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물학 이야기

왜 갑자기 공룡에게 깃털이 생긴것일까? (2). 거대한 공룡과 초식공룡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1. 3. 31. 05:13

(dinos119.tistory.com/entry/%EC%99%9C-%EA%B0%91%EC%9E%90%EA%B8%B0-%EA%B3%B5%EB%A3%A1%EC%97%90%EA%B2%8C-%EA%B9%83%ED%84%B8%EC%9D%B4-%EC%83%9D%EA%B8%B4%EA%B2%83%EC%9D%BC%EA%B9%8C-1-%EA%B3%B5%EB%A3%A1%EC%97%90%EA%B2%8C-%EA%B9%83%ED%84%B8%EC%9D%B4-%EC%83%9D%EA%B8%B4-%EC%82%AC%EC%97%B0 이 글에서 이어집니다.)

 이전 글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깃털이 보존된 공룡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왜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도 깃털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게 된 것일까요? 그 이유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친척공룡에게서 깃털의 흔적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1. 중국에서  발견된 거대한 깃털 공룡

 2012년에 중국 이시안층(요동반도가 위치한 지역)에서 1억2천5백만년 전에 살았던 티라노사우루스의 친척 공룡이 새로 보고되었습니다. 이 공룡에게도 깃털의 흔적이 발견되었지요. 1996년에 시노사우롭테릭스가 보고된 이후로 여러 깃털공룡이 보고되어왔습니다. 그동안 카우딥테릭스, 미크로랍토르, 시노르니토사우루스 등등 깃털이 보존된 공룡의 화석이 발견되어왔습니다. 그런데 2012년에 보고된 이 공룡은 그 이전에 보고된 공룡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무엇이 달랐냐면 바로 몸길이였지요. 발견된 화석으로 측정해본 몸길이는 9m, 몸무게는 1.4톤 정도 되는 거대한 육식공룡이었습니다. 깃털의 길이도 20cm라는 긴 깃털이었죠. 학자들은 이 공룡에게 유티란누스 후알리(Yutyrannus huali)라는 학명을 붙였습니다. 학명의 뜻은 '깃털 달린 폭군'이었지요.

유티란누스. 출처-https://www.scified.com/topic/49482
유티라누스의 깃털 흔적. 출처-

 유티란누스는 왜 깃털이 있었을까요? 이시안층이 만들어진 시기에 요동반도에는 화산활동의 영향으로 전체적인 기온이 많이 낮은, 추운 지역이었습니다. 따라서 추운 기후에서 적응하기 위해서 깃털을 보온용으로 사용하였을 가능성이 있지요. 비록 오늘날 새들과는 깃털의 용도가 달랐지만(오늘날 새들은 깃털을 주로 비행할 때 씁니다. 팔에 달린 칼깃 형 깃털로 공기역학적 움직임을 일으켜서 하늘을 날지요. 그 외에 이성을 유혹할 때도 쓰입니다.), 깃털의 용도가 비행 외의 다른 용도로도 쓰일 수 있다는 증거 중 하나인 셈이죠.

 유티란누스의 발견은 소형 육식공룡뿐 아니라 거대한 육식공룡에게도 깃털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면 초식공룡은 어땠을까요?

 

2. 초식공룡, 너희들도?!

2009년 중국 랴오닝성에서 새로운 초식공룡이 보고되었습니다. 이 공룡은 원시적인 분류군인 헤테로돈토사우루스류에 속합니다. 이 공룡들은 공룡시대에서 상당히 이른 시기인 트라이아스기 후기 즈음에 나타나서 백악기 전기인 1억 년 까지 살았던 공룡이었죠. 즉, 중국에서 발견된 이 공룡은 자기가 속한 분류군에서 상당히 늦은 시기에 살았던 공룡이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이 공룡에게서 깃털의 깃과 비슷한 구조가 발견되었습니다(이런 구조를 퀼(quill)이라고 부르지만 여기서는 깃이라고 쓰겠습니다.). 이 공룡을 연구한 학자들은 이 공룡에게 티안유롱 콘푸키우시(Tianyulong confuciusi)라는 학명을 부여하였습니다.  

