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파충류

하늘을 날았던 최초의 척추동물의 조상?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0. 12. 17. 08:18

 인류의 오랜 꿈은 바로 하늘을 나는 것이었습니다. 인류의 이 꿈은 비행기, 열기구 등을 개발하면서 현실이 되었지요. 인류 이전에 이 꿈을 이룬 존재는 바로 곤충과 새, 그리고 익룡과 기타 비행하는 포유류(예:박쥐, 날다람쥐 등등)와 파충류(날 도마뱀 등등) 등이었지요. 그중에서 곤충 다음으로 하늘을 나는 것에 성공한 최초의 척추동물은 바로 익룡이었습니다. 익룡은 19세기에 처음 화석이 발견된 당시에는 바닷속을 유영하였던 파충류로 판단되었다가 하늘을 나는 파충류였다는 것으로 후에 밝혀지게 되었지요.

익룡 게오스텐베르기아  스텐베르기.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Pterosaur

  익룡은 공룡, 악어와 함께 지배 파충류라는 분류군에 속합니다(지배 파충류가 무엇인지는 다음 글을 참고해주세요 https://dinos119.tistory.com/entry/%EC%A7%80%EB%B0%B0%ED%8C%8C%EC%B6%A9%EB%A5%98-%EA%B3%B5%EB%A3%A1%EA%B3%BC-%EC%9D%B5%EB%A3%A1-%EC%95%85%EC%96%B4%EB%A5%BC-%ED%8F%AC%ED%95%A8%ED%95%98%EB%8A%94-%EB%B6%84%EB%A5%98%EA%B5%B0). 지배파충류에는 공룡, 익룡, 악어 외에도 현재 멸종한 생물들도 포함이 되어 있는데, 이번 글에서 나오는 라게르페톤과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예전에 소개하였던 콘고나폰 역시 라게르페톤과에 속하죠.

https://dinos119.tistory.com/entry/%EA%B3%B5%EB%A3%A1%EA%B3%BC-%EC%9D%B5%EB%A3%A1%EC%9D%98-%EC%98%A4%EB%9E%98%EB%90%9C-%EA%B3%B5%ED%86%B5%EC%A1%B0%EC%83%81

(콘고나폰이란?)

 최근에 라게르페톤과에 속하는 생물(라게르페톤, 콘고나폰, 이샤레르페톤, 드로모메론)들과 초기 익룡의 공통점에 대해서 다룬 연구가 영국, 미국, 브라질, 스페인, 아르헨티나의 연구진들에 의해서 발표되었습니다. 본래 라게르페톤과에 속하는 생물들은 공룡의 초창기 조상, 그리고 공룡과 익룡이 공통 조상으로 판단되었으나, 최근 연구에서는 익룡의 초창기 조상에 속할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라게르페톤과의 턱, 이빨, 내이, 다리, 골반, 뒷다리를 분석한 결과 몇몇 부분에서는 공룡과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보다 익룡과 유사한 부분이 더 많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1). 턱과 이빨

 초기 익룡의 아래턱의 끝부분은 이빨이 없는 특징이 있습니다. 세아자닥틸루스와 카르니아닥틸루스, 라에티코탁틸루스의 경우가 그 예시인데, 라게르페톤과에 속하는 라게르페톤, 이샤레르페톤의 아래턱 역시 이와 유사합니다. 동시에 라게르페톤과 이샤레르페톤의 아래턱에 달린 이빨의 개수는 26~27개로, 초기 익룡의 아래턱에 달린 이빨의 개수와도 비슷합니다.

초기 익룡 세아자탁틸루스의 구대골 스케치. 아래턱 끝부분에 이빨이 없다.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Seazzadactylus#/media/File:Seazzadactylus_skull.png
라게르페톤과의 아래턱. 역시 끝부분에 이빨이 없다. 출처-Ezcurra, M. D., et al.,(2020).

 동시에 라게르페톤과의 이빨은 형태도 초기 익룡과 유사합니다. 라게르페톤과의 이빨은 치관이 두꺼우며 이빨 양옆으로 뾰족한 2개의 치관이 더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특징은 지배파충류에서 초기 익룡에게서만 보이는 특징입니다. 즉, 라게르페톤과의 이빨은 초기 익룡의 이빨과 유사하였다는 것이죠. 

