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물학 이야기

공룡에서 새로(4) -뭉쳐라 꼬리야-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2. 5. 26.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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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포스팅에서 과거 공룡과 공존하였던 이빨이 달린 새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새의 진화사를 보면 이빨 외에도 눈여겨봐야 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꼬리입니다. 오늘날 새들과 공룡의 뼈를 보면 가장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는 부분이 바로 이빨과 앞발 (후에 새로 진화하면서 날개로 변이), 꼬리라고 할 정도로 눈에 띄는 차이점을 보입니다. 이 중에서 앞발 즉 날개와 이빨의 화석기록에서는 살펴보았지만, 살펴보지 않은 부분이 바로 꼬리입니다. 

공룡 콤프소그나투스(좌)와 닭(우)의 골격. 화살표는 꼬리를 표시하였다.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Compsognathus_longipes_skeleton_reconstruction_munich.jpg (콤프소그나투스),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Rooster_skeleton.jpg (닭).

 

1. 새의 꼬리뼈

 새는 공룡, 그리고 꼬리를 가진 여타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매우 짧은 꼬리뼈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새의 꼬리뼈가 여러 개가 퇴화 및 융합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융합된 꼬리뼈를 미단골(pygostyle)이라고 합니다. 이 뼈에는 근육이 붙어있는데, 이 근육에는 꽁지깃이라는 꼬리 깃털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미단골에 부착된 근육을 통해서 새는 이 꽁지깃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새는 비행을 할 때 꽁지깃을 움직여서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새의 골반 및 꼬리뼈. 꼬리뼈 끝의 일부가 융합되어서 미단골을 형성한다.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ird_Pelvic_Girdle_Skeleton.png
검은물망새. 검은색 화살표로 꽁지깃을 표시. 출처-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Junco_showing_tail_feathers.JPG

 화석기록을 보면 새의 이 꽁지깃이 달리는 근육이 부착된 뼈, 그러니까 미단골의 진화과정에 대해선 화석기록이 제법 풍부하게 남아있습니다. 꽁지깃을 가진 새 중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기록은 1억 3천 2백만 년 전 즈음에 살았던 에오콘푸키우소르니스(Eoconfuciuornis)로, 이 새는 2가닥의 신체보다 더 긴 꽁지깃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음 문단에서 미단골의 진화에 대한 화석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에오콘푸키우소르니스의 골격. 출처- Zhang & Benton (2008).

 

2. 공자왈 맹자왈

 새는 계통학적으로 조강(ave)에 속합니다. 우리가 다 아는 시조새 역시 이 안에 들어가지요. 그런데 조강에 속하는 분류군이라고 모두 미단골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시조새만 해도 긴 꼬리를 가지고 있을뿐이니 말이죠. 미단골을 가진 새를 피고스틸리아(pygostylia)라고 합니다. 이 분류군에서는 공자새라는 새가 속하는 공자새형목(Confuciusornithiformes)과 오르니토토라케스(Ornithothoraces)이 존재합니다. 

 먼저 공자새를 살펴보자면, 이 새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중국의 4대성인 공자의 이름에서 따온 새입니다. 정확한 학명이 콘푸키우소르니스(Confuciusornis)인 이 새는 1995년에 처음 학계에 보고되었습니다. 이 새는 꼬리뼈의 거의 마지막뼈인 8번쨰~10번째 즈음의 꼬리뼈가 미단골로 융합되어있다고 합니다. 융합된 미단골의 길이는 첫 번째 꼬리뼈보다 40% 길다고 하네요.

공자새의 화석.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Confuciusornis
공자새의 골격.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이 미단골이다 출처- Hou et al (1995)

 현재까지 알려진 공자새형목에 속하는 새들은 총 4속이 있습니다 공자새인 콘푸키우소르니스외에도 에오콘푸키우소르니스, 창천고르니스(Changchengornis), 양가비스(Yangavis)가 있습니다. 이 새들은 오늘날 새와 비슷하게 부리에 이빨이 없고 꼬리뼈가 융합된 미단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창천고르니스.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Changchengornis_550_CER.JPG
양가비스의 골격. 출처- Wang & Zhou (2019).

 공자새형목에 속하는 새들은 1억 3천만 년 전부터 1억 2천만 년 전까지 시기의 지층에서 주로 발견되었습니다. 모두 중국에서 발견되었지요. 이는 이 새들에 대해선 아직도 연구할 것이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과연 다른 대륙이나 지역에선 이 새들이 살았을까요? 살았다면 어느 지역에서 어떤 모습의 새가 주로 살았을까요? 아직 연구거리가 많은 분류군입니다.

 이 새들은 또한 언뜻 보면 오늘날 새랑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이빨이 없는 부리에 융합된 미단골, 날개, 거기에 몇몇새에서 보이는 멋진 꽁지깃...하지만 오늘날 새는 여기에 속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새들과 이들은 해부학적으로 어떤 차이점이 있는 걸까요? 그 차이점은 바로 가슴에 있습니다.