티안유롱의 골격.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Tianyulong
티안유롱의 갓. 출처-Zheng et al (2009)
티안유롱의 복원도.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Tianyulong

  이 공룡에게서 난 깃은 완전한 형태의 깃털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원시적인 뿔공룡인 프시타코사우루스에게도 이런 깃이 꼬리에 존재하였지요. 비록 완전한 깃털은 아니지만, 몇몇 학자들은 이 깃이 원시적인 형태의 깃털은 아닐까 추정하기도 합니다. 다른 학자들은 수렴진화 즉, 깃털과는 전혀 관계가 없으나 깃털과 유사한 구조로 진화한 것으로 보고 있지요. 즉, 깃털의 조상뻘 되는 원시적인 깃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것 이거나 아니면 깃털처럼 진화한 전혀 다른 구조물일 수 있다는 것이죠.

퀼을 지닌 프시타코사우루스의 모습,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Psittacosaurus

그러면 깃털을 가진 초식공룡은 없는 걸까요? 2014년이 되면서 진정한 깃털을 지닌 공룡이 러시아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 공룡은 1.5m 정도 몸길이의 작은 초식 공룡으로, 1억 6천 8백만 년 전 즈음에 살았습니다. 솜털과 비슷한 깃털을 가지고 있었지요. 재미있는 점은 깃털 외에도 이 공룡은 악어, 도마뱀의 비늘과 유사한 구조의 비늘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학자들은 이 공룡에게 쿨린다드로메우스 자바이카리쿠스(Kulindadromeus zabaikalicus)라는 학명을 부여하였습니다.

쿨린다드로메우스의 모습. 출처-http://www.sci-news.com/paleontology/science-kulindadromeus-zabaikalicus-feathered-herbivorous-dinosaur-02079.html

 쿨린다드로메우스는 매우 특이한 공룡이었습니다. 다리에는 도마뱀이나 새의 다리에서 볼 수 있는 매끈한 구조의 비늘이 있었지요. 비늘의 형태는 지름 3.5~5mm에 육각형 형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꼬리에는 길이 20mm, 너비 10mm에 두께 10μm 이하의 얇은 두께의 비늘이었죠. 그 외에 신체에서는 깃털이 보존되었습니다. 티안유로이나 프시타코사우루스와는 다른 온전한 깃털이었지요.

쿨린다드로메우스의 발에 난 비늘. 매끈한 비늘과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다. 출처-Foth and Rauhut (2020).
쿨린다드로메우스의 꼬리. 악어의 비늘과 비슷한 비늘구조가 있다. 출처-Foth and Rauhut (2020).
쿨린다드로메우스의 깃털. 출처-Foth and Rauhut (2020).

 쿨린다드로메우스는 초식공룡에게도 깃털의 존재가 있었음을 알려줌과 동시에 공룡이 1억 6천만 년 전에 이미 깃털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깃털은 공룡들에게서 우리의 생각보다 더 흔하게 존재하였을 수도 있지요. 이외에도 깃털을 가진 공룡들은 더 다양하고 많았습니다. 그중에는 우롱처럼 긴 꼬리에 멋진 장식으로 존재한 경우도 있었죠. 공룡은 우리가 생각했었던 것보다 더 다양한 형태의 깃털을 지니고 있었을까요? 앞으로 또 어떤 발견이 이루어질지 기대해보는 건 어떨까요?

2020년에 중국에서 보고된 육식공룡 우롱 보하이엔시스(Wulong bohaiensis). 긴 꼬리에 깃털 장식이 달려있다. 출처-http://www.sci-news.com/paleontology/wulong-bohaiensis-080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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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출처-

 

Foth, C., & Rauhut, O. W. (Eds.). (2020). The evolution of feathers: From their origin to the present. Springer Nature.

 

Godefroit, P., Sinitsa, S. M., Dhouailly, D., Bolotsky, Y. L., Sizov, A. V., McNamara, M. E., ... & Spagna, P. (2014). A Jurassic ornithischian dinosaur from Siberia with both feathers and scales. Science, 345(6195), 451-455.

 

Xu, X., Wang, K., Zhang, K., Ma, Q., Xing, L., Sullivan, C., ... & Wang, S. (2012). A gigantic feathered dinosaur from the Lower Cretaceous of China. Nature, 484(7392), 92-95.

 

Zheng, X. T., You, H. L., Xu, X., & Dong, Z. M. (2009). An Early Cretaceous heterodontosaurid dinosaur with filamentous integumentary structures. Nature, 458(7236), 33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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