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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인듯 공룡이 아닌 그런 동물(2). 등에 달린 돛, 그 용도는?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3. 5. 13.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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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글에서 디메트로돈의 발견 및 분류에 대해서 간략히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런데 디메트로돈을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등 위에 달린 돛입니다. 오늘날 살아있는 동물 중에선 돛새치, 볏 카멜레온, 몇몇 도마뱀 등에서도 관측되는 저 특이한 형태의 신체 구조는 과연 무엇을 위한 구조였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디메트로돈의 등에 달린 돛에 대해서 이루어진 연구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할까 합니다.

 

등에 돛이 있는 오늘날 볏 카멜레온의 모습.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Neural_spine_sail

 

1. 신경배돌기, 돛을 이루는 뼈.

  디메트로돈의 저 등에 달린 돛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요? 저 구조를 이루는 뼈는 신경배돌기(neural spine)이라고 하는 뼈입니다. 이 뼈는 척추뼈를 이루는 여러 뼈 중 하나로, 척추뼈의 중심인 추체(centrum)의 윗부분으로 (사람의 경우엔 신체의 뒤쪽) 길게 뻗은 형태로 존재합니다. 이 뼈의 양 측면에 근육과 인대가 부착됩니다.

 

척추뼈의 형태 (앞에서 본 것).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Vertebra
척추뼈의 형태 (뒤 측면에서 본 것).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Vertebra

 

  디메트로돈의 이 신경배돌는 매우 길쭉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디메트로돈뿐 아니라 등에 돛을 가지고 있는 모든 동물, 가령 스피노사우루스라던가 오늘날 돛새치, 그리고 위 사진에서 보이는 볏 카멜레온 모두 신경배돌기가 길어져서 돛을 이루고 있습니다.

  디메트로돈의 돛을 이루는 신경배돌기는 또한 종에 따라서 단면구조에서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단면구조를 잘라보면 종에 따라서 8자 형태, 각진 8자 형태,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나누어집니다. 또한 위치에 따라서도 형태가 조금씩 다르기도 합니다. 가령 예를 들자면 디메트로돈 림바투스(Dimetrodon limbatus)종 같은 경우는 돛의  끝 부분은 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간 부분은 8자 형태를 하고 있지요. 그리고 몸에 가까운 부분은 8자와 사각형이 혼합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단면 구조가 위치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선 근육이나 인대가 돛에 부착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돛이 부러지거나 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죠. 거기다가 이 신경배돌기에는 피가 흐르는 혈관이 위치한 골막(periosteum)의 흔적이 있었습니다. 즉, 등의 돛은 피가 통하였던 것입니다.

  또한 이 돛은 일종의 피부막으로 둘러싸였던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있었습니다. 2012년에 미국 웨스턴 건강과학 대학교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워싱턴 대학교와 건강과학대학교의 연구진은 여러 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던 디메트로돈의 돛을 이루는 신경배돌기 표본을 분석하였습니다. 이 연구에 사용된 표본 중에는 부러졌다가 다시 회복된 흔적이 확인된 것도 있었습니다. 즉,  부러진 것이 떨어져 나가서 사라지지는 않았고 다시 재부착 되었던 것이죠. 마치 팔이나 다리가 부러져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는 돛을 이루는 신경배돌기를 감싸는 피막이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비록 돛이 부러졌어도 피막에 부착되어 있다면 부러져서 떨어져 나가지 않고 다시 회복할 수 있었겠지요. 거기에다가 돛의 끝은 매우 뾰족한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연구진은 아마 돛의 끝부분에는 피막이 존재하지 않았으리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디메트로돈 림바투스의 골격(A)과 돛을 이루는 신경배돌기의 단면(B). 출처- Huttenlocker et al., (2010).

