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파충류

네시의 실사판?! 담수에서 살았던 수장룡!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1. 2. 15. 21:17

네시

 엘라스모사우루스류는 대중들에게 매우 친숙한 파충류일 것입니다. 4개의 지느러미가 노처럼 생겼으며 목이 길고 머리가 작은 파충류이지요. 이 파충류들은 여러 대중매체에서 나왔지만, 아마 대중들에게 가장 친숙하게 된 계기는 네시라는 괴수 때문일 것입니다.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호수 네스호에는 네시라는 괴물이 산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 생긴 모습이 엘라스모사우루스류와 비슷하게 목이 길고 작은 머리가 달린 괴생물체이죠. 물론 이 괴생물체가 살았다는 실질적인 증거는 없고 목격담만이 존재(그마저도 검증이 안 된)할 뿐이죠.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서 여러 탐사 끝에 네시는 존재하지 않는 생물이란 게 정설이지요. 가장 최근에 시행되었던 2018년 조사에서도 네시는커녕 파충류의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았으니까요. 당시 조사를 진행하였던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교의 닐 젬멤( Neil Gemmell)교수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내 생각에 네스호에  거대한 비늘을 지닌 파충류가  없다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1934년에 찍힌 대중에게 가장 유명한 네시의 사진. 이 사진은 가짜로 밝혀졌다.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Loch_Ness_Monster#Alexander_Macdonald_(1888)

 이 네시라는 생물이 실제로 존재하다고 가정하고, 또 그것이 진짜 수장룡이라고 가정한다면, 그건 바다가 아닌 담수에서 생활하였던 수장룡일것입니다. 네스호는 호수이지 바다가 아니니까요. 그러면 네시처럼 과거 중생대에 담수에서 생활하였던 수장룡은 없었던 걸까요? 사실, 현재까지 담수에서 살았던 엘라스모사우루스류는 많이 보고되어 왔습니다. 비샤노플리오사우루스, 브란카사우루스, 카와넥테스, 레프토클레이두스등등...쥐라기 초가부터 백악기 말기까지 아르헨티나, 호주, 캐나다, 중국, 독일, 영국 등에서 발견되어 왔지요.

전세계에서 발견된 담수에서 살았던 엘라스모사우루스류가 발견된 지역. 출처-Campbell JA,, et al.,(2021).

최근에 캐나다 공룡공원층에서 담수에서 살았던 엘라스모사우루스류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담수의 수장룡 플루비오넥테스 슬로안나에(Fluvionectes sloanae)

 공룡공원층은 강의 하구에서 넓게 형성된 평야지대 였습니다. 이 지역에서 현재까지 매우 다양한 공룡의 화석이 발견되어왔지요. 1898년 여기에서 처음 수장룡의 화석이 발견되었지요. 이 발견은 공룡공원층에서 처음 발견된 엘라스모사우루스류의 화석이었습니다. 다만 그 수장룡들의 화석은 목이 짧은 엘라스모사우루스류 폴립토클리두스과에 속한다는 것 외에는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1990년에 처음 화석의 일부가 발견된 뒤, 2012년~2013년에 걸쳐서 새로운 화석이 발굴되었습니다. 이 화석은 공룡공원층에서 발견된 수장룡의 화석중 가장 온전한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이 화석을 연구한 캐나다의 캘거리 대학교, 오타와 대학교, 로열 티렐 박물관의 학자들은 이 수장룡이 새로운 종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플루비오넥테스 슬로안나에라는 학명을 부여하였습니다. 플루비오넥테스는 라틴어로 강을 뜻하는 'fluvius'와 유영하는 것을 뜻하는 nectes를 합친 '강에서 유영하는 것'이라는 뜻이지요. 그리고 종명인 슬로안나에는 로열 티렐 박물관에서 여러 그림을 그렸고 본 연구의 모식표본을 발견한 돈나 슬로안이라는 고생물학자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플루비오넥테스 슬로안나에의 화석 스케치. 출처-Campbell JA,, et al.,(2021).

 플루비오넥테스는 목뼈와 지느러미의 대부분이 보존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아쉽게도 목이 정확히 얼마나 긴지는 알 수 없지요. 다만 척추뼈의 크기와 개수가 비슷한 다른 수장룡인인 탈라소메돈(Thalassomedon)이나 모레노사우루스(Morenosaurus)와 비교를 해보았을 때, 학자들은 플루비오넥테스의 전신의 길이가 7m 정도 되며, 목의 길이가 3m 정도 되었으리라고 추정하였습니다. 또한 뼈의 융합선이 융합되어 있는 점으로 보아 성체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척추동물의 뼈의 융합선이 얼마나 융합되어 있는가에 따라 성체인가 어린 개체인가를 알 수 있는데, 플루비오넥테스의 뼈는 성체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융합이 되어 있었던 것이죠.

플루비오넥테스 슬로안나에의 복원도. 출처-Campbell JA,, et al.,(2021).

 플루비오넥테스의 전신은 전체 수장룡들을 기준으로 보면 그리 큰 크기는 아닙니다(물론 7m라는 몸길이가 절대 작은 건 아니죠! 현재까지 발견된 담수에서 살았던 수장룡들을 기준으로 보면 매우 큰 크기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종들의 평균 몸길이가 2~3, 4m정도이기 떄문이지요.). 플루비오넥테스뿐만 아니라 담수에서 살았던 수장룡들은 몸 크기가 전반적으로 작은 경향이 있습니다. 본 연구를 진행하였던 학자들은 담수와 해수의 염분 차이 같은 물리적인 성질이 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담수와 기수역(강의 하구)에서 생활하는 아마존 강 돌고래처럼 말이죠!

아마존 강에서 서식하는 아마존 강 돌고래.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Amazon_river_dolp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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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출처-

Campbell JA, Mitchell MT, Ryan MJ, Anderson JS. 2021. A new elasmosaurid (Sauropterygia: Plesiosauria) from the non-marine to paralic Dinosaur Park Formation of southern Alberta, Canada. PeerJ 9:e10720 https://doi.org/10.7717/peerj.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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