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물학 이야기

암모나이트 이야기(3)- 암모나이트의 몸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3. 10. 1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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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미국의 출판사 CRC 프레스(CRC Press)에서 출간된 저서 'Evolution of the Ammonoids'와 함께했습니다. 

Evolution of the Ammonoids. 출처- 직접 촬영.

1. 암모나이트의 껍질과 수학, 그리고 형태

  암모나이트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바로 껍질입니다. 원형 모양의 껍질인 암모나이트의 화석은 1편에서 이야기하였듯 과거에는 성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 껍질구조에 대해선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수학을 좋아하시나요? 수학을 잘하시나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과학을 전공하는 저는 수학을 엄청 못합니다. 정말 이 수학이란 괴물은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괴물보다 더더욱 무섭습니다.  그런데 이 무시무시한 공포의 존재인 수학이 암모나이트와 무슨 관계냐고요? 암모나이트의 겉껍질에 수학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수학에 피보나치 수열이라는 수열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 숫자는 1, 그 다음 숫자도 1, 그리고 세 번째부터는 2, 다음 네 번째 숫자는 3, 다음 숫자는 5, 다움 숫자는 8이 오는 수열입니다. 여기엔 특별한 공식이 있습니다. 세 번째 숫자부터는 그 숫자 바로 뒤 두 숫자를 더한 숫자가 오는 수열입니다. 세 번째 숫자는 첫 번쨰, 그리고 두 번째는 더해서 2, 네 번째 숫자는 두 번째 숫자인 1과 세번째 숫자인 2를 더해서 3,  다섯 번째 숫자는 세 번째 숫자인 2와 네 번째 숫자인 3을 더해서 5, 여섯 번째 숫자는 네 번째 숫자인 3과 다섯 번째 숫자인 5를 더해서 8 이런식이죠. 이대로 첫 번째부터 열 번째까지 가면 숫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1,1,2,3,5,8,13,21,34,55

  그러면 이 기묘하게 생긴 수열이 암모나이트와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요? 암모나이트의 껍질에도 이 피보나치수열이 관측됩니다. 정확히는 껍질이 자라는 패턴을 보면 이 피보나치 수열의 모습이 관측됩니다. 모든 암모나이트에서 관측되는건 아니지만, 몇몇 암모나이트의 껍질에서 보이는 수열이 바로 이 피보나치 수열입니다. 이런 비율로 성장하는 걸 선개선(involute)이라고 합니다. 이 선개선 형태 비율은 자연에서 매우 흔하게 관측됩니다.

 

암모나이트 껍질에서 보이는 피보나치 배열(좌). 출처-   Van (2018).

 

  다만 모든 암모나이트의 껍질에서 피보나치 배열이 발견되지는 않습니다. 몇몇 암모나이트에서는 피보나치 배열이 아니라 나선이 관측이 됩니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인 아르케메데스가 발견한 나선구조 말입니다. 이 나선구조를 축폐선(evolute)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몇몇 암모나이트 중에서는 이 두 구조의 중간 정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회선(convolute)이라고 합니다. 이런 패턴은 각각 암모나이트가 사는 환경(물의 깊이, 수온, 염도등등)에 따라서 적응을 한 결과입니다.

 

암모나이트 껍질의 형태 종류. 출처-  Leblanc (2019).

 

 

2. 암모나이트의 껍질 내부

 암모나이트의 껍질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암모나이트의  껍질 내부는 여러 공간으로 나누어집니다. 이 공간은 크게 암모나이트의 본체인 부드러운 몸이 채워지는 공간과 몸이 채워지지 않는 비어있는 공간인 방추부(phragmocone)로 나누어집니다. 이 중에서 방추부라고 하는 공간에는 암모나이트가 물에서 떠다닐 때 필요한 물이나 가스를 담고 있습니다. 이 물이나 가스는 암모나이트가 물에서 떠다니는 높이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암모나이트의 내부구조.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Ammoniteplit.jpg

 

  그러면 저 공간에 들어갈 물이나 가스는 어디를 통해서 공급되는 걸까요? 암모나이트의 껍질 내부에는 긴 관이 존재합니다. 연실세관(siphuncle)이라고 하는 이 관을 통해서 물이나 가스가 방추부 내부로 공급이 되거나 반대로 빨려 나오게 하는 방식으로 암모나이트는 물속에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 관은 암모나이트 껍질의 가장 바깥 부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참고로 암모나이트와 매우 비슷하게 생긴 오늘날 두족류인 앵무조개는 이 관이 껍질 내부의 정중앙에 있습니다.).

 

암모나이트의 신체구조. 출처- https://depositsmag.com/2017/04/13/the-nautilus-and-the-ammonite/

 

3. 암모나이트의 입과 눈

  암모나이트뿐 아니라 두족류들은 크게 위, 아래로 갈라지는 부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각 1쌍으로 나누어지는 이 부리는 암모나이트의 종을 구분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특히 아래 부리의 바깥쪽을 이루고 있는 압티쿠스(Aptychus)라고 하는 구조는 종에 따라 형태가 차이가 많이납니다. 이는 암모나이트의 종을 구분하는 수단이며 동시에 생태를 알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합니다. 왜냐하면 먹이의 유형에 따라 구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압티쿠스가 턱이 아니라 아가미덮개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턱의 일부로 소개하겠습니다.).

 

문어의 부리. 출처- https://www.flickr.com/photos/kqedquest/2364950138/in/photostream/

 

종에따른 암모나이트의 부리를 이루는 압티쿠스의 형태. 출처-  Parent et al., (2014).

  암모나이트의 눈은 어떨까요? 그보다 앞서 두족류의 눈과 우리 사람의 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두족류는 사실 우리 사람의 눈보다 성능이 더 좋은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크게 세 가지 색깔을 통해서 색을 봅니다. 빨간색, 초록색, 그리고 노란색이지요. 이를 삼색자라고 합니다. 그 반면에 두족류는 네 가지 색깔을 통해서 색을 봅니다. 그래서 사색자라고 부르죠. 그에 따라 두족류는 사람보다 구분할 수 있는 색깔의 숫자도 더 많습니다. 사람은 9백만 개 정도의 색깔조합을 구분하는 반면 두족류는 9천만에서 1억 개의 색깔 조합을 구분합니다. 실제로 갑오징어 및 오징어들은 사람보다 더 좋은 눈을 가지고 있지요.

 

삼색자 시야와 사색자 시야차이. 사람의 시야는 왼쪽, 두족류의 시야는 오른쪽처럼 보인다. 출처- https://www.allaboutvision.com/conditions/retina/tetrachromacy/

  아쉽게도 암모나이트의 정확한 눈은 보존된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살아있는 친척들을 볼 때 과거 암모나이트 역시 매우 뛰어난 눈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암모나이트의 신체. 그러면 이 암모나이트의 기원은 어떻게 될까요? 다음 글에서는 암모나이트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계속)

 

연구 및 자료 출처-

 

Marriott, K. L., Bartholomew, A., & Prothero, D. R. (2023). Evolution of the Ammonoids. CRC Press.

 

LeBlanc, J. (2019). Identification of the Middle Eocene Nautiloid Genera of Qatar, Middle East.

 

Parent, H., Westermann, G. E., & Chamberlain Jr, J. A. (2014). Ammonite aptychi: Functions and role in propulsion. Geobios, 47(1-2), 45-55.

 

Van Hecke, T. (2018). Fibonacci, Pioneer in Multidisciplinary Mathematics Education. In. In New Perspectives in Science Education. Conference Proceedings (pp. 5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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