 

디메트로돈 그란디스의 복원도. 돛의 끝부분이 뾰족한 채로 드러나 있다.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Dimetrodon#External_links

 

2. 돛의 용도

  자 그러면 이 돛의 형태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단단한 뼈가 받치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피가 흘렀다는 점 등을 토대로 학자들은 디메트로돈의 이 돛의 용도에 대해서 여러 가설을 제시하였습니다. 

 

(1). 체온 조절용

  위에서 이야기한 대로 디메트로돈의 돛에는 피가 흐르는 혈관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이 피를 돛으로 끌어모은 뒤에 데우고 난 후 다시 몸으로 퍼트리면 체온이 좀더 따뜻해질수 있습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이렇게 피를 데워서 온몸에 퍼트리면 체온이 섭씨 6도 정도 상승할 수 있었으리라고 보고 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몸이 따뜻해지기 충분한 온도입니다.

  체온을 올릴 수 있다면 그 반대로 내리는 것도 가능할까요? 1996년에 에다포사우루스라고 하는 디메트로돈의 친척뻘 되는 동물의 돛의 용도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동물 역시 디메트로돈처럼 등에 큰 돛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996년에 캔자스 대학교 소속의 크리스토퍼 베넷(Christopher Bennett) 연구원은 에다포사우루스의 등의 돛이 체온에 대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에다포사우루스의 등의 돛은 바람이 불면 그 바람을 이용해서 몸의 열을 내리는 데 사용되었으리란 것이었습니다. 바람이 불어오는 각도에 따라서 45도에서 90도로 몸을 돌리면 돛을 따라서 바람이 불다가 반대쪽에서 방향이 휘어져서 순환하는 일종의 대류가 형성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대류를 따라서 흐르는 차가운 공기가 몸의 열을 내릴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디메트로돈의 돛 또한 이런 용도로 사용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으니까요.

 

에다포사우루스의 모습.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Edaphosaurus_boanerges_-_AMNH_-_DSC06319.JPG

 

에다포사우루스의 바람을 이용한 몸의 열을 내리는 방식. 바람이 불어오는 반대 방향에서 대류가 형성되어 체온조절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 Bennett (1996).

 

(2).  몸의 중심 잡기 용도 및 다른 용도였다는 가설

  2012년에는 한 가지 새로운 견해가 제시되었습니다. 디메트로돈의 돛의 용도가 다름 아닌 이동을 할 때 무게중심을 잡는데 사용되었으리란 가설입니다. 위에서 이야기하였던 미국 웨스턴 건강과학 대학교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워싱턴 대학교와 건강과학대학교의 연구진은 디메트로돈의 돛의 단면 구조를 관측하였습니다. 단면 구조는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8자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는 휘어질 때 저항력이 높아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해 보자면 돛이 강하게 힘을 받아도 휘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구조는 몸이 빠르게 움직일 때 몸의 측면으로 가해지는 힘으로 인해서 몸이 무게중심을 잃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오늘날 생물 중에서 황다랑어(Thunnus obesus)라고 하는 어류의 등지러미가 이와 매우 유사하다고 합니다.

 

황다랑어의 모습. 출처- https://www.publicdomainpictures.net/en/view-image.php?image=87809&picture=yellowfin-tuna

  또한 연구진은 이 연구를 통해서 돛의 용도가 체온조절용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혈관이 있다는 점은 맞지만, 혈관끼리 서로 연결된 구조를 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무슨 뜻이냐면, 체온조절을 위해서 피가 통한다면 피가 혈관에서 다른 혈관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구조가 이루어져 있어야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디메트로돈의 돛을 이루는 뼈의 조직구조를 살펴본 결과 그런 구조가 관측되지 않았던 것이죠.

  돛의 용도에 대해서 다른 의견을 제시한 학자들도 있습니다. 바로 이성을 유혹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는 것입니다. 피가 돛에 몰리게 되면 돛의 색깔이 현란하게 바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매우 눈에 확 띄는 모습을 하겠죠. 이를 통해서 이성을 유혹하는 데 사용하였으리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위장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설, 물속에서 오늘날 배의 돛처럼 사용하였다는 설등등이 있었지요. 심지어 공기중으로 퍼지는 소리를 감지기 위한 용도였다는 가설도 있었습니다. 

