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양서류

혀를 쭉 뻗었던 공룡시대의 양서류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0. 11. 24. 21:51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가장 먼저 하는 건 음식을 이빨로 씹는 일입니다. 그리고 씹은 음식물을 식도로 넘기는 일을 해야 하는데, 입에서 혀가 바로 그 일을 합니다. 혀는 설골(hyoid)이라고 하는 목에 있는 뼈에 부착이 되어 있습니다. 설골은 인두궁이라고 하는 턱과 아가미, 성대 등의 기원이 되는 구조로 배아의 발생 과정에서만 관측되는 구조이지요. 사람의 설골은 턱 바로 아래에 U자 형태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에 연골, 혀 근육이 부착되어 있어서 혀를 움직이는 구조이지요.

인간의 설골(빨간색). 출처-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Hyoid_bone_-_animation.gif

 그런데 이 혀를 단순히 음식을 넘기는 용도로만 사용하지 않고 먹이를 낚아채는데 사용하는 동물이 있습니다. 개구리와 일부 도롱뇽, 그리고 카멜레온이 그 경우이지요. 이들은 혀 앞쪽에 끈끈한 패드가 달려 있어 이것을 먹이에 붙여서 먹이를 잡은후 다시 입으로 가져오지요.

도롱뇽이 먹이를 혀로 낚아채는 모습.

 

 양서류와 카멜레온은 어떻게 혀를 길게 뺄 수 있을까요? 이들은 설골에 긴 돌기(entoglossal hyoid process)가 달려있고, 거기에 2종류의 근육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정확히는 돌기 위에 내설 싸개(intralingual sheaths)라고 하는 연골이 있고, 그 연골에 휘감긴 형태로 가속근(accelerator muscle)과 후인근(retractor muscle)이 부착되어 있지요. 평소에는 단단히 휘감긴 형태로 존재하다가 먹이를 포착하면 가속근이 수축하면서 운동에너지가 연골과 혀로 전달되면서 혀가 강하게 튀어나가게 됩니다.

 혀를 다시 집어넣는 근육인 후인근은 무려 골반에서부터 시작된 근육으로 혀가 튀어나가면서 같이 길어졌다가 빠르게 수축하면서 혀를 같이 집어넣습니다. 양서류의 경우엔 혀에 뼈가 없는 순수 근육이지만 카멜레온은 혀에 뼈가 존재하여 좀 더 멀리, 그리고 혀를 더 일직선으로 뻗을 수 있지요.

 

카멜레온은 혀에도 뼈가 존재한다. 출처-https://www.reddit.com/r/interestingasfuck/comments/f4ktq7/chameleons_have_a_bone_in_their_tongue/ 


화석에서 발견된 양서류의 혀를 길게 뺄 수 있는 구조

최근에 미국, 영국, 스페인, 아르헨티나, 슬로바키아, 호주, 독일 연구진들이 새로운 양서류 화석을 보고하였습니다. 이 화석은 미얀마의 후캉계곡에서 발견되었는데, 호박에 덮인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이 지역의 지층은 9천9백만 년 전인 백악기 중기에 만들어진 지층이죠. 연구진들은 이 1억년의 양서류 화석에 야크사 페레티(Yaksha perettii)라는 학명을 부여하였습니다.

야크사 페레티의 모습. 출처-Daza, Juan D., et al, (2020). 

 카멜레온처럼 야크사의 설골에는 카멜레온의 돌기와 유사한 긴 돌기가 달려있습니다. 카멜레온의 설골에 달린 긴 돌기에 근육이 부착되어 있고, 그 근육으로 혀를 빠르게 움직일수 있는 것 처럼 야크사 역시 혀를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음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야크사와 카멜레온의 두개골을 밑에서 본 것. B-야크사의 두개골. D-풀잎 깃 카멜레온(leaf litter chameleon). 출처-Daza, Juan D., et al, (2020). 

 야크사의 표본은 본래 원시적인 카멜레온의 일종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그러나 연구진들이 야크사의 표본을 분석한 결과 야크사는 사실 양서류 중에서 멸종한 양서류인 알바네르페톤과(albanerpetontidae)에 속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지요. 동시에 양서류에 속하지만 연구진들은 야크사의 골격이 카멜레온과 유사한 점을 들어서 야크사가 카멜레온처럼 앉아서 먹이를 기다리다가 먹이가 시야에 들어오면 혀를 길게 빼서 잡는 포식자였을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야크사 페레티 복원도. 출처-Daza, Juan D., et al, (2020). 

혀를 움직이는 것 외에도 설골은 잠을 잘 때 항상 호흡을 할 수 있도록 공기가 통하는 통로가 개방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허파를 가진 다른 척추동물들에게도 마찬가지이죠. 그런데 예외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피부로 호흡을 하는 양서류들 입니다. 이들은 무페도롱뇽과(Plethodontidae)에 속하는 양서류들이지요. 따라서 이들은 설골의 변형이 좀 더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는데, 연구진들은 야크사와 알바네르페톤과의 양서류들 역시 피부로 호흡을 하였으리라고 추정하였습니다.

무페도롱뇽에 속하는 캘리포니아 슬랜더 도롱뇽(Batrachoseps attenuatus). 이들은 허파가 없고 피부로 호흡을 한다. 출처-https://ko.wikipedia.org/wiki/%EB%AC%B4%ED%8F%90%EB%8F%84%EB%A1%B1%EB%87%BD%EB%A5%98#/media/%ED%8C%8C%EC%9D%BC:Kaldari_Batrachoseps_attenuatus_02.jpg 


연구 출처-

Deban, S. M., Wake, D. B., & Roth, G. (1997). Salamander with a ballistic tongue. Nature, 389(6646), 27-28.

 

Daza, J. D., Stanley, E. L., Bolet, A., Bauer, A. M., Arias, J. S., Čerňanský, A., ... & Evans, S. E. (2020). Enigmatic amphibians in mid-Cretaceous amber were chameleon-like ballistic feeders. Science, 370(6517), 687-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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