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학 이야기

동해가 만들어진 과정-한반도와 일본 열도의 분화에 대한 3가지 모델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0. 12. 11. 22:20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입니다. 우리나라의 서쪽과 중국과 사이에서 서해, 남쪽으로 남해, 동쪽으로 동해가 있지요. 동해는 우리나라 바다 중 가장 수심이 깊은 바다이며, 태평양이나 인도양, 대서양 같은 거대한 바다에서 관측되는 해류의 이동이 동해에서 관측이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해는 대양은 아니지만, 대양에서 일어나는 해류의 흐름을 연구할 때 참고가 되는 바다이기도 하지요. 그러면 이 동해는 어떻게 생겨난 걸까요?

동해안의 망상해수욕장 풍경. 출처-https://pixabay.com/ko/photos/%EB%A7%9D%EC%83%81%ED%95%B4%EC%88%98%EC%9A%95%EC%9E%A5-%EB%8F%99%ED%95%B4-%ED%95%9C%EA%B5%AD-%EB%82%9A%EC%8B%9C-887996/

 오랫동안 한반도와 일본 열도는 하나의 거대한 땅으로 붙어있었습니다. 공룡이 현재 진주, 화순, 대구, 그 외에 남해안 지역에 발자국을 남기던 시절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한반도와 일본 열도는 하나의 땅덩어리도 붙어있었지요. 그러다가 공룡이 멸종하고 신생대에 들어서면서 분열이 일어나게 되었고, 그 결과 현재의 동해가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일본 열도가 분열되면서 동해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러면 이 분열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을까요?

 일본 열도의 분열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가에 대해선 1980년도에 처음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1985년까지 2가지 모델이 제안되었습니다. 부채꼴 열림 모델과 인리형 열림 모델이지요. 

 

판과 판의 움직임.

이야기를 시작하기 앞서서 간략히 설명할 것이 있는데, 바로 지구의 구조, 정확히는 땅과 바다를 이루고 있는 판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지질학계에서는 땅과 바다를 이루고 있는 지각이 여러 판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판구조론이라고 하지요. 판구조론에 따르면, 지구의 표면은 여러 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판들이 움직이면서 단층(층이 대각선 모습으로 갈라진 것. 단층을 따라 지진이 일어나거나 층이 움직인다.)이 형성되거나 하지요.

판구조론에 따른 지구 표면의 여러 판. 출처-https://ko.wikipedia.org/wiki/%ED%8C%90_%EA%B5%AC%EC%A1%B0%EB%A1%A0#/media/%ED%8C%8C%EC%9D%BC:Plates_tect2_ko.svg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일본 열도는 유라시아판과 북아메리카판에 걸쳐서 존재합니다. 

 

 

(1). 부채꼴 열림 모델, 부채꼴 확장설

 부채꼴 열림 모델, 또는 부채꼴 확장설은 1983년에 제안된 모델입니다. 이 모델에 따르면,  일본 열도가 과거 신생대에 회전하면서 대륙에서 떨어져 나왔다고 합니다. 이 모델에 따르면 일본 열도의 북부가 반시계방향으로, 남부가 시계방향으로 회전을 하면서 떨어져 나와서 현재 일본 열도가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동해가 생겨났습니다.

 일본 열도는 본래 대륙에 붙어있었다가 일본 열도의 남서부 지역이 9천 2백만 년 전부터 시계방향으로 회전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가 2천 8백만 년에 완전히 떨어져 나왔는데, 이때 동해가 처음 생성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일본 열도는 1천 2백만 년 전에 회전을 멈추게 되었지요. 동시에 북동부 지역도 반시계방향으로 회전을 하면서 떨어져 나와서 현재의 일본 열도를 이루게 되었지요. 따라서 이 모델에서 동해는 2천 8백만 년 전에 생성되었고 1천 2백만 년 전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부채꼴 열림 모델. 위는 2천 8백만 년 전, 아래는 1천 2백만 년 전의 모습이다. 출처-Otofuji et al,. (1985).

