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공룡시대에 살았던 포유류에 대해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보러가기1 보러가기2
이런 사례들은 포유류들이 공룡만큼 생태계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는 않았더라도 엄연히 공룡과 함께 공존하며 살았다는 근거가 되지요. 공룡과 비슷한 시기에 나타난 포유류는 공룡의 그늘 속에서도 당당하게 살아갔던 존재입니다.
포유류는 단궁류라는 분류군에서 진화하였습니다. 단궁류는 양막을 가진 생물의 일종으로, 파충류의 자매분류군에 속하는 척추동물의 한 분류군이자 오늘날 포유류의 조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궁류에는 여러 분류군이 속해있는데, 그중에는 마치 공룡과 비슷하게 생긴 동물도 있어 공룡으로 오해받기도 합니다.
1. 구멍과 이빨이 단궁류를 만든다.
포유류와 파충류에겐 여러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공통점이라면 양막이 있습니다. 양막을 가진 생물은 모두 양막류로 불립니다. 양막류란 알 속에서 성장한 배아나 태아가 양막에 둘러싸인 채로 성장을 하다가 탄생하는 동물들을 이야기합니다. 양막 안에 양수가 들어있어 배아나 태아가 탄생하기 전에 성장하는 물주머니 역할을 합니다. 본래 양서류들은 물 안에 알을 낳았으나, 양막류로 진화한 생물들은 물을 벗어나서 생활하기 위해서 양막을 발달시켰습니다. 탄생 전 배아(그리고 태아)가 말라 죽지 않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죠.
따라서 양막을 발달시킨 후에 양막류는 단궁류와 파충류로 진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화석으로는 어떤것이 단궁류고 어떤 것이 파충류인지 알아보기 어려울 거 같은데...이 둘은 어떻게 구분을 할 수 있을까요?
예전에 지배파충류에 대해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보러가기 지배파충류는 이궁류에 속한 분류군이며, 이는 머리에 존재하는 구멍 (측두창이라고 합니다.)에 따라서 나누어진다고 했었죠. 과거에는 파충류로 분류되었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큰 양막류라는 분류군으로 재분류 되었습니다. 즉, 단궁류와 이궁류 모두 양막류이며 그중에서 이궁류는 파충류에 속하는 것이죠.
그런데 구멍 외에 단궁류를 결정짓는 또 다른 요인이 있습니다. 이빨이죠. 우리 인간은 이빨이 크게 어금니, 송곳니, 앞니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앞니는 음식을 자르고, 송곳니는 찌르고, 어금니는 씹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이빨이 여러 역할로 나누어진 분류군은 오늘날에는 포유류가 유일합니다. 화석기록을 보면 포유류의 이런 이빨은 단궁류 시절부터 서서히 발전시킨 듯 합니다. 단궁류들의 이빨을 보면, 송곳니를 발달시킨 경우가 많은데, 발달한 송곳니, 그리고 이와 더불어서 단궁류들은 진화를 거치면서 어금니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즉. 오늘날 인류가 가진 이빨의 구조가 바로 이 먼 친척들에서부터 나타났던 것이죠.
뭔가 좀 어려운가요? 그림을 보면서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2. 유명한 단궁류 디메트로돈
등에 멋진 돛과 같은 장식물이 존재하는, 마치 파충류처럼 생긴 동물. 대중매체에서 간혹 공룡으로 소개되는 동물. 바로 디메트로돈과 에다포사우루스입니다. 이들은 영화 '쥐라기공원 3'에서 등장하였던 공룡 스피노사우루스와 비슷한 체형 덕분인지 공룡으로 자주 혼동되는 동물들입니다.
그러면 이들은 공룡이나 파충류는 아닐까요? 자 한번 머리뼈를 살펴봅시다. 위에서 이야기하였듯이 공룡이 포함되는 파충류 분류군인 이궁류에는 측두창이라는 구멍이 머리에 2쌍이 존재합니다. 정수리 부분, 눈뒤 부분에 위치하지요. 그러면 다음 그림에서 디메트로돈과 악어의 머리뼈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이 디메트로돈, 오른쪽이 악어입니다. 붉은색으로 원 표시를 한 부분을 보면 아시겠나요? 디메트로돈이나 악어는 모두 눈 뒤에 구멍이 한쌍 존재합니다. 그런데 정수리 부분을 보면 디메트로돈은 구멍이 없지만, 악어는 구멍을 1쌍 가지고 있습니다. 이 구멍은 이궁류의 특징 중 하나이죠. 이런 특징에서 차이가 보이기 때문에 디메트로돈은 이궁류가 아닌 것입니다.
이제 이빨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디메트로돈의 이빨을 보면 언뜻 보기에는 그냥 다 똑같아 보이지만 잘 보면 길게 튀어나온 이빨이 하나 있습니다. 원시적인 형태의 송곳니이지요. 악어랑 비교를 해보면, 악어의 이빨은 형태가 전반적으로 다 비슷합니다. 크기, 모양 모두 말이죠. 이런 식으로 이빨 형태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디메트로돈이 이형치 (Heterodont)를 가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형치는 보통 단궁류에서 (그리고 몇몇 수렴진화를 거쳐서 비슷한 형태의 이빨을 지닌 공룡-예를 들자면 헤테로돈토사우루스-에서)보이는 특징입니다. 이 특징은 포유류에서도 동일하게 보이는 구조이지요.
