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절지동물

곤충 날개의 기원(3). dual origin가설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0. 8. 22. 19:42

https://dinos119.tistory.com/entry/%EA%B3%A4%EC%B6%A9-%EB%82%A0%EA%B0%9C%EC%9D%98-%EA%B8%B0%EC%9B%902-%EC%9C%A0%EC%A0%84%ED%95%99%EA%B3%BC-%EB%B6%84%EC%9E%90%EC%83%9D%EB%AC%BC%ED%95%99%EC%9C%BC%EB%A1%9C-%EC%82%B4%ED%8E%B4%EB%B3%B8-%EA%B3%A4%EC%B6%A9%EB%82%A0%EA%B0%9C%EC%9D%98-%EA%B8%B0%EC%9B%90

 

곤충 날개의 기원2-유전학으로 살펴본 곤충날개의 기원

*시작하기 앞서서 정정 설명을 좀 하겠습니다. 이전 글에서 측판배엽 기원설이라고 설명하였는데 사실 올바른 번역명은 측판배엽 기원설이 아니라 밑마디 겉돌기/밑마디 속돌기 기원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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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 이어집니다.)

 

 1997년 풍년새우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풍년새우의 유전자중에서 초파리의 날개를 발현시키는 유전자를 발견한 것은 곤충의 날개가 다리의 밑마디 겉돌기/밑마디 속돌기에서 발현하였다는 증거가 되었다. 그런데 이 연구는 2010년 일본의 유전학자들에 의해서 반박되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우선 첫 번째는 풍년새우와 곤충의 분류학적 거리가 상당히 먼데다가 다른 갑각류들에서는 초파리 날개를 발현하는 유전자 apterous가 다른 부위(예를 들어 아가미) 등에서 광범위하게 발현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날개랑 연관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두 번째로 분류 관계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분류학(종-속-과-목-강-문-계)는 린네식 방식이다. 그러나 현재 학계에서는 생물을 이런식으로 칼처럼 나누기보다는 해부학적, 유전적 특성을 고려하여서 생물간의 가까운 관계, 먼 관계를 정리하는 식으로 분류를 한다. 사람이 호랑이보다 침팬지와 더 가깝다는 것이 이 분류법의 대표적인 예시이다. 그렇다면 풍년새우와 초파리의 관계가 어떠냐 하면...상당히 멀다. 따라서 직접적으로 apterous나 nubbin(초파리의 날개를 형성하는 유전자)의 존재만으로 곤충의 날개 기원에 대한 모든 비밀이 풀렸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1. 곤충날개의 기원을 풀 수 있는 새로운 열쇠-발생학

 2010년에 풍년새우의 유전자를 이용한 연구 결과를 반박한 일본 연구팀은 새로운 실험을 하였다. 날개가 발달하지 않은 원시적인 곤충 돌좀과 원시적인 날개를 지닌 하루살이의 배아발현을 연구한 것이다. 그 결과 곤충 날개의 연구에 새로운 주장이 나오게 되었다. 바로 곤충의 날개가 등(tergum)과 몸의 측면(Pleuron)에서 동시에 발현하였다는 주장이다. 연구팀은 돌좀과 하루살이의 배아 발생과정을 조사하였다. 배아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날개를 발달시키는데 사용되는 유전자 wg(wingess), vg(vestigial), ap(apterous)가 어디에서 발현되는지를 살펴보았더 것이다. 그 결과 흥미로운 사실이 관찰되었는데, wg와 vg는 몸의 측면에서(돌좀은 stylus라고 하는 신체의 측면에 존재하는 돌기가 발달되는 곳에서, 하루살이 유충은 아가미가 발달하는 곳에서)발현되었으며, ap는 등판이 발달하는 곳에서 발현이 된 것이다. 이는 곤충의 날개가 몸의 측면에서만 발달하는 것뿐이 아니라 동시에 등에서도 발달한다는 뜻이기 떄문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몸의 측면과 등이 발달하면서 융합되어서 날개를 형성하였다는 것이다.

 

하루살이 유충의 배아에서 발견된 wg유전자와 vg유전자. 유충의 배의 측면(Mn은 턱, T1은 가슴, A1-A7은 배 부분이다)에서 발현되었다. 출처-Niwa et al, (2010).
하루살이(위)와 돌좀(아래)의 배아에서 보이는 ap유전자. N번 그림에서는 wg, vg, ap유전자가 발현되는 위치를 보여주는데, ap는 등에서, wg와 vg는 측면에서 발현되고 있다. 출처-Niwa et al, (2010).