라게르페톤과의 이샤레르페톤의 이빨(좌)과 초기 익룡 아우스트리아드라코의 이빨(우). 형태가 매우 유사한데, 이런 특징은 지배파충류에서도 보기 드문 특징이다. 검은색 선의 길이:0.3mm. 화살표가 앞 쪽. 출처-Ezcurra, M. D., et al.,(2020).

 

(2). 내이

 생물은 귀로 소리를 듣습니다. 정확히는 공기 중의 진동(소리)을 귀 속에 있는 고막이 감지하면 그 진동을 내이를 통해 두뇌 중에서 소뇌로 전달되지요.  소리를 듣는 역할 외에도 귀가 하는 일, 정확히 내이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는 신체의 균형을 감지하는 일이 있습니다. 반고리관(semicircular canal) 이라고 하는 관이 그 역할을 하지요. 반고리관은 소뇌에 있는 엽(pobe)증 편엽에 미로 형태로 부착되어 있습니다.

 라게르페톤과의 반고리관은 앞쪽이 뒤쪽보다 긴 형태를 하고 있는데, 이는 지배파충류중에서 익룡과 초창기 공룡에게서만 보이는 특징입니다. 즉, 라게르페톤과의 반고리관의 형태는 익룡과도 유사하다는 것이죠. 

라게르페톤과 드로모메론의 내이(좌)와 익룡 알카루엔의 내이(우). 반고리과의 형태가 매우 유사하다. 검은색 선의 길이:2mm. 출처-Ezcurra, M. D., et al.,(2020).

(3). 앞다리

 앞다리(사람은 팔)는 크게 3파츠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먼저 어깨와 연결되어 있고 팔꿈치의 윗부분을 이루고 있는 위팔, 그리고 팔꿈치 아래부터 존재하는 아래 팔, 그리고 앞발(사람은 손)이 있지요. 익룡은 앞발을 합한 아래 팔의 길이가 위 팔보다 더 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더불어서 앞발에서 손바닥을 이루는 뼈의 길이는 3번째가 가장 길지요. 아래 팔의 길이가 더 길고 3번째 손바닥뼈가 가장 길다는 특징은 라게르페톤과에서도 그대로 보이는 특징입니다. 다만 익룡의 날개를 이루는 4번째 손가락뼈의 길이가 아주 길지 않다는 점은 다르지요.

라게르페톤과 드로모메론의 손바닥뼈(좌)와 익룡 라에티코닥틸루스의 손바닥뼈(우).. 검은색 선 길이:1cm. 출처-Ezcurra, M. D., et al.,(2020).

 

(4). 기타 유사점 및 계통도

 그 외에도 골반과 뒷다리에서 라게르페톤과와 익룡의 유사점이 발견되었습니다. 골반을 이루고 있는 구조에서 다른 지배파충류에서는 보이지 않는 특징을 라게르페톤과와 익룡에서만 보였고, 뒷다리에서는 발목뼈가 융합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죠(이 특징은 일부 초창기 공룡에서도 보이는 특징입니다.).

라게르페톤과의 라게르페톤(좌)과 익룡 아우스트리아드라코(우)의 발목. 검은색 선:2mm. 출처-Ezcurra, M. D., et al.,(2020).

 

 이러한 공통점들을 찾아내어 계통도를 그려본 결과, 라게르페톤과는 익룡에 가까운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지배파충류에서 위악류(악어 계통)와 공룡, 라게르페톤과, 익룡의 내이 및 기타 신체의 유사성을 비교해 분석한 결과였죠. 

지바패충류에서 내이의 반고리관의 유사점을 통해서 분석한 지배파충류의 계통도. 출처-Ezcurra, M. D., et al.,(2020).

 

연구 출처-

Ezcurra, M. D., Nesbitt, S. J., Bronzati, M., Dalla Vecchia, F. M., Agnolin, F. L., Benson, R. B., ... & Irmis, R. B. (2020). Enigmatic dinosaur precursors bridge the gap to the origin of Pterosauria. Nature, 1-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