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1). 조류와 파충류의 알은 다르다. 조류의 알은 칼슘이 포함되어 있어서 딱딱하다.
(2). 기존에 공룡의 알에 칼슘은 하나의 기원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 즉, 공룡은 초창기부터 딱딱한 알을 낳았다고 생각되었다.
(3). 최근 연구에서, 공룡알의 칼슘 성분은 최소 3번 따로따로 진화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알 껍질
사람이 속하는 포유류와 파충류, 조류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하면 알이다. 일부 난태생(뱃속에서 알이 부화하여 새끼로 태어나는 경우)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파충류와 조류는 알을 낳는다.
알은 여러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알 속에서 자라고 있는 배아와 배아를 감싸는 양수, 그리고 양수를 담는 양막은 2개의 층(내부 막, 외부 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위에 유두층, 각주층이라고 하는 2개의 층이 있다. 그리고 그 위에 각피층이 존재한다.
파충류와 조류의 알은 알 껍질 성분에서 차이가 난다. 우선 조류의 알이라면 모두가 한번은 보았다시피 딱딱한 껍질로 감싸여 있는, 둥글면서 위로 갈수록 뾰족해지는 모습의 알을 낳는다(냉장고에서 달걀을 가져와서 살펴보자.). 이에 반해서 파충류는 알 껍질이 매우 부드럽다. 이런 차이점이 존재하는 이유는 칼슘 때문이다. 파충류의 알 껍질은 대부분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어서 매우 말랑말랑하다. 그에 반면에 조류의 알 껍질은 칼슘이 포함되어 있다. 조류의 암컷은 뼈의 칼슘 밀도가 수컷보다 높다. 더 정확하게 말해서, 조류의 암컷은 수질 조직(medullary tissue)라고 하는 칼슘으로 이루어진 조직이 뼈에 추가로 존재한다. 암컷이 알을 낳을 때 알껍질의 칼슘 성분이 바로 이 조직에서 나온다.
공룡의 알은 어땠을까? 사실 공룡의 경우, 종류마다 차이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초식 공룡중에서 조각류-보편적인 초식공룡으로, 네발 또는 두발로 걸었던 공룡이다.-의 알은 칼슘으로 이루어진 층이 1개 있었다. 원시적인 용각류-목이 긴 공룡-의 알은 내부 막이 두껍고 칼슘으로 이루어진 층이 매우 얇다. 좀 더 후에 등장한 용각류는 1개의 칼슘 밀도가 높은 층이 더 얇은 막 위에 존재한다. 육식공룡의 알은 칼슘으로 이루어진 층이 1개에서 3개까지 존재한다. 이처럼 공룡알의 경우 칼슘으로 이루어진 층의 형태에서 차이점이 있다. 오랫동안 공룡의 알에서 칼슘 성분은 하나의 단일 계통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판단되었다. 즉, 모든 공룡은 칼슘의 차이는 있었지만, 딱딱한 알을 낳았다고 여겨져 왔었다.
그런데 최근, 이를 반박하는 연구가 나왔다.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공룡 알에서 칼슘성분으로 이루어진 것은 하나의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것이 아닌, 최소 3번 따로따로 갈라져서 진화하였다고 한다.
공룡의 알 껍질 분석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몽골에서 발견된 프로토케라톱스(공룡시대 후반기인 백악기에 살았던 원시적인 뿔공룡)의 알 화석과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에서 발견된 무스사우루스(공룡시대 초기에 살았던 원시적인 목 긴 공룡)의 알 화석을 분석하였다.
