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공룡 및 조류

뿔공룡의 사랑-머리 장식과 성 선택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1. 2. 8. 20:50

 예전에 제가 한번 공룡의 성적 이형성에 관해서 쓴 적이 있습니다. 지붕 도마뱀 스테고사우루스의 성적 이형성에 대한 이야기였지요. 이번 글에서는 최근에 발표된 뿔공룡의 성적 이형성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https://dinos119.tistory.com/entry/%EA%B3%B5%EB%A3%A1%EC%9D%98-%EC%84%B1%EC%A0%81-%EC%9D%B4%ED%98%95%EC%84%B1-%EC%84%B1%EB%B3%84%EC%97%90-%EB%94%B0%EB%A5%B8-%ED%98%95%ED%83%9C%EC%9D%98-%EC%B0%A8%EC%9D%B4

(이전에 포스팅한 스테고사우루스의 성적 이형성)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공룡은 트리케라톱스입니다. 멋진 뿔과 함께 머리에 큰 장식이 있는 공룡이지요. 트리케라톱스뿐 아니라 대부분의 뿔공룡(신각룡류에 속하는 공룡들)들은 프릴이라고 하는 장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트리케라톱스의 얼굴. 출처-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mithsonian-Triceratops-skull-cast-0002a.jpg

 

 이 프릴은 머리뼈의 정수리를 이루고 있는 두정골(parietal)이라고 하는 뼈와 윗머리의 측면을 이루는 인두골(squamosal)이라고 하는 뼈가 늘어나면서 이루어진 뼈입니다. 이 장식의 용도에 대해서 오랜 시간에 걸쳐서 논쟁이 있었습니다. 근육이 달려있어서 머리를 강하게 움직일 때 사용했다는 주장도 있고, 목을 보호하는데 썼다는 주장도 있지요. 하지만 프릴에 근육이 붙어있다는 근거도 없고, 목을 보호하기에는 두께가 너무 얇아서 보호 기능을 하기 어렵다는 것에서 설득력이 떨어지지요(참고로 전 이 뼈를 미국 박물관에서 우연히 본 적이 있는데, 두께가 엄청 얇습니다.). 그 외에 동족을 알아보기 위한 기능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현재 이 프릴에 대해서 또 다른 주장이 있는데, 바로 성 선택,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주장이지요. 최근에 몽골에서 발견된 프릴을 지닌 원시적인 뿔공룡 프로토케라톱스의 프릴에 대한 연구가 영국 자연사 박물관과 퀸스 메리 대학교의 연구팀에 의해 발표되었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프릴은 성 선택의 수단이었다고 합니다. 즉,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이죠.

 

뿔공룡의 프릴

 연구진은 프로토케라톱스의 어린 개체부터 다 자란 개체까지 두개골 화석 65개의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였습니다. 분석한 결과, 프로토케라톱스의 두개골은 성장하면서 프릴이 빠르고 개체마다 조금씩 다양하게 자란다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어린 개체가 성장할 떄 신체의 특정 부분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양성  상대적 성장(postive allometry)이라고 합니다. 즉, 프토로케라톱스는 프릴이 빠르게 성장을 하였다는 것이죠. 특정 부분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사회적인 생물들 사이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인데, 성적 이형성을 나타내는 부분 즉, 이성을 유혹하는 부분이 신체의 다른 부분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경향성을 강하게 보인다고 합니다.

흰꼬리 사슴(Odocoileus virginianus). 이 사슴의 수컷은 성장 과정에서 뿔이 빠르게 성장을 한다. 사슴의 뿔은 이성을 유혹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즉, 성적 이형성인 부분이 신체의 다른 부분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다. 출처-https://www.britannica.com/animal/white-tailed-deer
어린 프로토케라톱스(a)와 다 자란 프로토케라톱스(b). 프로토케라톱스는 다른 부분보다 프릴이 빠르게 성장하였다. 출처-Knapp A et al.,(2021).

 

 그런데 특이한 점은,  연구진은 프로토케라톱스의 성적 이형성이라 할만한 특징을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어떤 것이 암컷이고 어떤 것이 수컷인지 알 길이 없었죠. 연구진은 이를 아마 성적 이형성이라 할 특징이 보존되지 않는 부분(예:프릴의 피부색)에 있으리라고 예상하였습니다.  즉, 프릴에 특별한 색깔이 있거나 해서 성적으로 구별되고 또 이성을 유혹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으리란 것이죠. 오늘날 새들도 뼈로 남아있지 않는 신체 기관(예:깃털)으로 이성을 유혹하기도 하는 걸 생각해보면 사실 크게 특이한 일은 아니지요.

 연구진은 이를 통해서 뿔공룡들의 프릴이 성적 이형성을 위해서 생긴 기관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깃털을 뻗어서 암컷을 유혹하는 어꺠걸이풍조. 만약 이 새가 화석으로 발견된다면 우리는 이 새의 성적 이형성 특징을 알수 있었을까? 출처-http://www.birdsofparadiseproject.org/content.php?page=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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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출처-

:Knapp A, Knell RJ, Hone DWE. 2021 Three-dimensional geometric morphometric analysis of the skull of Protoceratops andrewsi supports a socio-sexual signalling role for the ceratopsian frill. Proc. R. Soc. B 288: 20202938. https://doi.org/10.1098/rspb.2020.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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