단궁류의 이런 이빨은 2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형태가 달라진 이빨로 인해서 먹이를 잘 씹을 수 있게 되었고 (, 또한 영구치란 개념이 생겼습니다. 즉, 이빨이 한번 빠지고 새로 나면 죽을 때까지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이죠. 파충류나 어류등 단궁류가 아닌 다른 동물에게는 영구치가 없습니다. 이들은 이빨의 형태가 모두 일치한 형태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왜 단궁류만 영구치라는 개념이 있는 걸까요? 왜냐하면 효율성 때문입니다. 단궁류의 이빨은 형태가 다른 이빨이기 때문에 영구적으로 이빨이 계속 남아있는 것이 이빨의 효율성을 가장 살릴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빨을 이용해서 먹이를 먹을 때 위, 아래 이빨이 서로 마주쳐야 하는데 이빨이 빠지면 그렇게 하지를 못하겠지요? 따라서 영구치를 발달시키게 되었습니다. 파충류나 어류 등은 이빨이 매우 쉽게 빠지고, 빠지는 만큼 계속 이빨이 자란다는 차이점이 있지요. 대신 이들은 먹이를 먹을 때 효율성이 훨씬 더 적습니다. 이들은 먹이를 자르고 씹어먹지를 못합니다. 그냥 먹이를 물고 삼킬 뿐이지요. 악어 같은 경우는 먹이를 물고 몸을 뒤집는 데스롤링이란 움직임으로 먹이를 뜯어서 삼킵니다.
형태가 여러 형태이며 영구적인 이빨. 어째 익숙하지 않나요? 맞습니다. 사람의 이빨이 이런 형태입니다. 즉, 사람의 이빨은 과거 단궁류에서부터 진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이들은 포유류의 조상과 먼 친척인 것이죠.
다만 오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 디메트로돈이나 다른 단궁류 전체가 포유류의 조상인 것인 아닙니다. 단궁류의 한 분류군인 수궁류, 그중에서 키노돈티아에서 포유류가 진화하였습니다. 이에 대해선 다음 장에서 그림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3. 단궁류의 종류
단궁류는 화석기록을 보면 3억년 전 즈음에 지구상에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화석기록을 보면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단궁류는 아르카에오티리스 플로렌시스 (Archaeothyris florensis)라는 단궁류로 보입니다. 이들은 얼핏 보면 그냥 도마뱀처럼 생겼지만 두개골을 보면 위에서 이야기 하였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단궁류는 종류가 정말 많았습니다. 따라서 여기에서 그 모든 종류를 다 다루어볼 수는 없고, 지금은 간단하게 어떤 분류가 있는지 사진, 그림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단궁류는 간단하게 둘로 나누어지는데, 카세아사우리아 (Caseasauria)와 진반룡류 (Eupelycosauria)로 나누어집니다.
진반룡류에는 바라놉스과 (Varanopidae), 오피아코돈과 (Ophiacodontidae), 에다포사우루스과 (Edaphosauridae), 스페나코돈티아 (Sphenacodontia)로 나누어집니다.
이 중에서 스페나코돈티아는 스페나코돈과 (Sphenacodontidae), 그리고 수궁류 (Therapsid)가 있습니다.
수궁류에는 비아르모수키아 (Biarmosuchia), 디노케팔리아 (Dinocephalia), 아노모돈티아 (Anomodontia), 고르고놉시아 (Gorgonopsia), 테로케팔리아 (Therocephalia), 키노돈티아 (Cynodontia)로 나누어집니다.
이 중에서 키노돈티아에 포유류 (Mammalia)가 포함됩니다. 정확히는 포유류와 그에 아주 가까운 분류군인 포유형류 (Mammaliformes)가 들어가지요. 여기에 포유류도 들어갑니다.
4. 공룡시대의 단궁류
지금까지 단궁류를 살펴봤습니다. 그러면 한 가지 의문점이 생깁니다. 지금은 포유류를 제외한 모든 단궁류가 멸종한 것일까요? 맞습니다. 대부분의 단궁류는 늦어도 공룡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인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멸종하였습니다. 다만 의외의 사실로 공룡이 살던 시절에는 포유류 외의 단궁류가 살았다는 것이 화석기록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공룡이 한참 돌아다니던 시절에도 다른 작은 포유류들과 함께 아시아, 유럽, 북미, 아프리카에서 포유류가 아닌 단궁류가 소수나마 살아남아 돌아다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대부분은 키노돈티아, 그러니까 포유류와 매우 가까운 분류에 속하는 단궁류들이 발견되었습니다. 비록 공룡에 밀리고 후에는 완전히 멸종하였지만, 단궁류들은 자기들 나름대로 늦은 시기까지 살아왔다는 것을 화석기록으로 알 수 있습니다. 다만 공룡시대 이전에는 주로 지구를 지배하였지만 공룡시대 이후에는 주로 쥐와 비슷한 작은 크기의 단궁류들이 살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생태계의 주요 위치를 공룡이 차지하였기 때문이지요.
연구 및 자료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Synapsid#cite_note-ReferenceA-51
https://en.wikipedia.org/wiki/Synapsid
Bonnan, M. F. (2016). The bare bones: An unconventional evolutionary history of the skeleton. Indiana University Press.
Lasseron, M. (2019). Enigmatic teeth from the Jurassic–Cretaceous transition of Morocco: The latest known non-mammaliaform cynodonts (Synapsida, Cynodontia) from Africa?. Comptes Rendus Palevol, 18(7), 897-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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