 

(3). 돛에 대한 기타 이야기

   위에서 디메트로돈의 돛이 피막 구조로 이루어져서 부러지고 회복된 흔적이 있다는 것, 그리고 휘어질 때 저항력으로 몸의 무게중심을 잡기 위한 용도였다고 주장한 연구진은 몇 가지 추가적인 발견을 해내었습니다. 우선 어린 개체와 다 자란 개체의 차이점으로 보이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표본 중에는 다 자란 것으로 보이는 개체의 신경배돌기 단면 구조의 앞, 그리고 뒤쪽에는 각질과 비슷한 구조가 쌍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구조가 어린 개체로 보이는 표본에서는 관측되지 않았던 것이죠. 즉, 성장 과정에 따라 돛을 이루는 뼈의 형태에서 차이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등에 특이한 형태의 돛을 가지고 있었던 동물 디메트로돈. 그런데 이 동물의 특이한 점은 돛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이 동물의 두개골을 연구한 학자들은 디메트로돈의 머리에도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내었습니다. 어떤 비밀이 있었는지는 다음 편에서 계속 이야기하겠습니다.

(계속)

 

연구 및 자료 출처-

 

https://eartharchives.org/articles/dimetrodon-and-its-sail/index.html

(Earth Archives- Dimetrodon and its sail)

 

Angielczyk, K. D. (2009). “Dimetrodon Is Not a Dinosaur: Using Tree Thinking to Understand the Ancient Relatives of Mammals and their Evolution.” Evolution: Education and Outreach, 2: 257–271.

 

Bennett, S. C. (1996). “Aerodynamics and thermoregulatory function of the dorsal sail of Edaphosaurus.” Paleobiology, 22(4): 496–506.

 

Bonnan, M. F. (2016). The bare bones: An unconventional evolutionary history of the skeleton. Indiana University Press.

 

Brink, K. S., MacDougall, M. J., & Reisz, R. R. (2019). Dimetrodon (Synapsida: Sphenacodontidae) from the cave system at Richards Spur, OK, USA, and a comparison of Early Permian–aged vertebrate paleoassemblages. The Science of Nature, 106, 1-10.

 

Cubo, J., Huttenlocker, A., Legendre, L. J., Olivier, C., & de Ricqlès, A. (2021). Bone histology and thermal physiology. In Vertebrate skeletal histology and Paleohistology (pp. 757-773). CRC Press.

 

Huttenlocker, A. K., Rega, E., & Sumida, S. S. (2010). Comparative anatomy and osteohistology of hyperelongate neural spines in the sphenacodontids Sphenacodon and Dimetrodon (Amniota: Synapsida). Journal of Morphology, 271(12), 1407-1421.

 

Rega, E. A., Noriega, K., Sumida, S. S., Huttenlocker, A., Lee, A., & Kennedy, B. (2012). Healed fractures in the neural spines of an associated skeleton of Dimetrodon: implications for dorsal sail morphology and function. Fieldiana Life and Earth Sciences, 2012(5), 104-111.

 

Rega, E., Sumida, S., Noriega, K., Pell, C., & Lee, A. (2005). Evidence-based paleopathology I: ontogenetic and functional implications of dorsal sails in Dimetrodon. In 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Vol. 25, No. 3, pp. 103A-104A). 60 REVERE DR, STE 500, NORTHBROOK, IL 60062 USA: SOC VERTEBRATE PALEONTOLOGY.

 

Sumida, S., Rega, E., & Noriega, K. (2005). Evidence-based paleopathology II: Impact on phylogenetic analysis of the genus Dimetrodon. In 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Vol. 25, No. 3, pp. 120A-120A). 60 REVERE DR, STE 500, NORTHBROOK, IL 60062 USA: SOC VERTEBRATE PALEONT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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