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여행기(해외)

일본 미드타운에서 열린 공룡과학 특별전 (2). 어린 트리케라톱스의 모험과 북미에서 살았던 공룡들의 화석

화석사랑 지질사랑 2023. 9. 2. 13:20

1편 보러 가기

 

  도쿄 미드타운에서 열린 공룡과학 특별전! 제가 일전에 이야기하였듯이 이번 특별전에서는 어린 공룡의 모험기를 컨셉으로 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전시내용 및 여러 공룡의 화석 전시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트리케라톱스의 골격. 출처- 직접 촬영.

 

  이전 편에서 가아, 악어, 거북등 여러 화석을 보고 나자 어떤 팔레오아트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팔레오아트란 고생물이 살아있던 시절의 모습을 그동안 밝혀진 화석기록을 토대로 그려낸 일종의 상상화입니다. 많은 고생물 연구가들이 팔레오 아트를 그리는 팔레오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제가 본 팔레오아트는 노을이 지는 숲속을 거닐고 있는 트리케라톱스의 모습이었습니다. 이 그림은 마사시 타나카(田中 政志)라는 일본의 팔레오 아티스트가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노을이 지는 숲속을 거니는 트리케라톱스. 출처- 직접 촬영.

 

  이곳에서 보이는 특별한 전시물이 있었습니다. 어린 트리케라톱스! 사실 트리케라톱스의 화석 자체는 여러 개체가 발견되었지만 아직 유아 단계의 트리케라톱스의 화석은 두개골을 제외한 전신의 화석은 발견된 바가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발견된 트리케라톱스 중에서 래인(Lane)이라고 명명된 개체를 참고하여서 어린 트리케라톱스의 화석을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이 작업은 미국의 사우스 다코주에 있는 블랙 힐즈 재단(Black Hills Institute)와 공동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유아 트리케라톱스의 골격. 출처- 직접 촬영.
어린 트리케라톱스 복원 과정. 출처- 직접 촬영.

 

 이 특별전에서 전시된 트리케라톱스는 과연 어떤 모험을 떠났던 것일까요? 과거 공룡이 살던 시기 어느 날 아침, 어린 트리케라톱스 근처를 어떤 익룡이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린 트리케라톱스는 호기심이 일어 익룡을 쫓아갔습니다. 이 익룡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익룡을 쫓아가는 어린 트리케라톱스. 출처- 직접 촬영.
어린 트리케라톱스의 골격. 출처- 직접 촬영.
트리케라톱스가 쫓아간 익룡. 이 익룡은 아직 학명이 정해지지 않았다. 출처- 직접 촬영.

 

어린 트리케리톱스는 숲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하였습니다. 어린 티라노사우루스가 디델포돈이라고 하는 포유류 근처를 뛰면서 싸우는 장면이었습니다. 트리케라톱스처럼 이 정도로 어린 티라노사우루스의 골격은 아직 발견된 바가 없습니다. 다만 특별전의 제작진은 대략 6개월 즈음 된 티라노사우루스의 모습이 대략 60cm쯤 되지 않았을까 상상하면서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디델포돈은 강력한 턱 힘을 가졌던 공룡시대 말기 북미에서 살았던 포유류입니다.

 

디델포돈과 싸우는 어린 티라노사우루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어린 트리케라톱스. 출처- 직접 촬영.
디델포돈과 싸우는 티라노사우루스 골격도. 출처- 직접 촬영.
디델포돈의 화석. 출처- 직접 촬영.
어린 티라노사우루스의 골격. 출처- 직접 촬영.

 

  물가에 다다른 어린 트리케라톱스. 슾지에 다다랐는데 갑자기 물속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습니다! 어떤 악어가 어린 트리케라톱스를 잡으려고 하였습니다. 다행히 어린 트리케라톱스는 탈출에 성공하였습니다. 

  트리케라톱스를 덮친 악어는 스탄게로캄프사(Stangerochanpsa)라고 하는 악어입니다. 이 악어는 오늘날 크로코다일보다 앨리게이터, 가비알 등과 더 가까운 친척관계에 속한 악어입니다.

