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공룡 및 조류

우리나라의 발자국화석(2)- 비늘이 찍힌 발자국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1. 8. 4. 06:47

 비늘은 파충류와 조류에게서 보이는 피부입니다. 비늘은 주로 단단하기 때문에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요. 공룡 화석에서 이따금 비늘이 발견되는 사례가 존재합니다. 공룡 화석에서 발견되는 비늘은 주로 암석에 찍힌 형태로 발견되지요. 비늘의 화석을 통해서 우리는 공룡의 피부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공룡의 비늘 화석. 출처-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Dakota_skin_impression.jpg

 우리나라에서도 공룡의 비늘이 발견된 사례가 있을까요? 2019년에 진주에서 발견된 어느 공룡의 발자국 화석에서 비늘의 흔적이 온전하게 남은 화석이 발견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발자국에서 비늘의 흔적이 발견된 사례는 기존에도 여러 번 있었지만, 형태가 온전하게 남은 사례는 처음이었죠.

 

1. 피부 흔적이 남은 발자국

 이 발자국은 진주혁신도시에 있는 1억 2천 3백만 년 정도 된 지층인 진주층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진주시 정촌면에서 공사를 진행하다가 발자국 화석지가 발견되었는데, 거기서 발견된 수많은 발자국 중에 하나가 이번 글의 주제인 발자국입니다. 이 발자국은 1995년에 중국에서 처음 보고되었던 미니사우리푸스(minisauripus)라고 하는 매우 작은 육식공룡의 발자국입니다. 이 발자국은 아주 작은 크기의 발자국으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어린 공룡, 혹은 아주 작은 육식공룡의 발자국으로 판단되어 왔으나 정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발자국 화석이죠.

 이번 글에서 다루는 미나사우리푸스는 2cm 정도 두께의 사암과 이암위에 1cm 이하의 깊이로 찍혀있는채로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반대편이 7cm 두께의 암석에 찍힌 채로 같이 발견되었지요. 총 5개의 발자국이 발견되었는데, 4개는 걸어갔던 보행렬 형태로 (왼발-오른발-왼발-오른발) 발견되었으며, 그 외에 1개의 발자국이 따로 떨어진 채로 발견되었지요. 발자국의 길이는 평균 2.38cm에 너비 1.93cm라고 합니다. 하나로 떨어진 발자국은 훨씬 더 작은데, 길이 2.3cm에 너비 1.3cm라고 합니다. 매우 작은 발자국이죠. 발자국의 보행렬은 20.03cm 정도 된다고 합니다. 

 

진주혁신도시에서 발견된 미니사우리푸스. A-보행렬. B-보행렬이 찍힌 암석의 반대편 암석. C-따로 떨어져 있는 발자국 1개. 출처-Kim et al (2019)

 

2. 온전한 피부흔적이 발견된 발자국

 위에서 이야기했듯, 미니사우리푸스는 1995년에 중국에서 처음 보고되었습니다. 그 외에 2008년에 함안에서도 발견된 사례를 포함해서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총 8개 지역에서 발견되었죠. 그런데 진주에서 발견된 미니사우리푸스가 다른 것과 다른 것은 바로 발자국을 남긴 공룡의 피부 흔적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피부의 형태는 0.5mm 정도 되는 아주 작은 돌기 형태가 빽빽하게 발자국을 채운 모습으로 발견되었죠. 현재까지 공룡 발자국에서 피부흔적이 발견된 사례는 여러 번 있었지만, 그 형태가 발자국 전체에 온전히 남은 사례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진주에서 발견된 미니사우리푸스는 매우 특별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피부가 보존된 미니사우리푸스. 출처-Kim et al (2019).

 

3. 진주층에서 발견된 미니사우리푸스가 의미하는 것

 진주층에서 발견된 미니사우리푸스는 크게 4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 발자국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미니사우리푸스 발자국'이라는 것입니다. 이 발자국은 1억 2천 3백만 년 전에 새겨진 것인데, 기존에 함안에서 발견된 같은 발자국들은 1억 5백만 년 전의 것이라는 것을 비교해보면 발자국의 연대가 더 오래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두 번째 의미는 공룡 '발바닥의 피부의 형태'를 알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발자국에 피부 흔적이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으니까요.

 세 번째 의미는 공룡이 이동할 때 '보행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비늘의 남겨진 구조를 분석한 결과, 공룡은 보행을 할 때 발의 뒷부분이 먼저 땅에 닿은 후, 순차적으로 발가락 끝까지 땅에 닿는 식으로 보행을 하였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죠.

 네 번째 의미는 이 발자국을 남긴 공룡이 '작은 크기의 육식공룡'이라는 점입니다. 미니사우리푸스는 처음 발견된 이래로 작은 크기의 공룡의 발자국인지 아니면 어린 공룡의 발자국인지에 대해서 논란이 있었습니다. 진주에서 발견된 이 발자국의 비율을 계산하였을 때 연구진은 이 발자국을 남긴 공룡이 어린 공룡보다는 작은 크기의 육식공룡일 것으로 결론을 내렸지요.

 현재 이 발자국 화석은 진주시에 있는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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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출처-

Kim, K. S., Lockley, M. G., Lim, J. D., & Xing, L. (2019). Exquisitely-preserved, high-definition skin traces in diminutive theropod tracks from the Cretaceous of Korea. Scientific reports, 9(1), 1-10.

 

 

 

ps. 이번 글을 올린 날 진주 정촌면 발자국 화석지가 국가 문화재로 등재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https://m.iscs.co.kr/ch8/?bct=03&mct=02&sct=01&seq=182999&fbclid=IwAR2aRb15627uOxedYYgMYUggxirPP3s_eHRlltT8PR5oOyDNQmrQhRGFt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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