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물학 이야기

암모나이트 이야기(4)- 암모나이트의 등장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3. 10. 2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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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미국의 출판사 CRC 프레스(CRC Press)에서 출간된 저서 'Evolution of the Ammonoids'와 함께했습니다. 

 

Evolution of the Ammonoids. 출처- 직접 촬영.

 

  암모나이트는 공룡과 함께 공룡이 살던 시대, 그러니까 중생대를 대표하는 화석입니다. 그런데 혹시 이런 의문을 가져보신 적 없으신가요? '과연 암모나이트는 어디에서 기원했을까?'하는 의문 말입니다. 전 사실 예전부터 그것이 궁금했습니다. 과연 암모나이트의 기원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암모나이트가 등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 가장 오래된 두족류

  암모나이트는 두족류의 한 종류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족류의 가장 오래된 화석기록은 어떻게 될까요?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두족류의 화석은 미국 텍사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오늘날 앵무조개처럼 나우틸로이드(nautiloid)에 속한 두족류인 플렉트로노케라스(Plectronoceras)가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두족류입니다. 이 생물은 암모나이트의 그것과는 모습이 다르지만 껍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껍질 안에도 암모나이트의 껍질처럼 안에 여러 공간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이 생물은 5억 년 전 캄브리아기 시기에 살았습니다. 이 시기는 오늘날 존재하는 대부분의 생물들의 초기 조상이 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플렉트로노케라스의 모습.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Plectronoceras

 

     그렇다면 반대로 껍질이 없는 두족류의 가장 오래된 화석은 어느 시기의 지층에서 발견되었을까요? 이 역시 캄브리아기 시기 지층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캐나다 로키산맥에 분포하는 캄브리아기 시기 지층인 버제스 셰일에서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지층은 1909년에 당시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의 관장이었던 찰스 두리틀 월코트(Charles Doolittle Walcott)가 처음 발견하고 학계에 보고하였습니다. 당시 그는 이 지층에서 어마어마한 숫자의 캄브리아기 시기 생물의 화석을 발굴하였습니다. 1976년에 월코트가 발굴하였지만 아직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보관만 되고 있었던 표본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두족류와 비슷하게 생긴 생물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생물은 마치 오징어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생물을 처음 연구한 사이먼 콘웨이 모리스(Simon Conway Morris)는 이 생물에게 '유영하는 새우'라는 뜻의 넥토카리스(Nectocaris)라는 학명을 명명하였다는 것입니다. 왜 두족류에 새우라는 명칭을 붙인 걸까요? 그것은 이 생물의 화석이 온전한 모습으로 발견된 것이 아니라 일부만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리스는 이 생물이 절지동물인 것으로 알았던 것입니다. 넥토카리스가 실은 두족류에 속한다는 것이 밝혀진 것은 한참 이후인 2010년에 중국의 첸지앙에서 91개체의 표본이 새로 발견되고 나서부터였습니다.

 

넥토카리스의 초창기 복원도.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Nectocaris

 

넥토카리스의 전신 화석.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Nectocaris

 

2. 암모나이트의 진화사

  플렉트로노케라스나 넥토카리스의 화석은 두족류의 기원이 최소 5억 년은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포스팅의 중점은 두족류 전체가 아니라 엄연히 암모나이트입니다. 그러면 다시 암모나이트 이야기로 돌아와서... 암모나이트의 기원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암모나이트의 조상으로 보이는 생물들은 대략 4억 년 전 즈음에 살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화석기록이 그때부터 등장하기 때문이지요. 박트리테스류(Bactritida)라고 하는 생물들이 암모나이트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생물입니다. 초창기 박트리테스류의 생물들은 암모나이트와는 전혀 다르게 생겼지만, 후대로 갈수록 껍질이 둥글게 말리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암모나이트로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트리테스의 화석.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actrites_gracilis_Naturalis.JPG
박트리테스류에 속하는 생물들의 모습. 초창기에는 일직선의 껍질을 가졌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휘어지고, 마지막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둥근 형태로 진화하게 되었다. 출처-  Naglik et al., (2019).

 

  이 박트리테스류에는 여러 생물이 속해있습니다. 그중에서 암모나이트로 이어지는 분류군은 암모노이드(Ammonoid)류에 속한 생물들입니다. 데본기 시기를 거치면서 이들은 무려 2만여 종이 넘는 숫자로 번성하였습니다. 이들의 껍질은 암모나이트처럼 둥글게 말려있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어? 그러면 암모나이트와 차이는 어떻게 되지?'하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암모나이트 역시 이 암모노이드의 한 종류입니다. 차이점이라면 다른 암모노이드와는 달리 암모나이트는 공룡이 살던 시기인 중생대에 살았습니다. 또한 껍질의 두께가 얇아져서 몸을 보호하기 보다는 물에 떠다니는 부영생활에 더 적합한 구조를 게 되었습니다. 분류학적으로 보자면 암모나이트는 암모노이드의 한 종류인 암모나이트목(Ammonitida)에 속한 생물만 한정해서 부르는 것입니다. 

 

암모노이드의 한 종류 클리메니아. 암모나이트와 매우 유사하게 생겼지만 암모나이트에 직접적으로 속하지는 않는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Clymeniida

 

  암모노이드는 본래 엄청난 숫자로 번성한 생물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하나의 큰 대멸종을 겪은 후에 숫자가 매우 크게 감소하였습니다. 모든 대멸종의 어머니라고도 불리는 대멸종, 바로 페름기 말 대멸종입니다. 생물의 90퍼센트 이상이 멸종한 이 초유의 대멸종으로 암모노이드 역시 엄청난 타격을 받았습니다. 살아남은 암모노이드는 겨우 3퍼센트 정도였다고 합니다. 즉, 암모나이트는 이 살아남은 얼마 안 되는 암모노이드의 한 종류인 것입니다. 초창기 암모나이트는 메코케라스(Meekoceras)나 우수리테스(Ussurites)등 트라이아스기 초기 2억 5천만 년 전 즈음에 등장하였습니다. 즉, 암모나이트의 본격적인 시대는 중생대였습니다. 그래서 암모나이트가 공룡과 함께 중생대의 표준 화석으로 인정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암모나이트는 중생대의 긴 시간을 바닷속에서 활보하다가 백악기 말 대부분의 공룡과 함께 멸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암모나이트가 멸종하면서 고생대 초창기 시기에 지구상에 출현한 암모노이드 분류군은 지구에서 퇴장하게 되었습니다.

 

초창기 암모나이트  메코케라스의 화석.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Meekoceras

 

4. 마치며...

  이번 글은 제 페이스북 친구인 케이트 마리옷(Kate Marriott)이 최근에 쓴 저서 "Evolution of Ammonoids'에서 참조하였습니다. 암모나이트에 대한 저서로 암모나이트에 대한 내용을 다룬 책입니다. 암모나이트라는 생물은 사실 교과서에서도 등장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발견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한반도에는 암모나이트가 살던 시대에 바다에서 만들어진 지층이 없습니다.)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생물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암모나이트에 대한 도서가 없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매우 아쉽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아주 좋은 책이 나온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꼭 국내에도 번역되어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연구 및 자료 출처-

 

Marriott, K. L., Bartholomew, A., & Prothero, D. R. (2023). Evolution of the Ammonoids. CRC Press

 

Naglik, C., De Baets, K., & Klug, C. (2019). Early Devonian ammonoid faunas in the Zeravshan Mountains (Uzbekistan and Tadjikistan) and the transition from a carbonate platform setting to pelagic sedimentation. Bulletin of Geosciences, 94(3), 337-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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