  악어가 어린 트리케라톱스를 덮칠 떄 근처에는 캄프소사우루스 라라미엔시스(Champsosaurus laramiensis)라고 하는 악어와 비슷하게 생긴 파충류가 플레시오바에나(plesiobaena)라고 하는 거북을 몰래 노리고 있었습니다. 이 거북류는 공룡시대 이후까지 살아남았습니다.

 

트리케라톱스를 덥치는 악어. 그리고 거북을 노리는 파충류. 출처- 직접 촬영,
캄프소사우루스 라라미엔시스의 골격. 출처- 직접 촬영,
플레시오바에나의 골격. 출처- 직접 촬영,
스탄게로캄프사의 골격. 출처- 직접 촬영,

 

겨우겨우 습격을 피한 트리케라톱스는 또 다른 위협을 하나 보았습니다. 하늘에서 어떤 큰 무언가가 날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바로 하늘을 날았던 역대 척추동물 중에서 가장 큰 크기의 생물인 케찰코아틀루스 노르트로피(Quetzalcoatlus northropi)라고 하는 익룡이었습니다. 트리케라톱스는 익룡이 자신을 발견하기 전에 얼른 숲속으로 몸을 숨었습니다.

  케찰코아틀루스는 키가 오늘날 기린에 비교될 정도로 몸이 매우 컸습니다. 이렇게 큰 익룡이 어떻게 날 수 있었는가에 대해선 제가 예전에 다룬 적이 있었습니다.

(익룡은 어떻게 하늘을 날았는가 보러가기).

 

케찰코아틀루스의 모습 복원도. 출처- 직접 촬영.
케찰코아틀루스의 골격. 출처- 직접 촬영.

 

다시 숲속을 벗어나 개활지로 나온 트리케라톱스는 무언가를 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공룡이 다른 공룡을 쫓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북미에서 살았던 오늘날 불곰 정도의 크기였던 다코타랍토르(Dakotaraptor)가 타조와 비슷하게 생긴 공룡인 스트루티오미무스(Struthiomimus)를 뒤쫓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스트루티오미무스를 뒤쫓는 다코타랍토르의 모습 복원도. 출처- 직접 촬영.
스트루티오미무스를 뒤쫓는 다코타랍토르의 골격. 출처- 직접 촬영.

 

  숲과 개활지를 지난 트리케라톱스는 익숙한 물가를 발견하였습니다. 이곳에는 에드몬토사우루스(Edmontosaurus)와 덴버사우루스(Denversaurus), 그리고 어떤 새가 있었습니다. 그 외에.... 가족도 보였습니다. 어린 트리케라톱스는 모험을 마치고 가족에게로 뛰어갔습니다.

 

덴버사우루스와 에드몬토사우루스, 그리고 새와 가족에게로 돌아가는 어린 트리케라톱스의 모습 복원도. 출처- 직접 촬영.
새 화석. 이 새도 학명이 명명되지 않았다. 출처- 직접 촬영.
가족에게 돌아간 어린 트리케라톱스의 골격. 출처- 직접 촬영.
덴버사우루스의 골격. 출처- 직접 촬영.
에드몬토사우루스의 골격. 출처- 직접 촬영.

 

  자 이렇게 어린 트리케라톱스의 모험에 대한 전시를 살펴보았습니다. 이 전시를 보고 나니까 이번에는 바다에 대한 전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기존에 여러 번 이야기하였듯 공룡시대 말기에는 북아메리카 대륙에 내해가 흘렀습니다. 그래서 북미에서는 공룡시대 마지막 시기인 백악기 후기에 공룡뿐 아니라 바다에서 살았던 해양 생물의 화석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그 바다에서 살았던 해양 생물에 대한 전시도 진행되었습니다.

 

북아메리카의 해양 생물에 대한 전시 시작점에서 보이는 팔레오 아트. 출처- 직접 촬영.

 

  해양 생물 화석 전시관에 들어가니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엘라스모사우루스의 화석이었습니다. 이 해양파충류는 목이 매우 긴 수장룡의 한 종류입니다.

