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편에서 디메트로돈의 돛이 어떤 기능을 하였을까에 대해서 몇 가지 살펴보았습니다. 체온 조절, 몸의 중심등등...여러가지 가설들이 제시되었지요. 그런데 디메트로돈의 재밌는 특징은 돛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이 동물의 머리를 보면 몇가지 재밌는 특징이 관측되기도 하였습니다. 과연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몇가지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1). 디메트로돈의 턱
디메트로돈의 턱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요? 사람, 그리고 포유류의 경우에는 턱뼈가 하나의 큰 치골뼈(dentary)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본래 척추동물의 뼈는 치골 외에도 방형골(quadrate), 방형협골(quadratojugal)등등 여러 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포유류는 진화 과정에서 치골을 제외하면 모든 뼈가 크기가 축소되면서 귀속으로 들어가서 청각을 듣는 것을 보조하는 뼈로 진화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디메트로돈의 경우에는 아직 이 정도까지 턱뼈가 줄어들지는 않았습니다. 즉, 여러 턱뼈로 이루어진 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턱뼈로 이루어진 디메트로돈의 턱. 이 턱에는 매우 강력한 근육이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이 근육 덕분에 디메트로돈은 매우 강력한 무는 힘으로 먹이를 물수 있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디메트로돈의 무는 힘은 대략 4000뉴턴 정도 되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 정도 수치면 오늘날 사자의 무는 힘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2). 소리를 감지하였다?
그런데 디메트로돈의 이 강력한 턱에 대해서 한 가지 재밌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턱을 통해서 소리를 감지하였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입니다. 턱으로 소리를 감지한다는게 이상하게 와닿겠지만 사실 이런 사례는 오늘날 동물에서도 관측됩니다. 이런 특징은 오늘날 뱀에게서 보입니다. 오늘날 뱀은 턱을 이용해서 소리를 감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귓속의 달팽이관이 턱뼈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뱀은 지면을 기면서 지면에서 느껴지는 진동을 통해서 소리를 감지합니다.
디메트로돈은 어떨까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선 아직 명쾌하게 연구된 바는 없습니다. 다만 이 동물의 턱뼈를 보면 방형골, 관절골, 그리고 등골(stapes bone)이라는 뼈가 사슬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뼈와 뼈가 진동이 전달되기 좋은 구조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땅을 통해서 소리를 듣거나 감지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위에서 이야기하였듯 아직 세밀한 연구를 통해서 증명 혹은 반증된 바는 없습니다. 아직은 '이런 기능이 있지 않을까'하는 식의 이야기만 존재합니다. 따라서 아직 자세한 연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3). 디메트로돈의 이빨
디메트로돈의 또 다른 재미있는 특징이라면 이빨이 있습니다. 1편에서 이야기하였듯이 디메트로돈은 총 12종이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들의 이빨 형태가 종에 따라서 차이가 난다는 점입니다. 2014년에 토론토 대학교의 키르스틴 브린크 (Kirstin S. Brink)연구원과 로버트 레이츠 (Robert R. Reisz) 교수는 디메트로돈의 이빨의 다양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학계에 보고하였습니다. 그들은 디메트로돈 밀러리 (Dimetrodon milleri), 디메트로돈 림바투스 (Dimetrodon limbatus), 그리고 디메트로돈 그란디스 (Dimetrodon grandis) 세종, 그리고 다른 단궁류에 속한 동물들의 이빨 형태를 조사하였습니다. 재미있는 건 디메트로돈의 이빨 형태가 종마다 차이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두개골에서는 형태에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오직 이빨에서만 차이점이 보였습니다. 밀러리 종의 경우에는 이빨의 표면이 매우 매끄러운 형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림바투스종의 경우에는 이빨에서 주름의 흔적이 관측되었습니다. 그란디스종의 경우에는 아예 이빨 표면에 돌기가 나있는 형태를 하고 있었습니다.
똑같은 디메트로돈에 속한 종류인데 왜 이빨의 형태에서 차이가 있는 걸까요? 이런 차이는 생태계에서 먹이를 어떤 종류를 먹느냐에 따라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특히 그란디스종의 돌기가 있는 이빨구조 같은 경우에는 먹이를 찢을 때 매우 유용합니다. 거기다가 먹이를 물때 필요한 에너지 역시 돌기가 없는 이빨과 비교하면 적은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어쩌면 그란디스종의 경우에는 대형 동물, 그중에서 디메트로돈 자신들보다 더 큰 종류의 먹이를 사냥하지 않았을까 하고 추정하였습니다. 즉, 같은 디메트로돈이라 하더라도 어떤 먹이를 먹었느냐에 따라 이빨의 형태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진화하였다는 것입니다.
디메트로돈은 참 매력적인 동물입니다. 생긴 모습은 공룡과 비슷하였지만, 공룡보다는 사람에 더 가까운 동물이었지요. 거기에다가 등에는 돛이 있었고, 또 이빨을 보면 후에 등장하는 포유류와 비슷하게 앞니를 가지고 있어서 먹이를 베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동물은 마치 도마뱀과 비슷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도마뱀처럼 구부정한 자세로 땅을 기어서 다니는 모습으로 그려지지요. 그런데 이는 과연 사실이었을까요? 다음 편에서는 마지막으로 디메트로돈의 신체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계속)
연구 및 자료 출처-
https://www.abc.net.au/science/articles/2008/03/04/2179359.htm
(ABC science: Snakes hear through their jaws)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podcast/episode/a8a0fd9f-9ab0-7eda-0efcdbfb6244702b/
(scientific American: Snake Hearing Is Connected To The Jawbone)
https://www.nationalgeographic.com/science/article/sail-backed-dimetrodon-had-a-nasty-bite
(National Geographic: Sail-Backed Dimetrodon Had a Nasty Bite)
Bonnan, M. F. (2016). The bare bones: An unconventional evolutionary history of the skeleton. Indiana University Press.
Brink, K. S., & Reisz, R. R. (2014). Hidden dental diversity in the oldest terrestrial apex predator Dimetrodon. Nature Communications, 5(1), 3269.
Snyder, A. (2023). Modeling the jaw mechanics of Dimetrodon (Synapsida: Sphenacodontid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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