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유독 용각류가 목이 긴 이유
기린과 용각류는 둘 다 목이 긴 동물의 대명사입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목이 긴 동물은 기린과 용각류 외에도 더 있습니다. 수각류 공룡 중에서 긴 손톱을 지닌 테리지노사우루스, 타조, 그리고 거대한 익룡 역시 긴 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과 비교를 해보아도 용각류는 유독 목의 길이가 긴 편입니다. 왜 용각류 공룡은 '유독' 긴 목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의 마이클 태일러(Michael Taylor)박사와 미국의 웨스턴 보건대학교의 매튜 웨델(Mathew Wedel)교수는 긴 목을 가진 동물들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인간과 기린과 타조, 멸종한 대형 포유류 파라케라테리움, 테리지노사우루스, 기간토랍토르, 익룡 아람보우르기아니아, 공룡 이전의 해양파충류 타니스트로페우스, 그리고 용각류를 비교하였습니다. 각각 목의 길이를 비교한 결과 용각류 공룡을 제외한 다른 목이 긴 동물들은 보통 2-3m 정도의 목길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서 연구진이 비교한 용각류 중에서 가장 목의 길이가 짧은 디플로도쿠스만 해도 6.5m의 목길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린의 목길이가 2.4m, 익룡 아람보우르기아니아의 목길이가 3m로 측정된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긴 목입니다. 연구진이 조사한 가장 긴 목을 가진 수페르사우루스는 목의 길이가 무려 15m나 되었지요.
목이 긴 동물들은 각각 몇 가지 특징이 보였다고 합니다. 거대한 몸집, 네다리로 걷는 다리, 작은 머리, 많은 목뼈, 길게 늘어진 목뼈, 기낭, 뼈에서 보이는 공기가 통하는 함기성 구조가 그것입니다. 왜일까요? 거대한 몸집과 4족 보행은 긴 목을 지탱할 수 있게끔 신체의 무게중심을 몸쪽으로 이동시킵니다. 머리의 크기는 작을수록 목이 길어지기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머리가 크고 무거울수록 머리의 무게가 늘어나기에 무게중심이 머리 쪽으로 쏠리기 때문입니다. 공기가 통하는 기낭 및 함기성 구조는 목의 무게를 가볍게 하여 긴 목을 움직이기 더 쉽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목뼈의 숫자가 많고 길수록 긴 목을 가질 수 있겠지요?
용각류가 기린을 비롯한 목이 긴 동물들과 비교를 하였을 때 유독 긴 이유는 신체 구조가 긴 목을 가지고 유지하는데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린은 용각류와는 달리 목뼈의 개수가 7개로 적습니다. 게다가 머리의 크기도 훨씬 크지요. 거기에 함기성 구조나 기낭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즉, 기린은 목의 길이는 길지만 일반적인 포유류의 특징을 벗어나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 반면에 용각류는 그 특징들을 전부 가지고 있습니다.
정리를해보자면, 용각류는 육상동물 중에서 목이 길어지기 적합한 신체 구조를 두루 갖추었기에 용각류는 유독 목이 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구 및 자료 출처-
Taylor, M. P., & Wedel, M. J. (2013). Why sauropods had long necks; and why giraffes have short necks. PeerJ, 1, e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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