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물학 이야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전에 살았던 생물의 화석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2. 3. 11. 07:11

 우리나라에서는 무수히 많은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강원도 태백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삼엽충, 남해안 일대의 공룡 발자국, 포항의 해양생물 화석.... 종류도 대부분의 독자분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많지요. 그런데 혹시 이런 의문은 드신 적 있으신가요? '다양한 화석이 발견되는 건 알겠는데...그러면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화석 중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은 어디에서 발견된 거야?' 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화석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퇴적층

 우리나라에서 화석이 발견되는 지층 중에서 가장 오래된 지층은 어디에 있을까요? 한반도 전체를 보면 북한지역에서는 함경도를 남북으로 나누는 (함경북도, 함경남도) 경계를 따라서 마천령산맥이라는 산맥이 분포하고 있는 지역에는 선캄브리아대 시기인 신원생대의 변성암 및 변성퇴적암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황해도에는 덕재산층, 청석두리층, 옥현리층, 묵천층이라고 하는 퇴적층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비랑동층이라고 하는 지층이 존재하고 있지요 (덕재산층에서 묵천층은 상원누층군에, 비랑동층은 구현층군에 속합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별개의 층이라는 것입니다.). 이 지층들 역시 신원생대 시기 지층입니다.

  북한에 분포하는 신원생대 퇴적층 중에서 청석두리층은 남한지역에도 일부 분포하고 있습니다. 인천광역시에 속하는 섬 소청도에 분포하고 있지요. 덕분에 소청도는 남한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신원생대 시기 생물의 화석을 찾을 수 있는 지역이지요.

 

소청도의 위치. 출처- 구글지도.

 

 황해도와 함경도, 그리고 소청도에 분포하는 지층은 앞서 언급하였듯이 신원생대 시기에 만들어진 지층입니다. 대략 10억년 전에서 5억 4천만 년 전에 만들어진 지층들이지요. 이 시대에는 공룡은커녕 삼엽충, 아주 원시적인 척추동물조차 이 시기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그만큼 굉장히 오래전 시대인 것입니다.

 

(2). 미화석과 스트로마톨라이트

 북한, 그리고 남한에 분포한 퇴적층에서는 주로 어떤 화석이 발견될까요? 시기가 시기인 만큼 공룡화석처럼 엄청나게 큰 동물의 화석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동물들은 아무리 빨리 잡아도 대략 4~5억 년은 더 이후에야 나타났습니다. 대신 이 시기의 지층에서는 아주 작은 생물의 화석이 발견되지요. 북한에서는 황해도의 묵천층에서 미화석이 발견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남한에서는 어떨까요? 남한에서는 시아노박테리아라고 하는 아주 작은 플랑크톤의 화석이 있습니다. 잠깐 이 플랑크톤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우리말로 남세균이라고 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육지에 사는 식물처럼 광합성 작용을 합니다. 오늘날 지구의 산소 대부분을 이 플랑크톤이 생성합니다. 화석기록을 보면 이 플랑크톤은 굉장히 오래전부터 살아왔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2003년에 소청도에서 발견된 신원생대의 남세균의 화석이 학계에 처음 보고되었습니다. 경북대학교의 이성주 교수님과 한국교원대학교의 김정률 교수님, 상지대학교의 이광춘 교수님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소청도에서 총 22개체의 남세균의 화석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남한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미생물의 화석이죠. 

 

소청도에서 발견된 남세균의 화석. 출처- 이성주 et al., (2003).

 

 남세균같은 조그마한 생물 말고,,,더큰것은 없을까요? 남세균은 끈끈한 물질을 분비합니다. 분비된 물질은 물에서  떠다니는 퇴적물을 붙잡게 되고, 그러면서 퇴적물이 점점 성장하게 됩니다. 그 결과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구조물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것을 스트로마톨라이트라고 부릅니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수십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북한에서 신원생대 시기의 스트로마톨라이트의 화석이 보고되었습니다. 북한의 황해도와 함경도에 지층이 상당수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우리나라의 신원생대 시기에 살았던 스트로마톨라이트의 화석은 주로 북한에서 연구되었습니다.

 

북한에서 발견된 스트로마톨라이트의 화석. 출처- 윤철수 (2005)

 

 분단으로 인해서 북한지역은 당장 조사가 불가능하고, 조사가 가능한 남한은 어떨까요? 남한에서는 소청도에서 신원생대 시기의 스트로마톨라이트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1998년에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김태숙이란 분께서 석사 논문의 주제로 소청도에서 처음 발견된 스트로마톨라이트의 화석을 다루었습니다. 당시 총 6종류의 스트로마톨라이트를 기재하였습니다. 1999년에 나온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소청도에서 발견된 스트로마톨라이트는 반구형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지층에서 건열과 비가 내렸던 흔적을 볼 때 지층이 만들어질 당시의 환경은 따뜻하고 얕은 조간대에 가까울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아마 제 생각에 당시의 모습은 오늘날에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만들어지는 서호주와 비슷하였을 듯합니다.

 

오늘날 서호주 샤크베이의 스트로마톨라이트 생성지.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tromatolites_in_Sharkbay.jpg
소청도에서 발견된 스트로마톨라이트의 화석. 출처- 김정률 & 한성희 (2010).

 소청도, 황해도와 함경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퇴적층이 분포하고 있지만 상당히 외진 곳에 있거나 분단으로 인해서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이 대부분이라 연구가 이루어지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차후에 남북관계가 개선되어서 자유롭게 왕래하며 연구가 가능해졌으면 합니다.

 

연구 및 자료 출처-

 

김정률, & 한성희. (2010). 소청도의 지질과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 산지. 한국지구과학회 학술발표논문집, 107-107.

 

김태숙. (1998). 소청도의 상원계에서 산출되는 스트로마톨라이트에 관한 연구. 한국교원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이성주, 김정률, & 이광춘. (2003). 한국 소청도의 선캠브리아 지층에 나타나는 박테리아 화석. 지질학회지, 39(2), 171-182.

 

최덕근. (2014). 한반도 형성사.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윤철수. (2005). 한국의 화석. 시그마프레스

 

Kim, J. R. (1999). Occurrence and Geological Significance of Stromatolites from the Precambrian Strata in the Socheong Island, Incheon, Korea. Journal of the Korean earth science society, 20(1), 111-111.

 

Lee, D. S. (1987). Geology of korea. Geological Society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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