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다/파충류

한반도의 익룡-하동 익룡 손가락 뼈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0. 5. 22. 22:01

 익룡. 어린이용 책에서 많이 나오는 파충류로 공룡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제법 있다. 그러나 사실 익룡은 공룡이 아닌 공룡과 가까운 파충류이다. 최근에 하동군에서 2002년에 발견되었던 익룡의 손가락뼈에 대한 연구가 새로 보고되었다.

 

 하동의 지질

 이번 연구의 주제였던 익룡의 손가락뼈가 발견된 지역은 경상남도 하동군에 위치한 하산동층으로, 화석은 하동군에 속하는 대도 섬에서 발견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상도는 백악기 퇴적암으로 이루어진 지층이 대규모로 분포한 지역으로 크게 묘곡층, 신동층군, 하양층군으로 나누어지며, 신동층군은 낙동층, 하산동층, 진주층 순서로 퇴적되어있다. 이번 화석이 발견된 지층은 하산동층으로 백악기 압티안절(Aptian)에 해당되는 시기인 1억8백만 년~1억9백만 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산동층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종류의 조개화석, 악어화석, 공룡화석, 도마뱀의 발자국 화석과 공룡알을 포함하여 다양한 종류의 화석이 발견되어왔다. 

 하산동층의 암석은 실트암, 사암,역암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실트암은 적색, 회록색, 농회색을 띠고 있으며, 적색 실트암에서는 단괴 (특정 퇴적물 성분 주변으로 퇴적물이 뭉치면서 쌓여서 만들어진 것으로 공룡알로 자주 오인된다.)가 발견된 적이 있었다.  하산동층의 고환경은 과거 주기적으로 건기와 우기가 있던 강가 지역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동군의 지도. ‘※표시는 화석이 발견된 위치이다. 출처-박진영 et al(2020)

 

한반도의 익룡 화석

 익룡은 비행을 위해 몸의 뼈가 얇아서 보존되기는 쉽지 않기에 대부분의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대부분의 익룡 화석은 해남과 진주에서 발견된 발자국 화석이며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익룡의 체화석(신체가 화석이 된 것)은 2001년에 보고되었던 익룡의 이빨과  2002년애 발견된 익룡의 지골(phalanx 손가락뼈)과 이번 연구의 표본이 전부이다.

 

화석표본

이번 연구에서 다루어진 표본에는 SNUVP 201901이라는 표본명이 부여되었다. 이 표본의 전체 길이는 197.97mm이고, 폭은 19.61mm~22.53mm이며 높이는 11.61mm~11.72mm이다. 발견된 표본은 길쭉하고 얇은 형태이며 관절구(손가락뼈가 손바닥뼈와 만나는 부분)의 일부와 지골의 원위부(몸에서 먼 방향) 끝부분이 훼손되어 있다. 화석의 피질골(화석의 겉면)의 두께는 전면이 0.86mm, 후면이 0.52mm, 배면이 0.86mm, 복면이 1.07mm이다.

익룡 지골 화석 표본 SNUVP 201901 출처- 박진영 et al (2020)

 관절구의 가장자리는 살짝 s자로 휘어있으며, 전면 가장자리는 근위를 향해 상대적으로 적게 휘어져 있으며, 후면 가장자리는 급격하게 휘어져 발달된 후면 돌기(posterior process)를 형성한다. 관절구의 복면(아랫면) 표면에 하트모양의 함기공(pneumatic foramen공기를 함축하는 구멍)을 형성하고 있다. 뼈의 후면으로 돌출된 종단 돌기(longitudinal process)가 존재하며, 원위부로 향할수록(익룡의 몸체로 향하는 방향으로)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이 뼈가 손가락뼈이며, 익룡 날개의 비막이 붙는 부위로 해석되었다.

익룡의 종류는?

 지골의 형태를 추정해본 결과 익룡의 분류군은 총 둘로 좁혀졌는데, 중국에서 발견된 즁가립테루스과(Dsungaripteridae)와 보레오프테리스과(Boreopteridae) 둘로 좁혀졌는데, 하산동층의 시기인 백악기 압티안절에 아시아에서 발견된 익룡중 관절구의 형태가 이 두 종류와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다.

즁가립테루스과의 즁가립테루스와 보레오프테루스과의 제니유아노프테루스 출처-위키피디아

 그리고 연구진은 최중적으로 SNUVP201901이 보레오프테루스과에 속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 이유로 우선 피질골 폭과 높이의 비율이 즁가립테루스과는 55% 정도를 차지하는데, 보레알로프테루스과의 경우에는 7~16%를 차지하기에 SNUVP201901과는 보레알로프테루스과와 더 가까우며, 종단 돌기가 원위로 향할수록 크기가 커지는 점은 즁가립테루스과와 다르며, 화석의 전체적인 크기는 보레알로프테루스과의 제니유아노프테루스와 유사하다. 다만 표본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보레오프테루스과에서 새로운 분류군에 속하는가에 대해서는 무리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즉, 보레오프레루스과에 속하나, 정확한 분류군은 알기 어렵다.

 

익룡의 크기는?

 그러면 이 익룡은 살아있을 적에 얼마나 컸을까? 연구진들은 SNUVP201901과 가장 가까운 익룡인 제니유아노프테루스의 지골뼈의 길이가 270mm이고 날개 너비가 350cm인 점을 들어서 SNUVP201901이 날개를 피면 길이가 4미터가 넘는 크기의 익룡으로 추정하였다. 동시에 SNUVP201901은 앞발이 90mm, 뒷발이 70mm였을 것으로 측정되었으며, 이는 하산동층에서 보고되었던 익룡 발자국  프레라이크누스 코레아넨시스(Pteraichnus koreanensis)보다 더 큰 수치이다. 프테라이크누스는 SNUVP201901이 속한 보레오프테루스과의 익룡과는 달리 앞발과 뒷발의 크기가 거의 비슷하여 SNUVO201901과는 다른 익룡일 가능성이 있으며, 따라서 하산동층에서는 최소 두 종류 이상의 익룡이 살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프테라이크누스 코레아넨시스(Pteraichnus koreanensis)의 오른쪽 뒷발(4)과 앞발(5) 사진 출처-LEE, Yuong-Nam, et al. (2008)
지골 뼈를 토대로 추정한 하산동층의 보레오프테루스과 익룡의 모습 출처-박진영 et al (2020)

 

중국 바깥의 보레오프테루스과

현재까지 보고된 보레오프테루스과는 모두 중국의 이시안층(Yixian formation)에서 보고되었으며, 이시안층은 과거에는 호수를 이루던 호성환경이었다. 따라서 SNUVP201901은 보레오프테루스과중 최초로 중국이 아닌 지역에서 발견된 화석이며 서식지가 남동쪽으로 확장되었다는 것, 그리고 강가 주변에서도 서식하였음을 보여준다.

 

요약

1. 우리나라 하동에서 중국에만 보고되었던 보레오프테루스과 익룡의 손가락뼈가 보고되었다.

2. 최소 두 종류 이상의 익룡이 하산동층에서 서식하였다.

3. 보레오프테루스과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남동쪽으로 서식지가 확장되어 있었으며, 호수뿐 아니라 강가에서도 서식하였다.

 

연구 출처-

박진영, 이성진, 김수환, 손민영, & 이융남. (2020). 경상남도 하동군 하부 백악기 하산동층에서 산출된 익룡 지골 화석. 지질학회지, 56(1), 7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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