 

3. 가슴뼈의 융합과 오늘날 새로 진화

 공자새형목 외에도 미단골을 가진 분류군은 오르니토토라케스가 있습니다. 이 분류군은 1994년에 처음 제안되었는데 오늘날 새들도 여기에 속합니다. 이 분류군에 속한 새들은 공자새형목과는 달리 가슴뼈가 융합되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오늘날 새들을 보면 가슴뼈가 융합되어서 용골돌기(keel)라는 뼈를 이루었습니다. 이 뼈는 새가 날개짓하는 근육이 뭉쳐서 날갯짓을 강하게 할 수 있게 합니다.

비둘기의 용골돌기. 이 뼈는 새의 가슴뼈가 융합되어서 만들어진 뼈이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Keel_(bird_anatomy)

 화석기록을 보면 이 새의 용골은 오르니토토라케스라는 분류군에서 나타났습니다. 이 새들은 위의 공자새형목에 속하는 새와는 달리 좀 더 넓게 넓게 분포하였습니다. 가장 오래된 화석기록은 대략 1억 6천만 년~1억 4천만 년 전에 영국에서 살았던 어느 새의 화석기록으로, 보존률이 좋지는 않아 정확히 어떤 새인지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오르니토토라케스에 속한 새들의 화석기록은 영국과 러시아, 루마니아, 프랑스, 일본에서 화석기록이 발견된 바 있지만, 가장 많은 기록은 역시 중국에서 보고되어왔습니다. 이전 글에서 이야기하였던 중국에서 발견된 이빨을 가진 새인 펜고르니스, 보하이오르니스, 술카비스, 에오펜고르니스, 파라펜고르니스, 주노르니스만 해도 모두 이 분류군에 속하지요. 이 분류군은 공자새형목보다 더 많은 화석기록에 더 많은 분류군이 보입니다. 

 오르니토토라케스는 두 분류군으로 나누어집니다. 한 분류군은 이빨과 발톱을 가진 에난티오르니테스(Enantiornithes), 그리고 다른 분류군은 오늘날 새처럼 완전히 짧아지고 융합된 미단골을 가지고 있는 에우오르니테스(Euornithes)입니다. 오늘날 새들은 에우오르니테스에 속합니다.

 

 날개, 이빨, 꼬리등 새는 진화하면서 여러 특징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이런 특징들은 모두 원시조류에 속하는 공룡에서 변화가 된 것이죠. 공룡에서 새로 진화하는 과정의 화석기록은 매우 풍부해서 학자들은 이 진화가 진행될 동안 어떤 변이가 등장하였는지를 정리하고 또 정리하였습니다. 다음 글에선 마지막으로 이 과정을 총정리한 몇몇 연구를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계속)

 

연구 및 자료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Keel_(bird_anatomy)

 

https://en.wikipedia.org/wiki/Ornithothoraces

 

 Chiappe, Luis; Calvo, J.O. (1994). "Nequenornis volans, a new Late Cretaceous bird (Enantiornithes:Avisauridae) from Patagonia, Argentina". 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14 (2): 230–246. doi:10.1080/02724634.1994.10011554

 

Hou, L. H., Zhou, Z., Martin, L. D., & Feduccia, A. (1995). A beaked bird from the Jurassic of China. Nature, 377(6550), 616-618.

 

Mosby’s Veterinary, P. D. Q. (2011). Veterinary Diagnostic Imaging. Birds, Exotic Pets and Wildlife. Veterinary Record.

 

Wang, X., O'Connor, J. K., Zheng, X., Wang, M., Hu, H., & Zhou, Z. (2014). Insights into the evolution of rachis dominated tail feathers from a new basal enantiornithine (Aves: Ornithothoraces). Biolog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 113(3), 805-819.

 

Wang, M., & Zhou, Z. (2019). A new confuciusornithid (Aves: Pygostylia) from the Early Cretaceous increases the morphological disparity of the Confuciusornithidae. Zoolog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 185(2), 417-430.

 

Wang, M., O’Connor, J. K., Pan, Y., & Zhou, Z. (2017). A bizarre Early Cretaceous enantiornithine bird with unique crural feathers and an ornithuromorph plough-shaped pygostyle. Nature Communications, 8(1), 1-12.

 

Wang, M., O’Connor, J. K., & Zhou, Z. (2019). A taxonomical revision of the Confuciusornithiformes (Aves: Pygostylia). Vertebrata Palasiatica, 57, 1-37.

 

Zhang, F., Zhou, Z., & Benton, M. J. (2008). A primitive confuciusornithid bird from China and its implications for early avian flight. Science in China Series D: Earth Sciences, 51(5), 625-639.

 

Zheng, X., Wang, X., O'connor, J., & Zhou, Z. (2012). Insight into the early evolution of the avian sternum from juvenile enantiornithines. Nature Communications, 3(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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