프로토케라톱스의 알은 몽골에서 발굴된 것이고, 둥지 채로 발견되었다. 둥지에 12개의 알이 있었으며, 6개의 알에서는 알속에서 자라나는 공룡 배아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대부분의 배아는 검은색-하얀색의 테두리(halo) 내에 있었다. 막 부화한 것으로 보이는 2개체는 테두리를 벗어났다. 즉, 테두리는 알 껍질을 의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테두리의 두께는 305.3㎛이며,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층은 높이에 따라 어두운 갈색이거나 반투명하거나 하였으며, 맨 윗층은 30㎛ 두께의 결정화가 이루어진 탄소질 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어두운 갈색으로 이루어진 층은 복굴절-물리적 성질이 변하는 성격의 물질에 빛을 쏠 때 빛이 두 가지로 굴절되는 것-이 일어나지 않았다. 동시에 테두리의 단면은 고르지 않고 울퉁불퉁해 보였다. 이는 잘 휘어지는 성질이 있었다는 것이고, 부드러운 유기물질이었다는 증거로 해석되었다.
연구진은 알 껍질을 라만 분광법(Raman spectroscopy)이라는 방법으로 또 다른 분석을 해보았다. 라만 분광법이란 강력한 단색 빛을 쏘았을 때 분자마다 일어나는 진동의 차이만큼 에너지를 흡수하는 차이점을 이용하여서 분자의 종류를 알아내는 방법이다. 즉, 어떤 분자로 이루어져 있는가를 알아내는 하나의 방법이다. 라마 분광법을 사용한 결과, 알 껍질에서 단백질과 하얀색 층을 이루는 인산염이 발견되었다. 단백질에서는 높은 양의 황-헤테로고리(유기물의 기본 분자인 탄소 외에 황이 탄소와 함께 고리 형태의 분자를 이루는 것)가 발견되었다. 이는 부드러운 알에서 검출되는 성분이다. 따라서 프로토케라톱스의 알은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무스사우루스의 알은 어떨까. 석회암(조개나 소라 등의 껍질로 이루어진 탄산염 성분의 암석)에서 발견된 이 공룡의 알은 겉며는 암석에서 온걸로 보이는 탄산질 성분이 있었다. 다만 분석을 해보니 무스사우루스의 알도 프로토케라톱스의 알과 유사하게 알껍질이 어두운갈색과 반투명하고 탄소질의 막이 발견되었다. 어두운 갈색층은 복굴절이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라만 분광법으로 분석한 결과 단백질이 검출되기도 하였다.
공룡 알은 최소 3번 따로따로 딱딱해지는 과정을 거쳤다.
이제 연구진은 다른 파충류들과 다른 공룡 알중 알껍질 성분이 알려진 알들과 비교해보았다. 그 결과 공룡의 알 껍질은 계통도에 따라 딱딱하거나 부드러운 것이 따로 따로 나누어져 있었으며, 딱딱한 알을 낳게 된 것이 하나의 공통조상에서 갈라진 것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기존에는 공룡의 알은 초기 공룡에서부터 딱딱한 껍질을 가졌으며, 모든 공룡에서 그것이 쭉 유지 되었다고 생각되어 왔으나, 그것이 뒤집어진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공룡의 알은 본래 부드러웠으며, 알 껍질은 최소 3번 따로따로 딱딱해지도록 진화되었던 것으로 결론이 나왔다.
간단 요약
(1). 몽골에서 발견된 프로토케라톱스의 알 화석과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된 무스사우루스의 알 화석을 분석하였다.
(2). 분석한 결과 부드러운 알에서 나오는 유기물(탄소, 단백질, 인산염)이 검출되었다.
(3). 여러 공룡과 지배 파충류의 알껍질을 분석한 결과 최소 3번 공룡의 알 껍질이 단단하게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4). 공룡의 알은 초기부터 딱딱하였다는 기존 생각과는 달리 초기 공룡의 알 껍질은 부드러웠을 것으로 보이며, 공룡의 알 껍질은 최소 3번 따로따로 딱딱해지도록 진화하였다.
연구 출처-
Norell, M. A., Wiemann, J., Fabbri, M., Yu, C., Marsicano, C. A., Moore-Nall, A., ... & Zelenitsky, D. K. (2020). The first dinosaur egg was soft. Nature,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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