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국내)

한탄강 지질답사 -1 재인폭포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3. 2. 3. 21:43

  2023년 2월 3일 경기도 연천군에 위치한 한탄강에 과학 교사분들 및 대학에서 화성암을 전공하셨던 교수님과 함께 지질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지질답사 위치는 크게 1) 재인폭포, 2) 아우라지 베개용암, 3) 좌상바위 근처 한탄강 강가, 4) 전곡 선사 박물관, 5) 차탄천 주상절리, 6) 왕짐교 주상절리, 7) 임진강 주상절리로 다녀왔습니다. 

  먼저 재인폭포부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재인폭포는 연천군에 위치한 폭포로 지금으로부터 대략 54만 년 전에서 12만 년 사이 즈음에 형성되었습니다. 이 폭포가 흐르는 지형은 과거에 용암의 분출이 일어난 후에 형성되었습니다. 본래 이곳엔 현재 한탄강과는 다른 한탄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54만 년 전에 한탄강 위를 현재 북한의 평강이란 곳에서 분출한 현무암질 용암이 뒤덮게 되었습니다. 이 용암은 한탄강을 총 3번 뒤덮으면서 식으면서 굳어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지형이 시간이 흐르면서 깎이고 여서 현재의 지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현재 한탄강으로 향하는 폭포가 흐르게 되었는데 그게 재인폭포입니다.

 

(1). 재인폭포의 주상절리, 그리고 용암

재인폭포의 모습. 출처- 직접 촬영

  재인폭포를 보면 크게 3개로 나누어지는 현무암층을 볼 수 있습니다. 형태에 따라 경계가 나누어지기 때문에 총 3번 용암이 뒤덮었다고 볼 수 있는것이죠. 재인폭포를 보면 현재 현무암이 된, 과거 용암의 흔적을 볼수 있습니다. 주상절리가 바로 그것입니다. 수직적인 기둥이 수십 수백 개가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이 지질학적 형태는 매우 예술적으로 보입니다.

재인폭포에서 보이는 주상절리. 출처- 직접 촬영

 

  주상절리는 어떻게 생긴 것일까요? 화산이 분출하면서 뿜어져 나온 용암은 시간이 지나면서 열을 잃어 식게 됩니다. 그런데 용암도 부분에 따라 온도가 차이가 나게 됩니다. 바깥 부분일수록 안쪽보다 더 빨리 온도가 내려가겠지요? 이렇게 용암의 표면과 내부 온도의 차이가 생기고, 그로 인해서 용암이 식으면서 부피는 줄어들게 되고 안쪽의 여러 방향으로 금이 가게 됩니다. 이 금을 절리라고 합니다. 이렇게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는 절리는 육각형 형태를 하게 됩니다. 이 절리는 용암이 식으면서 내부로, 그리고 상하로 더 커지면서 육각형의 기둥 형태를 하게 됩니다. 아주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용암의 표면이 굳으면서 내부로 금이 가면서 육각형 구조가 생기고, 육각형 기둥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보면 되겠군요.

 

주상절리의 형성. 출처- https://www.hantangeopark.kr/bbs/content.php?co_id=sight_01_17

 

 

