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공룡 및 조류

푸르카토케라톱스 엘루키단스 - 박물관에서 본 덜 자란 뿔공룡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3. 7. 29. 17:12

  뿔공룡은 매우 인기가 많은 공룡의 한 종류입니다. 머리 뒤통수에 크게 발달한 머리 장식, 눈 위(몇몇은 코 위)에 위치한 크고 멋진 뿔, 거기에 새와 같은 부리까지. 매우 멋있게 생겼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공룡인 트리케라톱스 역시 이 뿔공룡 중 하나입니다. 

  제가 작년(2022년)에 미국 학회에 갔을 때 일이었습니다. 그때 학회장에서 우연히 미국인 페이스북 친구를 한 분 만나 뵙었고 그분이 일하시는 박물관에 가보기로 했었습니다. 록키 마운틴 공룡 자원 센터(Rocky Mountain Dinosaur Resource Center)라는 곳이었습니다. 거기에는 여러 전시물이 있었는데, 그중에 티라노사우루스의 친척인 다스플레토사우루스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룡은 입에 무언가를 물고 있었습니다. 어떤 뿔공룡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공룡은 처음보는 공룡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분에게 어떤 공룡이냐고 물어보니 아직 명명되지 않은 공룡이라고 하였습니다.

 

록키 마운틴 공룡 자원 센터에서 전시 중인 다스플레토사우루스가 물고 있는 뿔공룡 사진. 출처- 직접 촬영

 얼마 전에 새로운 공룡이 명명되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바로 위에서 이야기한 뿔공룡이 연구 끝에 학명이 붙여진 것이었습니다. 명명된 이름은 포크와 같은 뿔공룡이라는 뜻의 푸르카토케라톱스 엘루키단스(Furcatoceratops elucidans)라는 이름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새로운 뿔공룡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기로 하겠습니다.

 

1. 푸르카토케라톱스 엘루키단스

  이 뿔공룡은 2012년 가을에 발견되었습니다. 트리볼트 고생물 주식회사(Triebold Paleontology, Inc.) -록키 마운틴 공룡 자원 센터에 본부를 두고 있는 기업으로, 화석 발굴, 처리 및 모형 제작을 하는 기업입니다.-에서 미국 몬테나주에 위치한 주디스강층 (Judith River Formation)이라는 백악기 후기 시기 지층에서 발견되었죠. 이 공룡의 표본은 전신의 80%라는 매우 좋은 보존을 보였습니다. 이 공룡의 표본은 현재 일본 쓰쿠바 국립 자연과학 박물관(National Museum of Nature and Science, Tsukuba, Japan)에서 보관되고 있습니다.

 

푸르카토케라톱스의 모식표본 골격.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Furcatoceratops

 

 푸르카토케라톱스의 표본은 두개골의 상당수 부분, 목뼈, 갈비뼈, 앞다리, 뒷다리, 등뼈, 골반. 꼬리뼈등 신체의 상당수가 보존된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눈 위부분에는 앞쪽으로 휘어진 뿔이 달려있었죠. 보통 공룡의 전신 화석이 온전히 발견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걸 생각해보면, 이 정도면 엄청나게 보존이 잘된 경우입니다.

 

2. 뿔공룡의 성장

  푸르카토케라톱스의 화석에서는 어떤 특징이 발견되었을까요? 푸르카토케라톱스의 화석을 연구한 도쿄 대학교의 히로키 이시카와 교수와  타카노부 쓰히치 교수, 우에노 국립 과학관의 마코토 마나베 박사는 푸르카토케라톱스의 화석에서 몇 가지 특징을 찾아내었습니다. 우선 이 공룡은 덜 자란 개체였습니다. 뼈가 단단히 융합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뼈의 단면에서 덜 자란 개체의 특징인 해면 형태의 뼈 구조가 관측되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성체가 아닌 덜 자란 공룡에서 보이는 특징이지요. 

 

푸르카토케라톱스의 다리뼈 단면 구조. 출처- Ishikawa et al., (2023).

  푸르카토케라톱스의 두개골을 보면 눈 위의 뿔의 뿌리 전면부, 그리고 두개골 안쪽 뇌실(두개골 내부에서 뇌가 들어가는 공간)뼈가 단단히 융합된 반면, 콧속의 뼈는 덜 융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 양상은 어린 트리케라톱스에서도 보이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재미있는 점이 있었습니다. 다른 뿔공룡과 푸르카토케라톱스를 비교해 보니 똑같은 어린 공룡이라 해도 어떤 공룡은 푸르카토케라톱스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가령 예를 들면 스티라코사우루스 혹은 센트로사우루스 같은 경우에는 정반대로 눈 위의 뿔의 융합이 덜 된 반면 콧속의 뼈가 단단히 융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즉, 같은 뿔공룡이라고 해도 성장하면서 뼈가 융합되는 양상이 달랐다는 것입니다. 

 

   주디스강층은 본래 많은 공룡이 발견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메두사케라톱스, 아바케라톱스, 주디케라톱스등 여러 뿔공룡이 발견되기도 하였지요. 차후에 이곳에서(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어떤 뿔공룡이 발견될지 기대됩니다. 

 

 

 

연구 및 자료 출처-

Ishikawa, H., Tsuihiji, T., & Manabe, M. (2023). Furcatoceratops elucidans, a new centrosaurine (Ornithischia: Ceratopsidae) from the upper Campanian Judith River Formation, Montana, USA. Cretaceous Research, 105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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