.

푸지안베나토르의 오른손(a), 손목뼈(b), 골반(c), 발바닥-몸에 가까운 곳-(d). is: 좌골; lc, 측관절구; lct, 아래다리-발가락의 측면 돌기; li, 왼쪽 장골; mc, 근위부 관절구; mct, 아래다리-발가락의 내측면 돌기; mcI mcI, mcIII: 1번~3번째 손목뼈; mtI, mtII, mtIII, mtIV, mtV: 1번째~5번쨰 발바닥뼈; ob, 폐쇄돌기; pa, 면들; pb, 치골돌기; pp, 후외돌기; ri, 오른쪽 장골; I-1, I-2: 첫번째 손가락 1번째, 2번째 마디; II-1: 2번째 손가락의 1번째 마디; III-1, III-2, III-3, III-4: 세번째 손가락의 1번째, 2번째, 3번째 4번째 마디. 스케일바 10cm. 출처- Xu et al., (2023).
새와 가까운 여러 공룡의 계통도. 푸지안베나토르에서 보이는 특징이 관찰된 분류군은 체크표시로 표시. 출처- https://www.geol.umd.edu/~tholtz/G104/lectures/104eumani.html

 

 

  여러 공룡의 해부학적 특징을 골고루 가진 공룡 푸지아베나토르. 그러면 이 공룡은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요? 이 공룡의 신체 구조를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이 공룡이 오늘날 대부분의 새처럼 하늘을 날기보다는 육지에서 살아가는 것에 더 적합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거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이 공룡의 손목은 경첩과 비슷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이는 날짓보다는 사냥, 그러니까 먹이을 앞발을 이용해서 사냥하는 것에 적합한 구조라고 합니다. 두 번쨰로 공룡의 뒷다리 구조가 뛰어다니기 적합한 구조라고 합니다. 이 공룡의 아래 뒷다리, 그러니까 정강이 부분의 길이는 허벅지보다 더 길이가 긴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는 빠르게 달리는 동물에서 주로 보이는 특징입니다. 즉, 푸지안베나토르는 빠르게 달리던 공룡이었던 것입니다. 

  종합자면 푸지안베나토르는 1) 여러 새와 가까운 공룡의 신체에서 보이는 특징이 여럿 섞인 모습, 2) 손목과 뒷다리 길이로 미루어 보아 날아다니기보다는 땅 위를 빠르게 달리던 육식성 공룡으로 정리된다고 볼수 있습니다. 이 기괴한 모습의 공룡은 새의 진화과정에서 보이는 다양성의 예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룡과 새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럼에도 아직도 밝혀져야 할 부분은 많습니다. 차후에는 새와 공룡의 관계에 대해서 어떤 연구가 또 발표될지 기대됩니다.

 

연구 및 자료 출처-

Xu, L., Wang, M., Chen, R., Dong, L., Lin, M., Xu, X., ... & Zhou, Z. (2023). A new avialan theropod from an emerging Jurassic terrestrial fauna. Nature,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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