(참조- 수장룡은 목이 왜 긴 걸까? 보러 가기)

  엘라스모사우루스는 무언가를 쫓고 있는 모습으로 복원되어 있었습니다. 이 목이 긴 파충류가 쫓아다니는 것은 어입니다. 엔코두스 페트로수스(Enchodus petrosus)라고 하는 공룡시대부터 그 이후까지 살다가 멸종한 고대 어류입니다. 오늘날 어류 중에서 홍매치라고 하는 어류와 그 친척들이 이 어류와 가까운 친척입니다.

  엘라스모사우루스 밑에는 어떤 거북의 화석이 있었습니다. 이 거북은 톡소켈리스 라티레미스(Toxochelys latiremis)라고 하는 거북입니다.

 

엘라스모사우루스의 골격. 출처- 직접 촬영.
엘라스모사우루스의 두개골. 출처- 직접 촬영.
엔코두스 페트로수스의 화석. 출처- 직접 촬영.
톡소켈리스 라티레미스의 화석. 출처- 직접 촬영.

 

  엘라스모사우루스 다음 전시물은 바다에서 사는 도마뱀과 새, 그리고 암모나이트입니다. 도마뱀은 바로 모사사우루스입니다. 영화 쥬라기월드 시리즈에서 매우 인상적인 모습으로 등장한 바로 그 해양파충류입니다. 이 파충류는 위에 등장한 엘라스모사우루스와는 달리 도마뱀의 한 종류에 속합니다.

  모사사우루스는 무언가를 추격하고 있는 모습으로 복원되었습니다. 모사사우루스가 쫓아다니는 것은 바로 바다에서 살았던 조류 헤스페로르니스 그라실리스(Hesperornis grachilis)라고 하는 조류입니다. 이 조류는 오늘날 살아있는 새들과는 다르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대신 바다속에서 유영을 하는 방식으로 진화하였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펭귄이나 가마우지 같은 물에서 사는 조류와 가까운 관계는 아닙니다. 모사사우루스 뒤쪽에는 암모나이트 플라켄티케라스 멕키(Placenticeras meeki)가 있었습니다.

 

모사사우루스와 조류 헤스페로르니스, 그리고 암모나이트 복원도. 출처- 직접 촬영.
헤스페로르니스를 쫓아가는 모습의 모사사우루스 골격. 출처- 직접 촬영.
플라켄티케라스 멕키의 화석. 출처- 직접 촬영.

 

  해양생물을 보고 나니까 마지막 장소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이 마지막 장소는 아주 큰 홀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홀에는 이번 특별전의 하이라이트인 트리케라톱스 vs 티라노사우루스 전시물이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티라노사우루스는 블랙 힐즈 재단에서 발굴하고 소유하였다가 지금은 아부다비 자연사 박물관에서 소유하고 있는 스탠(STAN)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티라노사우루스입니다. 이 표본은 블랙 힐즈 재단에서 골격 모형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 여러 자연사 박물관에서 이 표본의 골격 모형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서울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그리고 대전의 지질 박물관에 전시된 개체 역시 이 스탠의 골격 모형입니다. 이 표본의 특징이라면 두개골이 매우 온전하게 보존되었다는 것, 그리고 두개골에 다른 티라노사우루스에게 물린 흔적이 있다는 것이지요.

 

트리케라톱스 vs 티라노사우루스. 출처- 직접 촬영.
특별전에서 전시중인 스탠의 골격 모형. 출처- 직접 촬영.
블랙 힐즈 재단에서 보관중이던 시절에 전시되어 있는 스탠의 진품 골격. 출처- 직접 촬영.
지질박물관에 있는 스탠의 골격 모형. 출처- 직접 촬영.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에 있는 스탠의 골격 모형. 출처- 직접 촬영.

