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물학 이야기

성장하면서 모습이 바뀌는 공룡(2) -자라면서 변하는 공룡의 이빨-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2. 4. 2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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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룡은 성장하면서 사람과는 다르게 여러 변화가 있음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몇몇 연구 결과에 의하면, 공룡은 이빨에서도 성장을 하면서 변화를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1. 이빨이여 안녕!

 사람은 어릴 때 젖니를 가지고 태어났다가 이빨을 뽑고 나면 영구치를 가지게 됩니다. 이는 사람뿐 아니라 포유류의 특징이라고 이야기했었죠. 보러 가기 그런데 공룡 중에선 태어났을 땐 이빨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자라면서 이빨을 잃어버리는 공룡도 있었다고 합니다. 리무사우루스 이네스트리카빌리스(Limusaurus inextricabilis)라고 하는 이 공룡은 중국에서 발견된 대략 1억 6천만 년 전 즈음에 살았던 공룡입니다.

 

 

 

리무사우루스의 모습.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Limusaurus_runner.jpg

 

 2017년에 중국 서우두사범대학(Capital Normal University)의 왕 슈오 교수와 중국, 미국 연구진은 리무사우루스의 특징을 하나 보고하였습니다. 바로 이 공룡이 어릴 적에는 이빨을 가지고 있지만 자라면서 이빨을 잃어버린다는 특징이죠. 연구진은 총 78개체의 갓 태어난 개체부터 다 자란 개체의 리무사우루스의 두개골을 CT로 스캔하였습니다. 놀랍게도 이 공룡은 어린 시절에는 턱에 이빨을 가지고 있었으나 다 자란 개체는 이빨이 없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구진은 이 공룡의 성장 과정을 몸 크기와 골격의 조직구조를 토대로 총 5단계로 분류하였습니다. 그중에서 1,2단계는 이빨이 존재하였고 4단계, 5단계에서는 이빨이 부재하였습니다. 1단계에서는 턱의 전상악골(위턱의 가장 앞쪽에 존재하는 턱뼈.)에 1개, 상악골(전상악골 다음으로 위턱뼈를 이루는 뼈)에 8개, 그리고 아래턱뼈에 12개의 이빨이 있었습니다. 2단계에서는 전상악골에 1개, 상악골에 5개, 아래턱뼈에 11개의 이빨이 있었지요. 특이하게도 2단계의 이빨에서는 치면(tooth facet) 혹은 흡수홀(resorption pits)로 보이는 구조가 존재하였습니다. 치면은 이빨에 물리적 혹은 화학적인 작용이 일어나서(간단하게는 위, 아래 이빨끼리 부딪쳐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이빨이 닳아서 생기는 면을 뜻합니다.. 흡수홀은 이빨을 이루는 세포가 파괴되어서 흡수되는 구멍을 이야기하지요. 연구진은 이러한 특징이 2번째 단계에서 나타난다는 점을 들어서 2번째 단계에서 이빨이 기능을 잃고 이빨이 다시 자라는 기능이 사라졌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리무사우루스의 성장에 따른 이빨의 변화. A, F=1단계, B,G=2단계, C,H=4단계, D=2단계의 중간 부분을 수직으로 본것, E=4단계를 수직으로 본 것. 출처- Wang et al (2017).

 

 이런 변화는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연구진은 리무사우루스가 성장을 하면서 식생활이 바뀌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주로 곤충을 (몸크기가 작기 때문에 다른 공룡을 사냥하긴 어려웠겠죠.)먹다가 다 자라면 식물을 먹었을 것으로 결론 지었지요. 왜 식물을 먹었다고 결론을 지었냐면 리무사우루스의 복부에서 위석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위석은 주로 초식을 하는 공룡의 복부에서 발견되는 돌이지요. 주로 소화를 돕기 위해서 삼키는 돌입니다 (다만 오늘날 동물 중에선 악어나 조류도 위석을 삼키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2. 자라면서 편식을 하눈 공룡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님들은 양육과 관련해서 여러 고민을 할 때가 많습니다. 그중 하나는 편식이지요. 저도 유치원에서 사회복무를 하던 시절에 아이들 편식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공룡을 연구한 어느 연구에 의하면, 공룡 중에는 어릴 적에는 여러 종류의 먹이를 먹다가 성장하면 몇 가지의 먹이만 먹었던 것으로 보이는 공룡이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어릴때는 안하던 편식을 다 자라서는 하는 것이죠. 그 주인공은 현재까지 발견된 여러 공룡 중에서 나름 유명한 목 긴 공룡인 디플로도쿠스(Diplodocus)로 추정되는 공룡의 것이지요. 이 공룡의 머리뼈 화석은 2010년에 미국 몬태나주 남쪽에 분포한 어머니의 날 채석장(Mother's day quarry)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발견된 머리뼈는 대략 24cm 길이의 매우 작은 공룡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길이는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큰 디플로도쿠스의 두개골보다 40% 정도의 작은 크기이지요. 이 작은 공룡은 CMC VP14128이라는 표본명을 부여받았습니다.

