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물학 이야기

치킨! 맛있는 치킨! 치킨의 기원!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1. 11. 10. 07:26

 한국인이 많이 먹는 야식 하면 무엇이 있을까요? 라면도 있고, 족발도 있고,  다른 음식들도 있지만, 가장 많이 손꼽는 음식이라면 치킨이 있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배달음식 중 하나이자 야식으로 많이들 먹는 음식이죠. 동시에 뼈있는 치킨이냐 순살이냐, 그리고 후라이드냐 양념이냐로 많은 논쟁이 있는 음식이죠. 참고로 전 순살파에 간장양념파입니다!

 

맛있는 순살 간장치킨! 출처-https://www.flickr.com/photos/kiyong2/36737127463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맛있는 음식 중 하나인 치킨. 이 치킨은 무엇으로 만들까요? '에이 그 정도는 다들 알지! 닭이잖아!'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질문! 닭은 언제 처음 나타난 것일까요? 닭은 가축인 만큼 사람들이 길들인 새이지요. 그러면 질문은, 사람이 길들이기 이전 야생 상태인 닭은 언제 기원을 하였는가가 질문이라면? 이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지요. 이번 글에서는 닭의 진화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닭이 속한 분류군 닭목

 닭은 사실 상당히 오래된 분류군에 속해있습니다. 닭은 닭목(galliformes)이란 분류군이 속해있습니다. 이 분류군에 속하는 새들은 닭 외에도 꿩, 공작, 칠면조 등이 있습니다. 즉, 닭은 이 새들과 친척인 셈이죠. 이 분류군의 기원은 공룡시대 말기인 백악기 후기인 9천만 년 전에서 8천 5백만 년 전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시기부터 화석기록이 발견되기 시작하였죠. 이 시기에는 닭뿐 아니라 오늘날 새들의 조상이 슬슬 모습을 드러내는 시기였지요.

 

닭, 공작, 꿩, 칠면조 등 여러 조류들. 이들은 모두 닭목에 속하는 닭의 친척들이다.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Galliformes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닭목의 화석은 무엇일까요? 견해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확인해본 바로 가장 오래된 닭목의 화석은 파타고니아 중부 즈음의 포트주엘로(Portzuelo)라는 곳에서 발견된 9천만 년 전에 살았던 어느 새의 다리뼈의 일부입니다. 비록 보존된 부위가 극히 일부여서 어느 분류군에 속하는가는 알 수 없지만 말이죠. 분류군이 확실한 닭목에 속하는 새의 화석을 기준으로 보자면, 1892년에 당시 예일대학교의 교수였던 오스니엘 찰스 마시라는 학자가 파린트로푸스 레투수스(Palintropus retusus)라는 이름을 처음 명명한 새가 닭과 친척들의 공통 조상입니다. 이 새가 공통 조상이 맞다고 본다면, 닭과 그 친척의 공통 조상은 과거 공룡 시대 말엽에 북미와 남미에서 살았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파린트로푸스가 진짜 닭, 그리고 친척 새들의 공통 조상이 맞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표하는 경우도 있기에, 이에 대해선 아직 좀 더 연구가 필요한 듯 합니다.

 

캐나다 공룡공원층에서 발견된 파린트로푸스라는 새의 화석. 출처-Longrich (2009)

 

  2020년에 벨기에에서는 오늘날 닭의 머리뼈와 유사한 구조의 머리뼈를 가진 원시적인 새가 보고되기도 하였습니다. 아스테리오르니스 마아스트리크텐시스 (Asteriornis maastrichtensis)라는 학명이 붙은 이 새는 1. 부리뼈의 융합이 덜 이루어졌다는 점, 2. 끝이 두 갈래로 나누어진 비골(콧등뼈), 3. 부리 형태로 뻩어나온 후안와돌기(눈구멍 뒤쪽에 난 돌기), 4. 강하에 휘어진 후관절돌기 등 오늘날 닭을 비롯한 열 가금류의 머리뼈에서 보이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새들의 원시적인 조상들의 머리뼈에 대한 연구가 아직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새의 머리뼈는 매우 귀중한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스테리오르스의 두개골.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Asteriornis
아스테리오르니스의 복원도. 출처-https://wserv4.esc.cam.ac.uk/online-exhibitions/index.php/Shorthand/dawn-of-the-wonderchicken-2/

 

 공룡 대멸종 당시 많은 조류 역시 멸종하였습니다. 하지만 닭의 조상을 포함한 여러 조류는 살아남았습니다. 이들은 이빨이 없었기에 먹이를 좀 더 폭넓게 선택할 수 있었으며, 땅 위에서 살았기에 숲이 대규모로 파괴되어도 서식지가 큰 타격을 피할 수 있었지요.

참고 내용-

https://dinos119.tistory.com/entry/%EC%83%88%EB%8A%94-%EC%96%B4%EB%96%BB%EA%B2%8C-%EC%82%B4%EC%95%84%EB%82%A8%EC%9D%84%EC%88%98-%EC%9E%88%EC%97%88%EC%9D%84%EA%B9%8C-%EC%83%88%EB%A7%8C-%EC%82%B4%EC%95%84%EB%82%A8%EC%9D%84%EC%88%98-%EC%9E%88%EC%97%88%EB%8D%98-%EC%9D%B4%EC%9C%A0?category=891081 

 

새는 어떻게 살아남을수 있었을까?-새만 살아남을수 있었던 이유!

