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오늘날에도 살아있는 공룡의 한 종류이다. 새와 공룡의 공통점이라며 깃털의 존재, 및 창사골(새의 가슴에 위치한 v자 형태의 뼈로 새의 날개 근육이 붙는 뼈이다)의 존재, 그 외에 여러 공통점이 있다. 재미있는건 이들은 걸음을 걸을 때에도 동일하게 걷는다. 우리 인간은 걸음을 걸을 때 발바닥이 땅에 닿는 식의 걸음을 걷는다. 이런 식의 걸음을 척행(Plantigrade)이라고 한다. 반면에 새, 그리고 공룡, 그외에 늑대나 개 등 일부 포유류들은 발바닥이 아닌 발가락으로 걷는다. 쉽게 말해서, 발가락을 세워서 발가락 만으로 걷는다. 이런 보행을 지행(digitigrade)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비슷하게 걸었던 새와 공룡의 발자국은 얼마나 유사할까? 최근 새의 발자국과 공룡의 발자국에서 보이는 유사성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미국의 브라운 대학교의 모건 터너 학생과 스테판 가테시 교수, 영국 리버풀의 존 무스 대학교의 피터 팔킨함 교수의 공동 연구에서 뿔닭과 쥐라기 초기에 찍혔던 공룡의 발자국을 X레이로 촬영한 결과 발자국의 형태에서 유사성을 보였다.
뿔닭의 발자국
뿔닭이 남긴 발자국을 깊이에 따라 발가락의 움직임을 나타낸 결과 몇 개의 과정을 거쳐서 발자국이 새겨졌다. 발자국을 분석한 결과 깊이에 따라서 발가락의 발톱이 같이 보존되거나, 세 개의 발가락, 두 개의 발가락, 심지어 한 개의 발가락만 발견이 될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우선 처음에 발가락이 땅속에 들어가면서 맨 처음 발톱이 앞으로 움직이면서 찍혔다. 그러면서 6cm 정도를 지나면 서서히 발가락이 웅크려지기 시작하였고, 가장 깊은 깊이(13cm)에서 세 번째 발가락이 찍히고 나머지 발가락은 서서히 지면에서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즉, 새들은 1. 발가락 끝에 달린 발톱이 처음 지면에 닿으면서 앞으로 움직이다가 2. 세 번째 발가락이 가장 깊은 곳까지 찍히고 3. 발가락을 뒤로 뭉치면서 발가락을 앞으로 빼게 되는 과정으로 보행을 하는 것이다.
공룡의 발자국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발자국은 현재 미국의 암헤르츠대학교(Amherst college)에 위치한 벤스키 자연사 박물관(Benski museum of natural history)에서 소장중인 표본이다. 발자국은 1억9천5백만 년 전에 생성된 포틀랜드층(Portland formation)에서 발견된 초식공룡의 발자국으로 총 18개의 표본이 조사에 이용되었다.
연구진은 발자국 화석에서 뿔닭이 깊이에 따라 발가락의 움직임에 따른 발자국의 변화와 유사한 패턴이 발견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즉, 공룡의 걸음걸이 방식이 새와 매우 유사하였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공룡과 새의 공통점을 한 가지 추가하였다. 걸음을 걸을 때 발가락의 움직임에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먼저 발톱이 앞으로 움직이면서 찍힌다. 그리고 가장 깊은 곳에 세 번째 발가락만이 찍히면서 발가락이 뒤로 뭉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발가락을 앞으로 들면서 걸음을 떼는 식이다. 비록 공룡마다 발자국 형태에서 차이점이 나타날 수 있으나, 연구진은 이런식으로 걷는 방식이 공룡, 그중에서 수각류(새를 포함하는 육식공룡)와 조각류(초식공룡. 일부는 두 발로 걸었다.)들이 이런 방식으로 걸었을 것으로 해석하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서 발을 찍은 깊이에 따라서 발자국의 형태가 다양해질 수 있고, 새와 공룡의 걸음걸이 방식이 발자국의 다양한 형태를 설명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간단 요약
1. 새는 특정한 방식으로 발가락을 움직이며 보행을 한다.
2. 공룡의 발자국에서 새와 비슷한 패턴으로 걸었던 흔적이 발자국 화석에서 발견이 되었다.
3. 오늘날 새가 걷는 방식, 공룡이 걷는 방식은 공룡 발자국의 형태를 설명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될 수 있다.
연구 출처-
Turner, M. L., Falkingham, P. L., & Gatesy, S. M. (2020). It's in the loop: shared sub-surface foot kinematics in birds and other dinosaurs shed light on a new dimension of fossil track diversity. Biology Letters, 16(7), 20200309.
ps.뿔닭이 발자국을 남기는 과정은 연구진이 동영상으로 촬영해두었는데, 여기에서 볼수 있다https://royalsocietypublishing.org/action/downloadSupplement?doi=10.1098%2Frsbl.2020.0309&file=zonessivid.m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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