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빛을 감지하는 기관입니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눈은 앞을 보는 역할을 합니다. 눈이 없었다면 우리는 앞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었을 겁니다. 괜히 옛말에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는게 아니지요.
그런데 모든 눈이 다 똑같지는 않습니다. 사람의 눈과 달리 곤충의 눈은 수백 개가 넘는 작은 낱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즉, 수많은 눈이 모이고 모여서 하나의 큰 눈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앞만 볼수 있는 사람과는 달리 곤충의 눈은 시야각이 더 넓고 대신 정확성은 떨어진다는 점이 다릅니다. 곤충의 눈은 시야의 선명함보다는 넓게 볼 수 있는 화각을 선택한 것이죠.
최근에 아주 재미있게 생긴 곤충의 화석이 학계에 보고되었습니다. 미얀마의 호박에서 발견된 이 곤충은 특이하게 생긴 눈으로 주변 360도의 화각을 모두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1). 미얀마에서 발견된 곤충
대략 1억 년 전 즈음에 살았던 생물이 호박이라는 광물 속에서 보존된 채로 자주 발견되는 장소인 미얀마의 호박광산. 이곳에서 특이한 모습의 곤충이 최근에 보고되었습니다. 몸길이 5mm 정도의 매우 작은 크기인 이 곤충을 연구한 학자들은 이 곤충에게 팔라에오타니리나 엑소프탈마(Palaeotanyrhina exophthalma)라는 학명을 부여하였습니다.
매우 특이하게 생긴 이 곤충은 오늘날 노린재, 그중에서 침노린재상과 (Reduvioidea)라는 분류군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이들은 오늘날에도 살아있는 노린재의 한 종류입니다. 이들은 다리에서 끈끈한 액체를 분비합니다. 앞다리에서 넓게 펴진 형태의 구조물에서 분비되는 이 액체는 먹잇감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잡는 역할을 합니다. 팔라에오타니리나의 앞다리에도 역시 분비물을 분비하는 구조, 그리고 다리에서 분비된 분비물이 관측되었습니다. 즉, 이 곤충 역시 오늘날 친척들처럼 육식을 하는 포식자였을 것입니다.
(2). 특이한 눈
팔라에오타니리나의 신체구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이라면 머리 위로 아주 크게 튀어나온 겹눈일 것입니다. 마치 공처럼 툭 튀어나와 있는 이 겹눈은 볼 수 있는 화각도 매우 넓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 곤충을 연구한 버클리 대학교의 조지 포이나르 주니어 (George Poinar Jr)박사는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이 곤충의 겹눈이 머리 위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제 생각에 이 겹눈은 주변 360도 화각을 전부 볼 수 있었을 듯 합니다. 이 시야는 이 곤충이 먹이를 찾거나, 또는 자신을 노리는 거대한 천적을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하였겠죠.”
곤충은 오랜 시간을 살아온 만큼 여러 특이한 모습으로 진화하였습니다. 팔라에오타니리나 역시 그중 하나이죠. 앞으로도 또 어떤 특이한 모습의 곤충이 발견될지 기대가 됩니다.
연구 및 자료 출처-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668696&cid=46691&categoryId=46691
https://www.syfy.com/syfy-wire/new-fossilized-bug-could-see-in-360-degrees
Poinar Jr, G., Brown, A. E., & Kóbor, P. (2022). Palaeotanyrhina exophthalma gen. et sp. nov.(Palaeotanyrhinidae fam. nov.)(Reduvioidea: Hemiptera) in mid-Cretaceous Burmese amber. Palaeodiversity, 15(1), 7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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