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물학 이야기

지느러미 뼈에서 위 팔뼈로-상완골의 진화과정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0. 12. 3. 21:22

어류의 지느러미

 육지 위를 걸어 다니는 척추동물들은 모두 4 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2 다리로 걷는 우리 인간도 앞다리가 변형된 팔, 그리고 앞발이 변형된 손을 가지고 있지요. 그리고 손이 있어서 우리는 도구를 사용할 수 있지요. , 초기 척추동물들의 조상이 육지 위를 걸어 올라오게 되면서 사지를 지닌 척추동물들의 신체 청사진이 완성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앞다리를 어떻게 가지게 된 것일까요? 본래 앞다리는 지느러미의 하나였습니다. , 우리는 변형된 지느러미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음식을 먹고 도구를 사용하지요. 지금 저는 변형된 지느러미로 글을 쓰고 있지요. 물론 제 연구도 하고요!

틱타알릭 로제. 틱타알릭은 총기어류의 일부가 육지로 올라와 육지에 사는 척추동물로 진화하였다는 증거가 된다. 출처-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Tiktaalik_roseae_life_restor.jpg

어류, 그중에서 뼈를 가진 어류는 지느러미의 형태에 따라 조기어강, 총기어강으로 나누어집니다. 조기어강은 우리가 흔히 아는 참치, 고등어, 삼치 등등 물고기들이 조기어강입니다. 조기어강에 속한 어류의 지느러미는 위치에 따라 가슴 지느러미(pectoral fin), 배지느러미(pelvic fin)로 나누어지는데, 지느러미에 여러 가시 뼈들이 부채모양으로 퍼진 모양으로 붙어 있습니다. 그 뼈들이 지느러미를 지탱하고 있지요. 조기어강에 속하는 어류들은 이 가시 뼈가 지탱하고 있는 지느러미를 펼치거나 오므리면서 물에서 유영할 수 있습니다.

조기어류의 배지느러미. 조기어류의 지느러미는 여러 가시 같은 뼈가 부채처럼 펼쳐진 모양을 하고 있다.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Pelvic_fin#/media/File:Pelvic_fin_skeleton.png

 반면에 총기어강에 속하는 어류의 지느러미는 다른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들에게도 요골과 척골이 있으며 그 밑에 가시 뼈들이 붙어있다는 점은 비슷합니다. 다만 오훼견갑골에 요골과 척골이 바로 부착되는 조기어강과는 달리 이들은 상완골(humerus)이라고 하는 하나의 큰 뼈가 오훼견갑골과 요골, 척골 사이에 부착되어 있지요. 상완골이 존재하는 덕분에 총기어강은 조기어강과 달리 지느러미를 앞-뒤로 움직일 수 있지요

총기어강에 속하는 페어의 가슴 지느러미. 파란색 화사표가 상완골을 표시하고 있다. 출처-https://www.palaeocast.com/tiktaalik/

, 뒤로 움직일 수 있는 지느러미 덕분에 총기어강은 새로운 영토를 개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로 육지이지요. 본래 척추동물 이전에 육지는 절지동물들과 균류, 식물들의 영역이었으나 회전할 수 있는 지느러미 덕분에 척추동물이 육지로 올라올 수 있게 되었지요.

최근에 상완골의 진화에 관한 새로운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상완골의 변화

 하버드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팀은 초기 사지동물 40종의 상완골을 분석하였습니다. 3억 8천5백만 년 전의 총기어류인 유스테노프테론부터 3억 6천만 년 전에 나타난 사지를 지닌 어류 틱타알릭, 초기 사지류 이크티오스테카와 아칸토스테가, 초기 양서류 트리메로라키스, 에리옵스,  그 외에 초기 양서류와 파충류들의 상완골의 변화 과정을 분석해보았지요. 분석한 결과 한 가지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는데, 상완골의 모양이 진화 단계를 거치면서 변화하였다는 것입니다. 앞다리의 위 뼈를 이루게 되는 상완골은 유스테노프테론등 총기어강 단계에서는 블록과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막 육지로 올라가는 단계인 초기 사지형류(틱타알릭과 같은 원시적인 다리를 지니는 단계)에선 상완골의 형태가 L자 형태만 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사지를 본격적으로 가지게 된 사지류에 이르러서 상완골은 여전히 L자 형태이기는 하였으나 그 형태가 휘어지고 늘어지는 등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이에 따라 3억 4천만 년 전 즈음부터 양서류, 그리고 양막류(배아를 감싸는 양수와 양막을 지닌 분류군으로 파충류, 포유류, 조류가 속합니다.)가 진화하게 되면서 척추동물은 본격적으로 육지를 걸어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상완골의 형태는 또 다른 변화를 겪게 되었습니다. L자 형태의 상완골은 형태가 1자로 서서히 변화되면서 가늘어지고 길어지게 되었지요. 동시에 아랫다리와 만나는 부분(상완골의 아래쪽)은 넓어지고 몸과 부착되는 부분은 둥글어지게 되었습니다.

 

상완골의 형태에 따라 달랐던 쓰임새

 상완골의 형태에 따라 그 쓰임새는 달랐습니다. 총기어류였던 유스테노프테론등의 L자 형태의 상완골은 짧고 굵으며 지느러미를 앞-뒤로 움직이기 좋은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사지가 발전하게 되면서 상완골의 형태가 길어지고 좀 더 복잡해지면서 더 많은 근육이 부착되어 움직일 때 힘을 더 낼 수 있게 되었지요.  사지를 가지며 육지 위를 본격적으로 걸어 다니게 된 단계에 이르렀을 때 상완골은 L자 형태에서 1자 형태를 하게 되었지요. 동시에 아랫다리뼈와 연결되는 부분이 넓어지고 몸(어깨)에 부착되는 부분도 둥글어져서 앞-뒤로 움직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회전도 할 수 있게 되었지요. 덕분에 육지를 걸을 수 있게 된 사지류(양서류, 양막류)들은 앞다리를 조상인 총기어류들처럼 앞-뒤로만 움직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회전까지 할 수 있게 되어 좀 더 유연하고 넓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척추동물이 물속에서 육지 위로 올라오는 진화과정에서 위 팔뼈의 진화는 물속에서 유영하는 기능에서 육지 생활에 좀 더 적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하였음을 화석 기록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척추동물의 상완골의 변화과정 출처- Dickson, Blake V., et al, (2020).

 

 

 

연구 출처-

Dickson, Blake V., et al. "Functional adaptive landscapes predict terrestrial capacity at the origin of limbs." Nature (202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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