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학 이야기

경상분지 (1)-경상도 지역에 분포한 공룡 시대의 분지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1. 8. 19. 07:32

 우리나라에서 처음 공룡의 화석이 발견된 지역은 경상남도 하동군입니다. 그뿐 아니라 경기도 화성시와 안산의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 공룡, 그 외에 중생대의 많은 화석이 경상도 및 경상도-전라도 사이에 위치한 진주시 및 남해안에서 상당수가 발견되었습니다. 왜 유독 남부지방, 그중에서 경상도와 남해안 일대에서 공룡의 화석과 공룡 시대의 화석이 발견되는 걸까요? 그 이유는 해당 지역의 지질학적 특성에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대표적인 중생대 지층들로 이루어진 경상분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 경상분지. 공룡이 살던 시기에 발생한 섭입의 결과

 경상분지는 우리나라 영남지방에 위치한 분지로, 연대는 중생대 백악기 후기였던 1억 1천8백만 년 전 즈음부터 공룡 시대 이후인 신생대 고 제3기 에오세 시기인 5천만 년 전 즈음까지 형성된 거대한 분지입니다. 분지를 이루고 있는 암석은 매우 다양해서, 화석이 발견되는 퇴적암뿐 아니라 마그마가 지표 가까운 곳까지 올라와서 퇴적된 화산암 등이 있습니다. 경상분지는 어떻게 생겨난 곳일까요? 그 해답은 판 (plate)의 움직임에 있습니다. 판이란 땅과 해저 바닥을 받치고 있는 맨틀의 가장 바깥 부분의 차갑게 식은 곳으로, 현재의 땅과 해저 바닥도 여러 개의 판이 받치고 있습니다. 이 판들은 맨틀이 대류작용 (온도에 따라 내부에서 컨베이어 벨트처럼 순환을 하는 작용)에 따라서 움직이게 되는데, 이 움직임의 결과로 판끼리 충돌하거나, 심지어 판이 다른 판 아래로 들어가는 섭입작용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 결과가 지진과 화산이죠.

현재 지구의 판 구조. 출처-https://ko.wikipedia.org/wiki/%ED%8C%90_%EA%B5%AC%EC%A1%B0%EB%A1%A0

 

 과거 1억 1천만 년 전 즈음에 동아시아 대륙에서 큰 판 구조운동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동아시아 대륙 밑으로 이자나기판 이라는 판이 섭입, 즉 다른 판의 밑으로 들어가는 판구조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이 작용의 결과로 당시 동아시아에서 현재 한반도와 일본 열도를 이루는 지역에는 여러 화산이 활과 비슷한 형태를 이루면서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화산호라고 합니다). 9천만 년 전 즈음부터는 본격적으로 화산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이 판 구조운동의 결과로 만들어지게 된 분지가 바로 경상분지입니다. 즉, 판의 움직임, 그리고 그로 인해서 만들어지게 된 여러 화산의 활동 결과가 바로 경상분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판의 섭입. 출처-https://ko.wikipedia.org/wiki/%EC%84%AD%EC%9E%85

 

 경상분지를 이루고 있는 지층은 연대에 따라서 여러 지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크게 화산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기 전에 육지에서 퇴적물이 쌓여서 만들어진 신동층군과 햐양층군, 그리고 9천만 년 전 즈음부터 활발하게 일어난 화산활동의 결과로 마그마가 굳어져서 만들어진 유천층군이 있습니다. 이 모든 층군들을 묶어서 경상누층군이라고 하죠. 그리고 이 누층군에 속하는 지층들이 모여있는 분지를 경상분지라고 합니다. 이중 화석들은 (아마 지질학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으신 분들도 예상할 수 있으시듯) 신동층군과 하양층군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경상분지의 위치. 출처-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750252&cid=61234&categoryId=61234

 경상분지에서 화산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을 때 북서쪽 지역에서는 판과 판 사이에서 주향이동단층 즉, 상하로 미끄러지듯 움직여서 일어나는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 결과로 소규모의 퇴적분지가 여러 지역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공룡발자국이 많이 발견된 해남의 퇴적층 또한 이때 일어난 작용으로 만들어지게 된 것이지요.

 경상분지를 만든 이자나기판의 섭입작용은 5천만 년 전 즈음에 완전히 섭입되어 사라지게 되면서 끝나게 되었습니다. 섭입작용이 끝나고 난후에 태평양판의 움직임으로 인해 동해가 형성되게 되면서 한반도와 일본 열도가 갈라지게 되어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경상분지가 만들어지게 된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1억 1천만 년 전 즈음에 동남쪽에서 이자나기 판이 동아시아 대륙 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2). 이자나기 판이 들어가게 되면서 화산이 생성되고 9천만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당시 호수환경에서 만들어진 퇴적층 위로 마그마가 쌓이면서 분지를 형성하게 되었다.

 

(3). 1억 1천만 년 전 즈음에 시작된 판구조운동은 5천만 년 전 즈음에 끝나게 되었다.

 

 이러한 판의 움직임 결과 현재 경상도 지역에 넓은 분지가 만들어져서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동시에 공룡이 살던 시대에 여러 지층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자 그러면 경상분지에 있는 퇴적층에서는 주로 어떤 화석들이 발견되는 걸까요? 그에 대해선 다음 글에서 이어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계속)

 

연구 출처-

 

Chough, S. K., & Sohn, Y. K. (2010). Tectonic and sedimentary evolution of a Cretaceous continental arc–backarc system in the Korean peninsula: new view. Earth-Science Reviews, 101(3-4), 225-249.

 

Choi, D. K. (2014). Geology and tectonic evolution of the Korean Peninsula. Seoul: Seoul National University Press (in Korean with English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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