 

  트리케라톱스의 골격은 위에서 이야기하였던 래인이라고 명명된 개체입니다. 이 트리케라톱스의 골격 진품은 현재 미국의 휴스턴 자연과학 박물관(the Houston Museum of Nature and Science)에서 보관 중이라고 합니다. 이 트리케라톱스는 미라화돤 채로 발견된 표본으로 무려 피부 화석이 보존된 채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래인의 골격 모형. 출처- 직접 촬영.

 

  트리케라톱스 vs 티라노사우루스 전시홀에는 이 두 공룡뿐 아니라 이 두 공룡과 공존한 여러 공룡의 화석이 같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전부 다 백악기 말기 북아메리카대륙에서 살았던 공룡들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와 공존하였던 다른 공룡들의 화석. 출처- 직접 촬영.
티라노사우루스와 공존하였던 안킬로사우루스 마그니벤트리스(Ankylosaurus magniventris)의 두개골. 출처- 직접 촬영.
테스켈로사우루스 네글렉투스(Thescelosaurus neglectus)의 두개골. 출처- 직접 촬영.
안주 와일리에이의 두개골. 출처- 직접 촬영.
아케로랍토르 테메르티오룸의 두개골. 출처- 직접 촬영.
한떄 드라코렉스라고 불렸던 어린 파키케팔로사우루스의 두개골. 출처- 직접 촬영.
에드몬토사우루스의 아래턱 화석. 출처- 직접 촬영.
어린 에드몬토사우루스의 아래턱 화석. 출처- 직접 촬영.
에드몬토사우루스의 두개골. 출처- 직접 촬영.

 

  특별전에는 아주 크고 긴 전시물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전시물에는 발자국 보행렬이 찍혀있습니다. 육식공룡의 발자국 보행렬이 있었지요. 그 위에는 연흔(물결자국)이 보존된 셰일판에 여러 작은 익룡과 새의 발자국이 찍혀있는 전시물이 있었습니다. 발자국 화석은 과거 생물이 어떻게 행동을 하였는지에 대해서 단서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자면 익롱이 두 발로 걸었는지 네 발로 걸었는지는 오랜 시간 동안 미스터리였지만 우리나라 해남 및 세계 여러 지역에서 발견된 익룡의 발자국 화석을 통해서 익룡이 네발로 걸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발자국 보행렬이 찍혀있는 전시물. 출처- 직접 촬영.
육식공룡의 발자국 화석. 출처- 직접 촬영.
북미에서 발견된 익룡의 발자국화석. 익룡의 발자국화석을 통해서 익룡이 어떻게 걸어다녔는지를 알수 있게 되었다. 출처- 직접 촬영.

 

  화석을 전시한 박물관이나 전시회에서는 화석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전시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특별전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특별전에서 에드몬토사우루스의 대퇴골화석을 만져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뼈 화석의 촉감은 매우 매끄럽습니다.  사실 뭐 파손을 막기 위해서 몇가지 처리를 하기는 하였겠지만요.

 

에드몬토사우루스의 대퇴골 화석. 관람객들이 직접 만져볼 수 있다. 출처- 직접 촬영.

 

  위에서 피부가 보존된 트리케라톱스의 표본을 잠깐 소개한 것을 기억하시나요? 이제 그 이야기를 잠깐 해보겠습니다. 래인의 화석에서 피부 화석은 허벅지, 다리, 목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 공룡의 화석을 통해서 우리는 트리케라톱스의 피부가 여러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트리케라톱스의 목 부분의 비늘은 오늘날 악어의 비늘과 가까운 사각형에 가까운 2~4cm의 작은 비늘이 열을 이룬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등과 엉덩이 쪽은 육각형 형태의 10cm 정도 크기의 비늘, 앞다리는 오각형 형태의 1.5~3cm 크기의 비늘, 발등 쪽은 불규칙한 구조와 열로 이루어진 비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래인의 등(좌)과 목(우)피부화석. 출처- 직접 촬영.
래인에서 피부가 보존된 부위. 출처- 직접 촬영.

 

  특별전에는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것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트리케라톱스의 성장과정이죠! 트리케라톱스는 성장단계에서 뿔의 형태가 바뀐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예전에 다룬적이 있었습니다 (트리케라톱스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 보러가기).