 얼마 전 아는 분과 곤충채집을 다녀왔습니다. 숙소에서 편의점에서 사 온 맥주와 안주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그분이 저에게 물어본 질문이 있습니다. '새가 공룡... 이라는건 알겠

dinos119.tistory.com

 

2. 닭의 화석기록

 그러면 우리가 아는 닭은 언제 즈음에 모습을 드러내었을까요? 닭은 유전자 게놈지도가 가장 먼저 밝혀질 정도로 유전자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새입니다. 오늘날 닭은 갈루스속(Gallus) 갈루스종(gallus) 도메스티쿠스아종(domesticus)에 속합니다. 갈루스속(Gallus)은 대략 1천 5백만 년 전 즈음에 분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살아있는 새 중에서 닭의 가장 가까운 친척은 오늘날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 일본 등에서 서식하는 대나무 자고새 (bamboo partridges)라는 새입니다. 즉, 대략 1천 5백만 년 전 즈음에 대나무 자고새의 조상과 오늘날 닭의 조상이 갈라지게 된 것이지요.

 

오늘날 중국에서 서식하는 대나무 자고새.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Bamboo_partridge

 

 이제 화석으로 이야기를 돌려봅시다. 앞서 언급하였듯 닭은 생물학적으로 갈루스속(Gallus)이라는 분류군에 속합니다. 그러면 이 갈루스속에 속하는 새의 화석기록은 어떻게 될까요? 1862년 프랑스 학자 가우드리는 그리스 피케르미라는 지역에서 여러 파충류와 조류의 화석을 발견하였는데, 이 중에서 갈루스속에 속하는 새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는 이 화석에 갈루스 아에스쿨라피 (Gallus aescullapi)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곳에는 마이오세 시기인 1천 1백 6만 년 전에서 5백만 년 전 즈음인 후기 마이오세 시기 지층이 분포하고 있지요 (다만 몇몇 학자들은 이 화석을 닭이 아니라 공작의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고 합니다.). 이후에 갈루스속의 화석은 주로 남부에서 동부 유럽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갈루스속의 화석은 총 11종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갈루스 아에스쿨라피 (Gallus aesculapi)=>공작(Pavo)에 속한다는 의견 존재.

갈루스 몰도비쿠스 (Gallus moldovicus)

갈루스 베레멘덴시스 (Gallus beremendensis)

갈루스 카라바켄시스 (Gallus karabachensis

)

갈루스 타마넨시스 (Gallus tamanensis)

갈루스 쿠다렌시스 (Gallus kudarensis)

갈루스 에우로파에우스 (Gallus europaeus)

갈루스 이메레티쿠스 (Gallus imereticus)

갈루스 메스크스케리엔시스 (Gallus meschtscheriensis)

갈루스 게오르기쿠스 (Gallus georgicus)

갈루스 브라바르디 (Gallus bravardi)

 

 그러면 갈루스 갈루스 도메스티쿠스 즉, 오늘날 닭은 언제 나타났을까요? 유전학 연구에 따르면, 갈루스속에 속하는 새 중에서  오늘날 닭인 갈루스 갈루스 (Gallus gallus)는 대략 5만 년 전 즈음에 동남아시아에서 나타났다고 합니다. 가장 오래된 오늘날 닭의 화석 기록은 체코에 있는 청동기 시대 말엽 시기 지층이 있는 자피 섬(Ostrov-Zápy)이라는 곳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체코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오늘날 닭의 화석. 출처-Kyselý (2010).

 

 그런데 특이하게도 아직 아시아에서는 닭의 화석기록이 발견되지 않은듯 합니다. 이게 왜 특이한 점이냐면, 닭은 아시아, 정확히는 동남아시아에서 1만 년 전 즈음에 처음 가축화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아직 아시아에서는 닭뿐 아니라 갈루스속에 속하는 다른 새들의 화석기록이 없지요. 이는 좀 특이한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찌 되었든 1만 년 전에 인류가 닭을 길들이게 되면서 오늘날 우리가 치킨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공룡시대 말엽에 출현한 조상에서 1천 5백만 년 전 즈음에 분화한 후에 5만 년 전에 오늘날 사는 종이 나타난 후 1만 년 전에 가축이 된 이후로 현재는 사람보다 더 많은 숫자의 개체가 있는 닭! 오늘 저녁에는 오랜만에 치킨이나 시켜 먹어야겠습니다.

 

연구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Junglefowl#cite_ref-10

 

Field, D. J., Benito, J., Chen, A., Jagt, J. W., & Ksepka, D. T. (2020). Late Cretaceous neornithine from Europe illuminates the origins of crown birds. Nature, 579(7799), 397-401.

 

Lawal, R. A., Martin, S. H., Vanmechelen, K., Vereijken, A., Silva, P., Al-Atiyat, R. M., ... & Hanotte, O. (2020). The wild species genome ancestry of domestic chickens. BMC biology, 18(1), 1-18.

 

Longrich, N. (2009). An ornithurine-dominated avifauna from the Belly River Group (Campanian, Upper Cretaceous) of Alberta, Canada. Cretaceous Research, 30(1), 161-177.

 

Kyselý, R. (2010). Review of the oldest evidence of domestic fowl Gallus gallus f. domestica from the Czech Republic in its European context. Acta Zoologica Cracoviensia-Series A: Vertebrata, 53(1-2),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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