인리형 열림 모델, 이단계 확장설

 인리형 열림 모델, 또는 이단계 확장설은 1985년에 제안된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일본 열도가 대륙에서 남쪽으로 떨어져 나왔다는 모델입니다. 부채꼴 열림 모델과는 달리 똑같이 대륙에서 떨어져 나왔지만, 땅이 회전을 하지 않았다는 차이점이 있지요. 인리형 열리 모델에 따르면 일본 열도는 총 4번의 단계를 거치면서 떨어져 나왔다고 합니다. 간단히 보면, 1: 대륙에서 갈라져 동해가 막 생성되는 단계. 2: 일본 열도가 남북으로 압력을 받아 늘어나는 단계. 3: 일본 열도가 남쪽으로 이동하는 단계. 4: 움직임을 멈추고 아래, 옆에서 압력을 받아 현재의 일본 열도의 모습 및 동해가 생성되는 단계.

 

(1). 일본 열도의 분열은 4천만 년 전부터 분화가 시작되었는데,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의 단층(양산 단층, 쓰시마 단층 등등)을 따라 이동한 움직임으로 일본 열도와 사할린이 대륙에서 처음 갈라져서 동쪽으로 떨어져 나왔습니다.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에서 첫 번째 개방이 시작되었지요.

일본 열도의 분화. 별표시가 단층이 위치한 곳이다. 출처-Lallemand, S., & Jolivet, L. (1986).

(2). 기존에 위치했던 단층의 영향이 끝나면서 한반도 동쪽 라인을 따라 위치한 다른 단층(동한 단층)의 영향을 남쪽에서 받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일본 열도가 남쪽과 북쪽으로 늘어나게 되었지요. 

일본 열도가 남북으로 늘어나는 모습. 출처-Lallemand, S., & Jolivet, L. (1986).

(3). 다음 단계에서 기존의 단층의 움직임이 멈추고 다른 단층의 움직임이 일어나서 두 번째 개방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 현재 동해가 위치한 지역에 위치한 오키, 토야마 단층 등의 움직임으로 일본 열도가 남쪽으로 이동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단계는 2천 5백만 년에서 1천 2백만 년 동안 일어났다고 합니다.

단층의 영향으로 남쪽으로 이동하는 일본 열도. 출처-Lallemand, S., & Jolivet, L. (1986).

(4). 남쪽으로 떨어지는 일본 열도의 분열은 7백만 년 전부터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백만 년 전 부터 일본 열도 남쪽에 위치한 필리핀 판과 일본 열도의 동쪽에 위치한 태평양판과 북아메리카판이 이동하면서 유라시아판의 동쪽 끝에 위치한 아무리안판 을 압박하여서 현재의 일본 열도 및 동해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모델에서 동해는 4천만 년 전부터 2백만 년 전까지 시간 동안 형성되고 변형되어 왔습니다.

인리형 열림 모델의 마지막. 여러 판의 압력으로 현재 동해의 모습이 만들어졌다. 출처-Lallemand, S., & Jolivet, L. (1986).

 

두 모델을 합친 새로운 모델

 1992년 프랑스 학자 졸리베는 두 모델을 합친 새로운 모델을 제안하였습니다.  혼합된 모델에서는 3천만 년 전~ 2천 3백만 년 전에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의 움직임으로 인해 일본 열도가 처음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갈라지면서 일본 열도가 회전 하면서 멀어지게 되었죠.  그러다가 북상하던 필리핀 판과 태평양판이 1,000만 년 전부터 강하게 압력을 가하여서 일본 열도가 떨어지는 일이 멈추게 되었고 그 결과 현재의 동해의 모습을 하게 되었다는 모델입니다. 따라서 이 모델에서 동해는 2천 3백만 년 전부터 서서히 생성되다가 1천 5백만~1천만 년 전에 현재 동해의 모습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모델을 합친 모델에 따라 동해의 형성과정을 설명한 그림. 출처-http://ecotopia.hani.co.kr/1963

 

 

연구 출처-

Lallemand, S., & Jolivet, L. (1986). Japan Sea: a pull-apart basin?. 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s, 76(3-4), 375-389.

 

Otofuji, Y. I., Matsuda, T., & Nohda, S. (1985). Opening mode of the Japan Sea inferred from the palaeomagnetism of the Japan Arc. Nature, 317(6038), 603-604.

 

Yoon, S. H., & Chough, S. K. (1995). Regional strike slip in the eastern continental margin of Korea and its tectonic implications for the evolution of Ulleung Basin, East Sea (Sea of Japan). Geological Society of America Bulletin, 107(1), 83-97.

 

최덕근. (2014). 한반도 형성사.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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