 

트리케라톱스의 성장과정. 출처- 직접 촬영.

 

  역시 트리케라톱스 하면 뭐니 뭐니 해도 얼굴에 달린 프릴과 뿔입니다. 저 프릴은 정수리 및 뒤통수와 두개골의 뒤쪽 부분(두정골-parietal-, 후안와골-postorbit-,인상골-squamosal-)이 길게 확장되어서 생긴 것으로 아직 그 정확한 용도를 알기는 어려우나 방어용 및 이성 유혹용등 여러 추측이 있습니다. 트리케라톱스의 프릴은 다른 뿔공룡의 그것과는 달리 더 두껍고 무게를 줄여주는 구멍이 없습니다. 

  트리케라톱스의 뿔은 보존된 부위 외에도 케라틴으로 이루어진 껍질이 겉을 더 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즉, 살아있을 당시 트리케라톱스의 뿔은 더 크고, 어쩌면 형태도 약간 달랐을지도 모르지요.

 

트리케라톱스의 프릴 조각. 출처- 직접 촬영.
트리케라톱스의 눈 위에 난 뿔. 출처- 직접 촬영.

 

  트리케라톱스의 아래턱에는 매우 크고 많은 이빨이 판 구조를 이루면서 나 있습니다. 이런 이빨과 턱을 이용해서 이 공룡은 먹이인 식물을 매우 강하게 부수어서 먹었을 것입니다. 전 트리케라톱스의 이빨 모형을 가지고 있는데요, 언젠가 트리케라톱스의 이빨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봐야겠습니다.

 

트리케라톱스의 아래턱 화석. 출처- 직접 촬영.

 

전시물들을 살펴보니 토로사우루스라고 하는, 트리케라톱스의 친척 공룡의 프릴 화석이 전시된 것을 보았습니다. 이 화석에는 티라노사우루스에게 공격받은 흔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걸 보니까 어릴 적에 많이 본 공룡 다큐멘터리인 공룡 대탐험(Walking with DInosaur)이 생각나더군요. 이 다큐멘터리를 기반으로 제작한 책에서 티라노사우루스 수컷이 암컷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토로사우루스를 사냥하였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어린 트리케라톱스를 사냥하였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에게 공격받은 흔적이 있는 토로사우루스의 프릴 화석. 출처- 직접 촬영.

 

  특별전에는 트리케라톱스외에 티라노사우루스와 관련된 전시물도 여러가지 있었습니다. 천천히 하나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피부화석. 출처- 직접 촬영.

 

  특별전에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성장 과정이 모형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트리케라톱스만큼은 아니지만 티라노사우루스 역시 성장 과정에서 두개골의 형태에서 변화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두개골이 다 자랐을 때와 달리 작고 길다간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성장하면서 두개골이 두꺼워지는 모양으로 바뀌게 됩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현재까지 발견된 모든 개체가 30살을 넘기지를 않는 것으로 보아 대략 30살까지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성장 과정을 다룬 어떤 연구에 따르면, 이 공룡은 긴 청소년기에 빠르게 성장하면서 성체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이 성장과정은 마치 오늘날 새들의 성장 과정과 비슷합니다. 즉, 티라노사우루스는 오늘날 새들과 비슷하게 성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언젠가 이 공룡의 성장에 대해서 제대로 다루어 보겠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성장. 출처- 직접 촬영.
아기, 그리고 어린 티라노사우루스. 출처- 직접 촬영.
청소년기 즈음의 티라노사우루스. 출처- 직접 촬영.
20살의 티라노사우루스. 출처- 직접 촬영.
30살의 늙은 티라노사우루스. 출처- 직접 촬영.

 

  티라노사우루스의 어린 개체로는 제인(Jane)이라는 표본이 있습니다. 미국 일리노이주 록포드에 있는 버피 자연사 박물관에서 진품 골격이 보관되고 있는 제인은 11살에서 13살 정도의 청소년기 즈음의 티라노사우루스입니다. 저는 예전에 미국에 갔을 떄 운 좋게 이 공룡의 골격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버피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된 제인의 골격. 출처- 직접 촬영.
어린 티라노사우루스 제인의 화석 모형. 출처- 직접 촬영.

