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공룡 및 조류

가장 오래된 공룡의 둥지 화석지-2억년 전의 인큐베이터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1. 3. 12. 08:11

공룡 둥지 화석지

 공룡은 알을 낳는 생물입니다. 알을 낳는 생물들은 보통 알을 둥지라고 하는 보금자리를 만들고 거기에다가 낳지요(물자라처럼 둥지를 만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룡도 예외는 아녀서, 공룡의 알이 발견되는 지역에서는 둥지가 화석으로 발견된 사례가 많습니다. 그리고 사회성을 가진 공룡의 경우, 집단으로 둥지를 만들었던 지역인 둥지 화석지(Nesting site)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가령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보성과 화성에서 공룡 알 화석지가 발견된 사례가 있지요.

화성시 공룡알 화석지에 있는 공룡알. 출처-직접 촬영

  공룡의 알과 둥지는 전 세계 방방곳곳에서 발견됩니다. 그리고 2012년에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공룡의 둥지 화석이 남아프리카애서 보고되었습니다. 과연 가장 오래된 둥지의 주인은 누구였을까요?

 

남아프리카의 공룡 마소스폰딜루스

 목이 긴 공룡을 용각류라고 합니다. 그리고 용각류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으며 긴 목을 지녔으나 아직 완전한 용각류가 아닌 공룡들이 있었죠. 트라이아스기 후기~쥐라기 초기에 살았던 목이 길고 네발로 걸었으나 두발로 일어설 수 있었던 공룡들입니다. 여기서는 독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편의상 원시 용각류라고 부르겠습니다(실제 분류군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원시 용각류에 속하는 공룡 중에는 루펜고사우루스, 플라테오사우루스, 그리고 마소스폰딜루스 등이 있지요.

마소스포딜루스. 출처-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assospondylus_BW.jpg

 마소스폰딜루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레소토, 짐바브웨, 그리고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지금은 아프리카와 북미가 매우 넓게 떨어져 있지만, 당시에는 생물이 걸어서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다는 것을 보여주는 공룡이지

요(초대륙 판게아가 분열을 시작한 지 아주 오래되지 않은 시기여서 가능했습니다. 물론 수천만년의 격차가 있었지만, 지질학에서 그 시간은 매우 짧은 찰나에 불과하지요!).

전기 쥐라기의 세계 지도. 출처-https://commons.m.wikimedia.org/wiki/File:Early_Jurassic_geography.jpg

 가장 오래된 공룡의 둥지는 바로 마소스폰딜루스의 둥지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동쪽에 위치한 루이드라아이 지역에 분포하는 엘리엇층이라는 쥐라기 초기 지층에서 발견되었지요. 1976년에는 이 지역에서 알 속에 공룡의 배아가 보존된 채로 발견된 사례가 있었다고 합니다. 

마소스폰딜루스의 미성숙 배아. 아직 태어나지 않은 배아이지만 상태가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 출처-Reisz, R. R. et al.,(2010).

가장 온전히 보존된 둥지에는 34개 이상의 알이 보존되어 있었으며, 알들은 흩어져있지 않고 모여 있었는데, 일정한 열을 맞추어서 나열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알껍질의 두께는 대략 0.1mm 정도라고 합니다. 알의 모습은 용각류나 다른 초식공룡들처럼 공과 비슷한 구체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참고로 육식공룡의 알은 달걀이나 다른 새의 알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공룡의 둥지는 진흙으로 두꺼운 층이 하나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이런 구조는 오늘날 새의 둥지에서 볼 수 있는 구조이지요.

가장 온전하게 보존된 둥지. 출처-Reisz, R. R., et al.,(2012).

 둥지가 있었던 지층의 고환경, 그러니까 둥지가 만들어졌을 당시의 환경은 주변의 퇴적구조를 살펴본 결과 간혈적으로 호수가 만들어지는 간혈호이거나 우각호, 소의 뿔처럼 생긴 강에서 흐름이 끊겨서 독자적으로 형성된 호수였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마 강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보니 둥지를 만들 진흙이나 흙을 구하기 쉬운 환경이었겠지요. 그래서인지 둥지 근처에서 발자국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발자국은 주로 진흙에서 보존이 잘 되지요(갯벌에서 발 빠져본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알 겁니다.). 발견된 발자국은 어린 마소스폰딜루스의 것이었습니다.

둥지가 발견된 지층에서 발견된 어린 마소스폰딜루스의 발자국. 스케일바:1cm. 출처-Reisz, R. R., et al.,(2012).

 마소스포딜루스의 둥지가 있던 지역에서 공룡들은 번식 철이 되면 항상 돌아와서 둥지를 만들었을 겁니다. 즉, 평상시에는 다른 지역에 있다가 때가 되면 둥지를 만들러 와서 둥지를 만들고, 나중에  때가 되면 다시 또 돌아와서 둥지를 만드는 일종의 순환을 계속 반복하였다는 것이죠.

 알에서 갓 태어난 새끼공룡은 매우 작고 연약하였습니다. 이빨조차도 없었지요(아직 이빨이 나지를 않은 상태였지요.). 따라서 부모가 새끼공룡을 돌보다가 새끼 공룡이 어느 정도 성장을 하면(대략 태어났을 때의 크기의 두 배) 둥지를 떠났을 거라고 합니다.

마소스폰딜루스의 둥지. 출처-https://www.history.com/news/oldest-known-dinosaur-nesting-site-was-also-a-nurs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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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출처-

Reisz, R. R., Evans, D. C., Sues, H. D., & Scott, D. (2010). Embryonic skeletal anatomy of the sauropodomorph dinosaur Massospondylus from the Lower Jurassic of South Africa. 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30(6), 1653-1665.

 

Reisz, R. R., Evans, D. C., Roberts, E. M., Sues, H. D., & Yates, A. M. (2012). Oldest known dinosaurian nesting site and reproductive biology of the Early Jurassic sauropodomorph Massospondylu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9(7), 2428-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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