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진화사

토끼의 기원 (1)- 토끼의 조상의 기원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3. 1. 7. 06:46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3년은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입니다. 토끼는 아주 귀여운 동물입니다. 작은 크기에 긴 귀와 깜찍해 보이는 눈, 그러면서도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강력한 뒷다리를 가지고 있지요. 이 귀여운 동물의 기원은 어떻게 될까요? 이번 글에서는 토끼의 분류군과 화석기록을 통해서 그 기원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토끼의 한 종류인 동부솜꼬리토끼(Eastern Cottontail).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Lagomorpha

1. 토끼가 속한 분류군

  토끼는 분류학적으로 토끼목(Lagomorpha)이라는 분류군에 속합니다. 이 분류군은 포유강의 한 분류군인 영장상목(Euarchontoglires)이라는 분류군에 속합니다. 여기엔 토끼 외에도 설치류, 땃쥐류, 그리고 영장류등등이 속합니다. 즉, 토끼는 분류학적으로 우리와 '어느 정도는' 가까운 셈입니다. 물론 영장상목안에서 토끼는 인간보다는 설치류와 더 가깝기는 합니다. 영장상목은 설치동물(Glires)과 영장형목(Primatomorpha)으로 나누어지는데, 토끼는 설치동물에 속합니다.

  설치동물에서 토끼목은 본래 설치목(rodent)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유전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토끼는 설치목과는 다른 분류군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토끼는 현재 설치목과는 구분되지만, 매우 가까운 친척관계인 것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토끼목에는 토끼과(Leporidae)와 우는토끼과(Ochotonidae)가 있습니다. 우는토끼과는 피카(Pika)라고도 하는 동물로 매우 귀여운 울음소리를 내는 동물입니다.

 

토끼과의 북극토끼.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Leporidae
아메리카 우는토끼.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Pika

  이번에는 토끼의 조상, 그리고 오늘날 토끼의 기원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우선 처음으로 토끼의 조상의 화석기록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2. 토끼목의 조상

  토끼의 기원이 되는 토끼의 조상은 언제 나타났을까요? 화석기록을 보면 가장 오래된 토끼의 조상은 아시아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위에서 토끼목은 설치목과 매우 가깝다고 하였지요? 이는 곧 이들이 공통조상에서 갈라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토끼목과 설치목의 공통조상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요? 이들의 공통조상으로 추정되는 동물이 있습니다. 아나갈레과(anagalidae)와 에우리밀루스과(eurymylidae)라고 하는 동물입니다. 이들의 화석기록은 중국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들은 대략 6천 6백만 년 전에서 6천만 년 전 즈음에 살았습니다. 대략 공룡이 멸종하고 난 직후의 시기였지요.

 

아나갈레과의 동물 아나갈레(Anagale).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Anagalidae

 

아나갈레의 두개골. 출처- http://palaeos.com/vertebrates/glires/anagaloidea.html

  오늘날 토끼와 더 가까운 동물들은 비슷한 시기 아시아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어금니를 보면 후대에 나타난 토끼목과 공통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뺨에 닿는 이빨은 겉 부분의 치관(crown)의 높이가 낮고, 이빨 윗부분에서 보이는 형태가 오늘날 토끼목에 속한 동물과 유사하였습니다. 다만 오늘날 토끼와 다른 부분이 있다면, 젖니가 오늘날 토끼의 젖니보다 더 오래 붙어있고, 또한 3번째 어금니가 더 크다는 특징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 중에서 가장 오래전에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동물은 대략 6천만 년 전에 살았던 미모토나(Mimotona)라는 동물입니다. 이들은 중국에서 총 3종이 발견되었습니다. 처음 발견된 당시에는 이들이 토끼와 연관이 있는 동물인가에 대해선 확실하지는 않았으나, 차후에 이루어진 후속 연구에서는 이들을 토끼와 연관이 있는 동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 시기에는  5천 8백만 년 전에서 3천 7백만 년 전 즈음까지 중국과 몽골에서 살았던 곰포스(Gomphos), 대략 5천 8백만 년 전에서 5천 5백만 년 사이에 몽골에서 살았던 아르네볼라구스(Arnebolagus),  5천 5백만 년 전에서 4천 8백만 년 전에 중국에서 살았던 다소노라구스(Dawsonolagus), 5천 6백만 년 전에서 2천 8백만 년 전 시기에 몽골, 중국, 키르기스스탄에서 총 7종이 살았던 고비오라구스(Gobiolagus)등이 있습니다.

