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물학 이야기

공룡에서 새로(5) -공룡에서 새로 가는 과정-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2. 6. 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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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새가 진화하면서 생긴 몇 가지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이빨, 꼬리뼈, 날개에서 여러 변화가 있었지요. 그러면 공룡에서 새로 진화하는 과정을 학자들은 어떻게 이야기할까요? 이번 글에선 마지막으로 새의 진화에 대한 과거 학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새의 진화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1. 과거 학자들의 이야기

 1853년에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판한 이후로 아주 획기적인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바로 시조새이죠. 1860년에 독일 학자 크리스티안 에리히 헤르만 폰 마이어가 깃털 화석을 처음 발견한 이래로 1861년부터 2010년까지 12개체의 시조새 표본이 발견되었습니다. 발견된 표본들은 주로 독일에서 발견되어 현재 독일의 여러 박물관과 영국의 자연사 박물관에서 보관되고 있습니다. 이 시조새의 발견 이후로 독일 바바리아에서 예쁜 턱이라는 뜻의 학명인 콤프소그나투스(Compsognathus)라는 공룡이 1861년에 보고되면서 새는 공룡에서 유래하였다는 가설이 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여러 시조새 표본 중에서 가장 유명한 표본인 베를린 표본. 출처- https://ko.m.wikipedia.org/wiki/%ED%8C%8C%EC%9D%BC:Archaeopteryx_lithographica_(Berlin_specimen).jpg
독일 바바리아에서 발견된 콤프소그나투스의 골격 복제본.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Compsognathus#/media/File:Compsognathus_longipes_cast_3.jpg

 그런데 이 가설은 얼마 후에 잠시 사장되었습니다. 1926년에 덴마크의 고생물학자였던 게르하르트 하일만(Gerhard Heilmann) 은 자신의 저서 '새의 기원'에서 공룡과 새는 조치류(Thecodont)라고 하는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결정적인 이유는 새가 날개짓할 때 쓰이는 가슴근육이 부착되는 뼈인 창사골(furcula)이라는 뼈가 그때까지 발견된 어떤 공룡에서도 관측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하일만의 이 주장은 40년 후인 1969년에 와서야 반박이 이루어졌습니다. 

게르하르트 하일만의 초상화.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Gerhard_Heilmann
새의 기원의 1972년판 표지.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The_Origin_of_Birds

 1969년에 미국 예일대학교의 존 오스트롬 교수는 새로운 공룡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데이노니쿠스(Deinonychus)라고 명명된 이 공룡은 재미있는 특징이 보였습니다. 1부에서 이야기하였던 손목뼈의 흔적이 보였던 것입니다. 거기에 더해서 공룡의 화석에서 하일만의 주장과는 다르게 창사골이 발견되면서 마침내 새가 공룡에서 기원하였다는 가설이 다시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해부학적인 특징 외에도 행동학적, 분자생물학적 등등 여러 부분에서 새와 공룡의 공통점이 점점 밝혀지면서 현재 새가 공룡에서 기원하였으며, 아예 공룡의 한 종류라는 주장은 현재는 정설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존 오스트롬 교수.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John_Ostrom
티라노사우루스의 창사골 스케치. 출처- Lipkin & Horner (2007).

 

 

2. 3단계로 나누어지는 진화

 2018년에 이탈리아의 고생물학자 안드레아 카우 박사는 새의 진화과정에서 3단계의 신체 변화가 일어났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기존에 발견된 여러 화석의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였지요. 이 연구는 공룡보다 더 이전 파충류에서부터 새까지를 기준으로 하였습니다.

