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는 공룡시대라고 불리는 중생대 초기였던 트라이아스기 초기부터 지구상 위를 활보하였던 아주 오래된 파충류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정글, 강, 호수 등 여러 지역에서, 심지어 바다에서 서식하기도 하지요. 동시에 현존하는 파충류 중에선 가장 거대한 크기의 파충류이기도 합니다.
현재 살고 있는 악어의 몸은 전반적으로 땅과 평평하게 길쭉하고 팔굽혀펴기하는 자세처럼 휘어있는 다리를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긴 꼬리는 땅을 질질 끌면서 다니지요. 악어는 이런 체형을 무려 2억 년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악어는 위악류라고 하는 지배파충류의 한 분류군에 속합니다(지배파충류란 https://dinos119.tistory.com/entry/%EC%A7%80%EB%B0%B0%ED%8C%8C%EC%B6%A9%EB%A5%98-%EA%B3%B5%EB%A3%A1%EA%B3%BC-%EC%9D%B5%EB%A3%A1-%EC%95%85%EC%96%B4%EB%A5%BC-%ED%8F%AC%ED%95%A8%ED%95%98%EB%8A%94-%EB%B6%84%EB%A5%98%EA%B5%B0).
위악류에 속하는 악어의 친척들은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요. 그중에서 피토사우리아라고 하는 분류군이 현재 악어의 모습과 비슷하며 악어는 피토사우리아가 멸종하고 난 후에 현재의 위치를 차지하였습니다.
피토사우리아의 멸종 이후 현재의 위치를 차지하면서 악어의 진화 및 화석기록을 살펴보면 매우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은 악어의 크기입니다.
거대한 악어들
오늘날 가장 거대한 악어는 바다악어라고 하는 악어입니다. 현재 살고 있는 가장 거대한 파충류이기도 한 이들은 평균 몸길이가 5m를 넘는 거대한 크기의 악어입니다. 인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살아가는 이 악어들은 그 크기에 걸맞게 그들이 사는 지역(강, 강 하구, 습지)을 주름잡는 거대한 포식자들입니다.
그런데 화석기록을 보면 이 악어들이 작은 악어로 보일 만큼 거대한 악어들이 지구에서 살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가령 공룡이 살던 시대에 살았던 거대한 악어 데이노수쿠스나 공룡 멸종 이후 나타난 거대한 악어였던 푸루사우루스 같은 경우가 그렇지요.
하지만 지금은 이런 악어들은 모두 멸종하였습니다. 현재에도 25종의 악어가 살고 있지만, 과거의 몇몇 거대한 악어만큼 거대하지는 않죠. 그런데 과거에 살았던 거대한 악어들도 항상 존재했던것이 아닌 특정 시기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패턴을 보입니다. 즉, 어느 시기에는 악어들의 크기 격차가 크기도 하고, 어느 시기에는 크기 격차가 작아진 모습을 하고 있는 거죠. 여기선 이를 악어의 크기 다양성이라고 하겠습니다.
최근에 이 악어의 크기 다양성에 관한 연구가 영국의 브리스톨대학교의 연구팀에 의해 발표되었습니다.
빠르게 변화한 악어의 크기 다양성
악어의 크기 다양성을 다루었던 이번 연구에서 화석기록, 분류학적 데이터(분류군의 진화적 관계-특정 분류군과 다른 분류군간의 거리-및 공통 조상)를 종합해서 그래프를 그린 결과, 악어의 크기 다양성은 특정 시기에 갑작스럽게 커지다가 줄어들고, 커지다가 줄어들고를 반복하는 단속 평형 모델을 하고 있었습니다(단속 평형 모델이란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가 고안한 모델로 생물의 진화가 특정 시기에 빠르게 일어나고 큰 변화가 없다가 다시 또 빠르게 일어난다는 모델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던 걸까요? 연구진은 그 원인을 대멸종(여기서 대멸종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5번의 대멸종 외에 지질학적으로 있었던 멸종사건을 뜻합니다.)과 기후에서 찾았습니다. 악어가 처음 출현한 이래 트라이아스기 후기, 그리고 쥐라기-백악기의 경계, 초기-후기 백악기 사이, 에오세 후기에 있었던 대멸종 때 악어의 크기 다양성이 큰 변화를 보였습니다. 다양성이 대대적으로 감소하게 된 것이지요. 동시에 중생대-신생대 경계 시기 즉, 공룡 멸종이 있었던 시기에는 악어의 다양성이 커지기도 하였습니다.
악어의 크기 다양성이 급격히 변화하는 가장 최근 시기는 마이오세 때로, 이 시기에 전 지구적으로 대규모의 기후변화가 일어나면서 악어의 크기 다양성 역시 증가하였습니다. 지구의 기후가 전반적으로 따뜻해지면서 악어의 크기 다양성이 마지막으로 급격히 커지게 되었죠. 이는 마이오세 후기에 기후가 따뜻해지는 시기가 끝나면서 다시 대규모로 감소하였습니다.
연구진은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보다는 신생대에 기후의 영향이 더 컷으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중생대에는 전반적으로 기후가 따뜻하였고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전 지구적으로 온도 변화가 극심하던 신생대에 기후의 영향이 더 컸으리라고 본 것이죠(물론 그렇다고 해서 중생대에 영향이 아주 없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연구진은 기후만이 절대적인 원인이 아니며 다른 환경적인 요인이 지금까지 살고있는 이 멋진 파충류들의 크기 다양성을 가르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연구 출처-
Stockdale, M. T., & Benton, M. J. Environmental drivers of body size evolution in crocodile-line archosaurs. Communications Biology, 4(1), 1-1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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