 

아르네볼라구스의 화석. 출처- Lopatin and Averianov 2008.
다소노라구스의 두개골. 출처- Li and Wang, (2007).
고비오라구스 헤케라의 화석. 출처- Lopatin and Averianov (2006).

 

  2008년에는 이빨 외에도 서인도에서 발견된 5천 3백만 년 전 즈음에 살았던 원시적인 토끼목의 발목뼈에 대한 연구가 보고되기도 하였습니다. 발목뼈만 보고되어서 정확히 어떤 동물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형태는 오늘날 토끼목, 그중에서 토끼과와 유사하였다고 합니다. 당시 이 뼈를 연구한 미국과 인도, 벨기에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오늘날 토끼목의 분포가 이 시기에 이미 일어났다고 주장하고 하였습니다.

  그러면 토끼의 조상은 아시아에서만 살았을까요? 화석기록을 보면 4천 3백만 년 전 즈음 시기에 몇몇 동물들은 북미로 이주를 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미토노라구스(Mytonolagus), 타키라구스(Tachylagus), 프로카프로라구스(Procaprolagus)가 바로 그들입니다. 즉, 토끼의 조상은 꽤 여러 지역에 분포하였던 것이죠.

 하지만 이들은 오늘날 토끼라기보다는 그 조상입니다. 그렇다면 진짜 토끼가 속하는 분류군, 그러니까 토끼과는 언제 나타났을까요? 다음 글에서는 토끼과의 화석기록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계속)

 

 

연구 및 자료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Glires#CITEREFAsher2005

 

https://en.wikipedia.org/wiki/Lagomorpha

 

http://www.bunnyhugga.com/a-to-z/general/history-rabbits.html

 

https://www.amnh.org/research/science-news/2006/earliest-rabbit-fossil-found-suggests-modern-mammal-group-emerged-as-dinosaurs-faced-extinction

 

Asher, R. J., Meng, J., Wible, J. R., McKenna, M. C., Rougier, G. W., Dashzeveg, D., & Novacek, M. J. (2005). Stem Lagomorpha and the antiquity of Glires. Science, 307(5712), 1091-1094.

 

J. J. Burke. 1941. New fossil Leporidae from Mongolia. American Museum Novitates 1117:1-23

 

Li, C., Meng, J., & Wang, Y. (2007). Dawsonolagus antiquus, a primitive lagomorph from the Eocene Arshanto formation, Nei Mongol, China. Bulletin of Carnegie Museum of Natural History, 2007(39), 97-110.

 

Lopatin, A. V., & Averianov, A. O. (2006). Eocene Lagomorpha (Mammalia) of Asia: 2. Strenulagus and Gobiolagus (Strenulagidae). Paleontological journal, 40(2), 198-206.

 

Lopatin, A. V., & Averianov, A. O. (2008). The earliest lagomorph (Lagomorpha, Mammalia) from the basal Eocene of Mongolia. In Doklady Biological Sciences (Vol. 419, No. 1, p. 131). Springer Nature BV.

 

Lopatin, A. V., & Averianov, A. O. (2021). Arnebolagus, the oldest eulagomorph, and phylogenetic relationships within the Eocene Eulagomorpha new clade (Mammalia, Duplicidentata). Journal of Paleontology, 95(2), 394-405.

 

McKenna, M. C. (1982). Lagomorph interrelationships. Geobios, 15, 213-223.

 

Prothero, D. R. (2007). Evolution: what the fossils say and why it matters. Columbia University Press.

 

Rose, K. D., DeLeon, V. B., Missiaen, P., Rana, R. S., Sahni, A., Singh, L., & Smith, T. (2008). Early Eocene lagomorph (Mammalia) from Western India and the early diversification of Lagomorpha.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75(1639), 1203-1208.

 

Wolniewicz, A. S., & Fostowicz-Frelik, Ł. (2021). CT-informed skull osteology of Palaeolagus haydeni (Mammalia: Lagomorpha) and its bearing on the reconstruction of the early lagomorph body plan. Frontiers in Ecology and Evolution, 9, 63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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