 

 

어린 디플로도쿠스로 추정되는 공룡의 두개골. 1- 2- 3- 4- . 출처- Woodruff et al (2018).

 

 2018년에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의 캐리 우드루프(Cry Woodruff)연구원과 미국의 연구원은 이 공룡의 두개골을 성체와 비교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눈에 띄는 차이점은 1) 성체와 비교해보면 주둥이가 짧다, 2) 이빨의 형태가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었지요.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2번째입니다. 다 자란 디플로도쿠스의 이빨은 주로 못이나 말뚝처럼 생겼습니다. 주둥이 앞쪽에 못처럼 생긴 이빨이 빼곡이 나열되어 있죠. 그 반면에 어린 공룡의 이빨은 좀 달랐습니다. 우선 주둥이 앞쪽에 나 있는 이빨은 다 자란 디플로도쿠스처럼 못과 비슷한 이빨이 존재하였습니다. 그런데 뒤쪽에 나 있는 이빨은 그 형태가 달랐습니다. 이빨의 길이가 갑자기 짧아지고 너비가 넓어졌으며 혀 쪽으로 두꺼운 이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몇몇은 이빨의 위아래가 맞물려서 생긴 치면이 존재하였습니다. 형태도 못이나 말뚝보다는 주걱이랑 더 비슷하였지요. 이런 특징은 디플로도쿠스보다는 다른 공룡인 카마라사우루스와 더 비슷한 특징이었습니다.

 

어린 디플로도쿠스와 카마라사우루스, 다 자란 디플로도쿠스의 이빨 차이. 출처- 어린 디플로도쿠스의 모습. 출처- Woodruff et al (2018).

 

 이빨 형태의 차이. 언뜻 보면 그냥 그런가보다...할 수 있지만, 연구진은 이 차이가 디플로도쿠스가 자라면서 식성에서 차이점을 가지는 증거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시기 목 긴 공룡의 정확한 식성을 알기는 어렵지만, 방사성 동위원소를 통해서 공룡의 식성을 추적한 어느 연구에서 디플로도쿠스는 주로 양치식물이나 쇠뜨기류를 먹으며, 카마라사우루스는 좀 더 많은 나뭇잎과 고사리, 양치식물, 쇠뜨기, 소철류를 먹었을 것이라는 연구가있었습니다. 즉, 더 많은 종류의 식물을 먹었을 것이란 것이죠. 따라서 카마라사우루스와 비슷한 이빨을 어린 디플로도쿠스가 가졌다는 것은 이 공룡들이 어린 시절에는 많은 종류의 식물을 먹다가 다 자라면 몇몇 종류의 식물만 먹었을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주장하였습니다. 아마 어린 시절에는 좀 더 많은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서 많은 종류의 식물을 먹을 수 있도록 주걱과 비슷한 이빨을 발달한 것이겠지요. 

 

어린 디플로도쿠스의 모습. 출처- Woodruff et al (2018).

 생물의 이빨은 먹이 등 여러 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가치가 매우 큽니다. 공룡이나 고생물의 경우라면 말할 것도 없지요. 차후에도 이빨을 통해서 어떤 연구가 이루어질지 기대됩니다.

 

 

연구 및 자료 출처-

 

https://columbian.gwu.edu/no-teeth-no-problem-toothless-dinosaur-lost-baby-teeth-they-grew

 

Wang, S., Stiegler, J., Amiot, R., Wang, X., Du, G. H., Clark, J. M., & Xu, X. (2017). Extreme ontogenetic changes in a ceratosaurian theropod. Current Biology, 27(1), 144-148.

 

Woodruff, D. C., Carr, T. D., Storrs, G. W., Waskow, K., Scannella, J. B., Nordén, K. K., & Wilson, J. P. (2018). The smallest diplodocid skull reveals cranial ontogeny and growth-related dietary changes in the largest dinosaurs. Scientific reports, 8(1),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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