이 결론을 통해서 곤충 날개의 발달 기원에 대해서 재정리가 이루어졌다. 2013년에는 이 연구를 좀 더 뒷받침 하는 연구가 보고되었다. 마이애미 대학교에서 딱정벌레의 한 종류인 거저리의 배아를 조사하였다. 연구 과정에서 딱정벌레의 날개를 발현 하는것에 vg유전자가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실험이 있었는데, vg유전자를 제거하자 날개가 발달하지 않았다. 날개 발달에 매우 중요한 유전자라는 것이다.

vg를 조절한 결과. vg의 발현을 조절하자 곤충의 앞날개가 발달되지 않았다. 출처-Clark-Hachtel et al, (2013).

 재밌는건 딱정벌레의 배아가 발달할 떄 vg유전자에 의존하는 조직이 날개를 제외하면 두 군데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가슴의 첫 번째 마디와 측판의 경계부분이고 다른 곳은 측판을 이루는 곳(원시적인 곤충의 경우 이곳에 부착된 다리에 밑돌기/겉돌기가 존재한다)이다. 이게 왜 재밌는 것이냐면 vg유전자에 의존하는 이 3곳이 일종의 상동기관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곤충의 날개는 곤충과 다른 절지동물의 신체 중에서 앞가슴과 측면 모두에서 날개의 발달에 필요한 유전자가 발현된다는 것은 곤충의 날개가 등과 측판(다리의 밑돌기/겉돌기)이 모두 발달하고 융합되면서 생성되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vg유전자에 의존하는 조직이 위치한 곳. 다리의 돌기(측면)와 등, 그리고 날개가 있다. 이 조직들이 발달하게 되면서 날개를 이루었을 것이라는 가설이 dual origin이다. 출처-Clark-Hachtel et al, (2013).

 이 두건의 연구를 통해서 곤충의 날개 기원에 대한 새로운 가설이 만들어졌다. 등판과 몸의 측면에 다리에 달린 돌기가 발달하여 아가미가 되고 융합되면서 날개를 형성하였다는 가설이다. 이를 dual origin가설 이라고 한다.

 

2. 재해석된 화석기록

 2017년에 곤충화석에 대한 연구에서 dual origin을 지지하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석탄기 지층에서 발견된 고시망류(palaeodictyopteran)의 한 종류 이도프틸루스 오니스키포르미스(Idoptilus onisciformis)의 유충 화석은 본래 측판기원설을 지지하는 화석이었다. 3쌍의 패드가 아가미에서 이어져서 날개처럼 이루어져 있기 떄문이었다. 그런데 2017년 연구에서 날개판이 곤충의 등판의 앞,뒤로 융합되어 있는 것이 발견된 것이다. 따라서 곤충의 날개가 등판과 아가미의 융합으로 이루어졌다는 증거로 재해석이 된 것이다.

이도프틸루스 오니스키포르미스. 출처-Prokop, J, et al(2017).
이도프틸루스 오니스키포르미스의 날개패드. 아가미, 등판과 융합되어 있다. 출처-Prokop, J, et al(2017).

 

2. 결론

 곤충 날개의 기원에 대해서는 크게 2개의 가설이 존재하였다. 등판 기원설, 측판 기원설. 등판 기원설은 등의 돌기가 발달하면서 날개로 발달하였다는 가설이고 측판 기원설은 곤충의 신체 측면의 다리에 융합된 돌기에서 기원한 아가미가 발달하면서 날개로 발달하게 되었다는 가설이다. 이 두 가설은 100년이 넘도록 대립하였으나, 최근 추세에서는 곤충의 날개는 등판과 측판이 모두 발달하면서 날개로 발전하게 되었다는 dual origin설이 지지를 받고 있다. 즉, 두 가설 모두 다 옳았던 것이다.

 

연구출처-

 

Niwa, N., Akimoto‐Kato, A., Niimi, T., Tojo, K., Machida, R., & Hayashi, S. (2010). Evolutionary origin of the insect wing via integration of two developmental modules. Evolution & development, 12(2), 168-176.

 

Clark-Hachtel, C. M., Linz, D. M., & Tomoyasu, Y. (2013). Insights into insect wing origin provided by functional analysis of vestigial in the red flour beetle, Tribolium castaneum.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10(42), 16951-16956.

 

Prokop, J., Pecharová, M., Nel, A., Hörnschemeyer, T., Krzemińska, E., Krzemiński, W., & Engel, M. S. (2017). Paleozoic nymphal wing pads support dual model of insect wing origins. Current Biology, 27(2), 263-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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