재인폭포의 주상절리를 확대한 모습. 출처- 직접 촬영

  그런데 재인폭포의 주상절리를 보면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똑바로 올곧게 기둥처럼 뻗어있지 않고 여기저기 휘어져 있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답은 용암이 굳을 때 있습니다. 용암은 한 번에 다 식는 것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을 지나면서 천천히 식죠. 그런데 아직 주상절리가 되는 용암이 완전히 식기 전에 아직 식지 않은 용암이 계속 흐르거나 자극을 주면서 주상절리가 휘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용암이 3번 흘렀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요? 이 역시 경계에 있습니다. 위에서 용암이 식 굳으면서 주상절리가 만들어졌다고 했지요? 겉 부분에서부터 굳은 용암은 상하 부분이 내부보다 더 빨리 식습니다. 재인폭포의 현무암층을 보면 주상절리, 그리고 그 상부가 뚜렷이 관측됩니다. 그런데 그 위에 또 다른 현무암층이 경계를 이루면서 쌓여있는 모습이 관측됩니다. 주상절리가 있는 현무암층의 상하로 이런 경계를 이룬 현무암층이 2곳 있다는 점, 그 경계에 기공(공기가 통하는 구멍)이 있다는 점은 이곳에서 용암이 3번 뒤덮힌 적이 있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언뜻 보기엔 다 같은 현무암층 같지만, 사실 재인폭포에 있는 현무암층에는 경계가 있다. 이 경계를 토대로 재인폭포에 용암이 3번 덮쳤다는 것을 알수 있다. 출처- 직접 촬영
재인폭포 현무암층의 맨 윗부분을 뚫은 나무뿌리. 출처- 직접 촬영

 

(2). 재인폭포 근처의 암석

 

  이번 지질답사 때는 아쉽게도 재인폭포 근처까지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챙긴 니콘P1000이라는 카메라 덕분에 대인폭포 근처의 암석을 비교적 잘 잘 찍을 수 있었습니다. 재인폭포 근처에는 현무암 및 응회암이 주로 쌓여있습니다. 그리고 주상절리에서 떨어진 전석도 큰 덩어리로 보입니다. 재밌는 건 여기에 쌓여있는 모든 암석이 다 용암이 덮힐 때 그대로 있던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응회암, 다시 말해서 화산재가 쌓여서 만들어진 암석은 재인폭포가 형성된 시기인 54만 년 ~ 12만 년 사이보다 훨씬 더 오래전인 공룡이 살던 시대에 형성되었습니다. 즉, 다른 곳에 있던 것이 재인폭포까지 떠밀려 온 것이지요. 그 외에 용암이 옛날 한탄강을 휩쓸기 전에 존재하였던 고생대 시기, 대략 3억 5천만 년 전에 암석이 변형되어 형성된 변성암이 있기도 합니다. 이 지층은 미산층이라고 합니다.

재인폭포의 현무암. 출처- 직접 촬영

 

재인폭포의 주상절리 전석 (왼쪽의 큰 덩어리)과 여러 암석들. 출처- 직접 촬영

 

 

(3). 뒤로 후퇴하는 폭포

   재인폭포는 재밌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재인폭포는 뒤쪽으로 후퇴하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재인폭포가 형성된 과정을 알아야 합니다. 재인폭포가 있는 한탄강은 위에서 이야기하였듯 본래 3억 5천만 년 전에 형성된 고생대 시기 변성암으로 이루어진 미산층 위를 흐르다가 용암이 화산 폭발로 인해 쓸려내려왔습니다. 본래 계곡 형태였던 기존의 모습은 용암이 덮으면서 본래 모습과는 다른 평평한 용암 호수와 비슷한 모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풍화작용이 일어나 깎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수직으로 크게 깎인 곳에서 재인폭포가 형성되었죠. 그래도 이 깎이는 과정은 멈추지 않고 계속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깎인 곳은 시간이 지나면서 뒤쪽으로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깎이는 경계가 계속 후퇴하는 방항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뜻하죠. 이는 곧 폭포가 있는 부분이 깎이면서 폭포 역시 뒤로 그를 따라 계속 움직인다는 것을 뜻합니다.

 

재인폭포에서 한탄강으로 흐르는 방향. 재인폭포는 현재 위치보다 더 한탄강에 가까웠다가 현무암층이 깎이면서 점점 멀어지는 중이다. 출처- 직접 촬영

 

재인폭포에서 여러 재밌는 지질학적 특징을 본 다음 코스는 베개용암이 있는 곳입니다. 베개용암이라...그게 뭘까요?

(계속)

 

참고 자료

 

권홍진, 정병호, 안락규, 이문원. (2021). 한탄상 세계지질공원으로 떠나는 여행. 동아시아 3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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