 

(1). 헉슬리안 단계 (Huxleyian stage)

헉슬리안 단계는 '다윈의 불독'이라는 별명을 가진 영국의 동물학자 토마스 헉슬리의 이름에서 따온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 속하는 새의 조상은 대략 2억 4천 5백만-1억 8천 5백만 년 사이에 살았습니다. 이 단계에서 새의 조상은 오늘날 악어와 공통조상에서 아직 갈라지지 않았던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새의 조상은 측면으로 납작한 이빨을 가지고 있었고, 아직 4발로 걸어다니면서 신체는 아직 깃털이 없고 비늘이나 뼈로 된 껍질인 골편(osteodem)에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언뜻 생각해보면 오늘날 새와 전혀 매치가 안되는 모습이지만, 이 단계에서 골반에 위치한 척추뼈의 앞쪽에 위치한 뼈에서 오늘날 새에서 보이는 것처럼 공기를 포함하는 형질인 함기성 형질을 가지며, 꼬리뼈가 경직이 되는 등 후에 나타나는 육식공룡 및 새에서 보이는 특징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2). 오스트롬 단계 (Ostromian stage)

 오스트롬 단계는 위에서 나왔던 예일대학교의 존 오스트롬 교수의 이름에서 따온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 속하는 새의 조상은 대략 1억 8천 5백만 년 전-1억 4천 5백만 년 전 사이의 사이에 살았습니다. 이 시기에 새의 조상은 이빨의 변화로 인해서 육식성에서 잡식성으로 변화하였습니다. 거기에 앞다리가 길어지고 반대로 뒷다리는 짧아졌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꼬리뼈 역시 짧아지면서 몇몇 분류군에서 미단골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몸집도 매우 작아지면서 아예 나무에서 살던 종도 존재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3). 마르시안 단계(Marshian stage)

 마르시안 단계는 미국의 고생물학자 오스니엘 마시의 이름에서 따온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 속한 새의 조상은 1억 4천 5백만 년 전-8천 5백만 년 전 사이의 사이에 살았습니다. 이 시기에 새의 조상은 오늘날 새와 유사해졌습니다. 가슴근육의 발달 및 흉골이 융합되어 용골돌기를 형성하면서 오늘날 새처럼 날갯짓을 강하게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빨도 사라지면서 이빨이 없는 부리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새의 진화는 수천만 년에서 1억 년이 넘는 긴 시간에 걸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만큼 새는 진화를 하면서 여러 변화를 겪어왔다는 것을 뜻하죠. 그러면 새는 어쩌다가 비행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일까요? 여기에는 나무를 기어올랐다가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서 뛰어내리면서 활강 능력을 얻게 되어 비행으로 이어졌다는 가설, 빠르게 달리다가 비행 능력을 얻게 되었다는 가설, 경사로를 효율적으로 오르기 위해서 앞다리를 빠르게 움직이다가 비행 능력을 얻게 되었다는 가설 등 여러 가설이 존재합니다. 그러데 몇몇 학자들은 새의 비행 능력 진화를 단순히 가설 하나로만 볼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새의 조상은 여러가지 복잡한 환경에서 서식하면서 여러 방식으로 비행 능력을 얻었다는 일종의 통합설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어떤 주장이 정답인지 아직 정확히 알 수는 없어 앞으로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룡과 새의 관계는 이야기 할 것이 아주 많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 한 이야기는 그중 일부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앞으로도 또 어떤 연구가 이루어져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연구 및 자료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Archaeopteryx

 

https://en.wikipedia.org/wiki/Gerhard_Heilmann

 

https://en.wikipedia.org/wiki/Origin_of_avian_flight

 

Andrea, C. A. U. (2018). The assembly of the avian body plan: a 160-million-year long process. Bollettino della Società Paleontologica Italiana, 57(1), 2.

 

Lipkin, C., Sereno, P. C., & Horner, J. R. (2007). The furcula in Suchomimus tenerensis and Tyrannosaurus rex (Dinosauria: Theropoda: Tetanurae). Journal of Paleontology, 81(6), 1523-1527.

 

Segre, P. S., & Banet, A. I. (2018). The origin of avian flight: finding common ground. Biolog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 125(2), 45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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