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공룡 및 조류

새의 머리뼈와 공룡, 친척의 머리뼈:새의 머리뼈는 늦게 진화하였다.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0. 5. 9. 20:13

 우리 주변에 사는 새 (닭, 비둘기, 참새등등...)은 공룡에 속한다. 더욱 더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육식공룡 수각류의 한 종류이다.

 그런데 새가 공룡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공룡의 머리뼈와 새의 머리뼈는 다르다. 육식공룡의 턱은 양쪽으로 나누어진 1쌍의 뼈가 모인 모듈(관절골, 각골, 치골등등)로 이루어져 있으나, 조류의 부리는 하나의 큰 뼈로 이루어져 있다. 왜 이런 차이점이 존재하는 것일까? 스위스의 프리부르 대학의 연구진이 조류와 공룡의 두개골을 비교해 보았다.

 

어린 조류와 다 자란 조류, 그리고 공룡의 머리뼈에서 보이는 차이점

 연구진들은 여러 육식공룡과 원시조류인 시조새 아르카에옵테릭스 리토그라피카(Archaeopteryx lithographica)와 이크티오르니스 디스파르스(Ichthyornis dispars), 그리고 현대 조류의 머리뼈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병아리처럼 어린 조류의 머리뼈는 성체만큼 융합되지 않았고 오히려 육식공룡들처럼 여러 뼈로 나누어져 있었다. 육식공룡의 머리뼈는 크게 눈앞(Preorbital), 눈 주변(suborbital), 뇌실(braincase)과 아랫턱(mandibule)모듈 1쌍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종류에 따라서 눈 주변 모듈이 눈앞이나 뇌실과 융합되어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현대 새는 눈 주변 모듈, 뇌실 모듈, 1개의 아래턱 모듈로 이루어져 있다(*여기서 모듈이란 해당 부위를 이루는 뼈들의 집합체를 뜻한다. 가령 눈앞 모듈이라면 전상악골, 상악골, 액골을 뜻한다.). 여기에 더해서 현대 새는 종류에 따라서 눈 주변 모듈이 뇌실 모듈과 융합된 경우나 심지어는 머리뼈가 아래턱 모듈 하나를 제외하고 모두 융합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린 조류는 이야기가 다른데, 머리뼈가 융합된 정도가 공룡과 비슷하고 다 자란 새보다는 적은 것으로 나왔다. 즉, 새는 어릴 때는 머리뼈가 다 자란 새보다는 새가 아닌 공룡과 좀더 비슷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연구진은 새의 머리뼈가 완전히 융합되는 것이 새가 태어나고 난 후 성장하면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티라노사우루스와 닭, 병아리의 머리뼈 융합도 차이. 병아리는 닭보다 티라노사우루스와 비슷하게 머리뼈의 융합이 덜 되어 있다. 출처-Plateau, O., & Foth, C. (2020).

 

 

공룡과 새, 그리고 악어

 이제 연구진은 공룡과 새, 그리고 악어의 머리뼈를 비교하였다. 비교 결과 악어와 공룡, 어린 새의 머리뼈는 융합된 정도가 비슷하였으나, 다 자란 새의 머리뼈는 더 높은 융합도를 보였다. 따라서 연구진은 새의 머리뼈가 거의 다 융합되는 특징이 파생형질-특정 분류군에서 보이는 특징.-이며, 새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늦게 얻은 특징이라고 결론을 내렸고, 같은 새에 속하더라도 종류에 따라 머리뼈가 융합된 정도나 융합된 부위가 다른 점으로 미루어 보아 머리뼈의 융합은 새의 종류마다 다르게 나타난 모자이크 패턴(mosaic pattern)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공룡과 조류, 악어의 머리뼈 비교 그래프. 보라색이 조류, 푸른색이 공룡, 주황색이 악어이다. 조류의 머리뼈는 공룡, 악어와 다른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출처-Plateau, O., & Foth, C. (2020).

공룡에서 새로

 그렇다면 왜 새는 공룡보다 훨씬 더 융합된 머리뼈를 가지게 된 것일까? 연구진은 이에 대해서 두개골의 운동성(cranial kinesis)와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새의 머리에서 주둥이와 뇌실이 융합된 경우 머리를 움직이거나 물거나 쫄때 충격을 흡수하여서 운동성을 가지기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새는 진화과정중 언제부터 융합된 머리뼈를 가지게 된 것일까. 분석결과 시조새는 오늘날 새보다 훨씬 더 공룡에 가까운 덜 융합된 머리뼈를 가지고 있었고, 백악기 초기에 살았던 공자새 콘푸키우소르니스 산크투스(Confuciusornis sanctus)나 사페오르니스 카오양겐시스(Sapeornis chaoyangensis)같은 새들에게서도 시조새와 비슷한 특징이 보였다. 반면 그보다 더 이후에 살았더 이크티오르니스나 헤스페로르니스 레갈리스(Hesperornis regalis) 처럼 백악기 후기에 살았더 새들에겟는 두개골의 운동성이 좀 더 용이한 것으로 보였다. 즉, 화석기록대로라면 새는 백악기 후기에 들어서서 두개골의 융합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크티오르니스의 두개골은 어린 새의 경우와 더 비슷해서 그 특징이 오늘날의 새에게 온전히 전해졌다고 확실히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 연구진들은 새의 다른 신체에서 뼈가 융합(팔과 앞다리 뼈가 융합되어서 날개를 형성하거나 다리뼈가 융합되어있거나 등등) 성장하면서 새 뼈의 융합은 꼭 다른 종과 관련될 필요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구출처-

Plateau, O., & Foth, C. (2020). Birds have peramorphic skulls, too: anatomical network analyses reveal oppositional heterochronies in avian skull evolution. Communications Biology, 3(1), 1-12.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0-0914-4#MOES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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