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발견된 특이한 갑옷 공룡

 공룡은 여러 종류가 존재합니다. 그중에서 새의 골반과 비슷한 골반을 가진 공룡 무리를 조반목(Ornithschian)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크게 티레오포다(Thyreopoda)와 신조반류(Neornithschia)로 나누어집니다. 티레오포라에 속하는 공룡은 모두 등에 장식을 가진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갑옷 공룡, 스테고사우루스등등이 모두 티레오포다에 속하지요.

스테고사우루스(좌)와 에드몬토니아(우). 모두 티레오포다에 속하는 분류군이다. 출처-위키피디아.

 

 최근에 1억 6천 8백만 년 전 즈음에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살았던 갑옷 공룡이 발견되었습니다. 쥐라기 시기에 살았던 이 공룡은 갑옷이 갈비뼈에 융합된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화석을 연구한 영국과 스위스, 남아공 학자들은 이 공룡에게 스피코멜루스 아페르(Spicomellus afer)라는 학명을 부여하였습니다. 이 공룡은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된 안킬로사우루스류이자 가장 오래된 안킬로사우루스류였지요.

 

1. 스피코멜루스 아페르

 사실 이 공룡은 발견된 부위가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골편의 일부, 즉 갑옷의 일부분만 발견되었죠. 그런데 재밌는 것은 그 골편이 갈비뼈와 융합된 채로 발견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갈비뼈의 일부가 골편과 같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것이죠.

출처-http://www.sci-news.com/paleontology/spicomellus-afer-10102.html

 스피코멜루스의 갈비뼈 조직을 살펴본 결과 바깥에서 갑옷을 이루는 바깥쪽 부분과 갈비뼈를 이루는 부분이 수평적으로 융합이 되어있었습니다. 마치 넓게 퍼지면서 융합된 것처럼 말이죠. 피부가 단단해져서 갑옷을 이루는 생물은 갑옷 공룡 외에도 많지만 (멸종된 동물을 보자면 공룡 이전의 생물로는 악어와 비슷한 파충류 피토사우루스류, 악어의 먼 친척인 아에토사우루스류, 공룡 중에선 티타노사우루스류 등등) 갈비뼈와 단단히 융합된 돌기 형태의 갑옷이 발견된 사례는 스피코멜루스가 사실상 처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갑옷 공룡이 진화 초창기 때는 갈비뼈와 갑옷이 융합된 형태로 존재하였하다가 후에 서로 분리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지요.

갑옷(파란색)과 갈비뼈 (하얀색)의 형태. 출처-Maidment et al (2021).

 아쉬운 점은 이 공룡은 갈비뼈와 융합된 갑옷의 극히 일부만 발견되었기 때문에 정확한 모습을 알아내기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초창기 갑옷 공룡이라는 점을 생각해 봤을 때, 꼬리에 곤봉을 가지고 있거나 하는 모습은 아니었을 듯 하네요 (초기 갑옷 공룡들은 꼬리에 곤봉이 없었습니다. 꼬리 곤봉은 백악기 후기 즈음에 가서 나타났지요.).

 

2. 갑옷 공룡과 스테고사우루스류의 공존

 어찌 되었든 스피코멜루스는 기존에는 주로 아시아와 북미에서 발견되었던 갑옷 공룡이 아프리카에서도 살았다는 첫 증거를 보여주며, 동시에 갑옷공룡의 초창기 갑옷의 형태, 그리고 스테고사우루스류와 공존을 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공룡이 발견된 지층에서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스테고사우루스류의 화석도 발견된 사례가 있습니다. 해당 사례 역시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된 스테고사우루스류였죠.) 매우 의미가 있는 화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 두 분류군은 각각 다른 시대에서 살았던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스테고사우루스와 비슷한 공룡들은 보통 쥐라기 시기에 살았다가 백악기 시기에 들어서면서 멸종하였고, 갑옷 공룡은 백악기 시기에 들어서서 나타난 것으로 말이죠. 하지만 본문에서 다루는 연구에 따르면, 갑옷 공룡과 스테고사우루스류는 서로 공존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것도 대략 2천만 년 정도 말이죠. 따라서 연구진은 스테고사우루스류의 멸종에는 안킬로사우루스와의 경쟁이 아닌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드라티클리트 보울라파 (Adratiklit boulahfa). 스피코멜루스와 공존하였던 스테고사우루스류이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Adratiklit

연구 출처-

Maidment, S. C., Strachan, S. J., Ouarhache, D., Scheyer, T. M., Brown, E. E., Fernandez, V., ... & Barrett, P. M. (2021). Bizarre dermal armour suggests the first African ankylosaur. Nature Ecology & Evolution, 1-6.

 

Maidment, S. C., Raven, T. J., Ouarhache, D., & Barrett, P. M. (2020). North Africa's first stegosaur: implications for Gondwanan thyreophoran dinosaur diversity. Gondwana Research, 77, 8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