 

  위에서 제인 외에도 스탠이라고 명명된 티라노사우루스의 골격을 잠깐 이야기하였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이 티라노사우루스의 두개골은 매우 잘 보존되어 있어서 블랙 힐즈 재단에서 두개골을 실제 크기의 1/6 크기의 모형으로 제작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언젠가 꼭 구매하리라...'라고 벼르고 있는 모형입니다.

  스탠의 뒤통수에는 구멍이 하나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구멍은 다른 티라노사우루스에게 물려서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이 구멍이 다른 티라노사우루스가 물어서 생긴 것이 맞다면 티라노사우루스 끼리도 매우 치열하게 싸웠음을 알려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 스탠의 두개골 모형. 출처- 직접 촬영.
스탠의 두개골에서 보이는 부상의 흔적. 출처- 직접 촬영.

 

  티라노사우루스의 성장 과정에서 잠깐 이야기하였듯 다 자란 티라노사우루스는 매우 두꺼운 머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꺼운 머리에는 매우 강력한 근육이 붙어서 이 공룡이 강한 악력을 낼 수 있도록 합니다. 현재까지 측정된 수치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는 육상에서 살았던 생물 중에서 가장 강력한 턱 힘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무는 힘 보러 가기)

 또한 티라노사우루스는 매우 큰 이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길 경우에는 30cm 정도 길이의 매우 긴 이빨을 가지고 있었죠. 이 이빨과 강력한 턱 힘으로 티라노사우루스는 여러 공룡을 사냥하였을 것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은 전체 길이의 2/3 정도가 턱에 있는 이빨이 위치하는 구멍 속에 박혀있을 정도로 매우 강력하게 고정되어 있습니다. 강한 턱 힘에 이빨이 자주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겠죠. 하지만 워낙 자주 사용하다 보니 아마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은 자주 빠져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공룡은 포유류와는 다르게 이빨이 평생 다시 나기 때문에 이빨이 자주 빠져도 다시 새 이빨을 얻었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 스탠의 이빨 모형 보러 가기)

 

티라노사우루스의 친척 타르보사우루스(좌)와 티라노사우루스(우)의 두개골 차이. 출처- 직접 촬영.
티라노사우루스의 아래턱 화석. 출처- 직접 촬영.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 화석. 출처- 직접 촬영.

 

  티라노사우루스 하면 빠질 수 없는 또 한 가지는 바로 아주 작은 앞발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앞발은 성인 남성의 팔과 비슷한 길이입니다. 몸무게 5톤이 넘고 키도 2층 건물만 한 공룡에게 앞다리 길이가 이만하다는 것은 매우 작은 앞다리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팔이 거의 없고 손바닥도 실제 사람의 손바닥보다 훨씬 작은 크기인 것이니까요.

  티라노사우루스는 왜 이렇게 앞다리가 작을까요? 이는 무게중심 때문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머리가 큰 공룡의 경우, 앞발까지 같이 커지면 몸이 앞으로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몸의 무게 상당수가 앞쪽으로 향하기 때문이죠 (시소를 생각하면 됩니다.). 따라서 머리가 크고 턱 힘이 강력해지는 대신 앞발이 작아지는 방향으로 진화를 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티라노사우루스의 먼 조상뻘에 속하는 공룡들은 다 앞발의 크기가 컸습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이 앞발은 어떤 용도가 있었을까요? 정확한 건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쓸모가 없을지도 모르죠. 실제로 그렇게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앞발 화석. 출처- 직접 촬영.

 

  특별전에서는 또한 에드몬토사우루스의 피부 화석, 꼬리뼈 화석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에드몬토사우루스의 꼬리뼈 화석에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이 부러진 채로 박혀있는 표본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즉, 티라노사우루스에게 공격받았었다는 것이죠.

여담으로 에드몬토사우루스의 실제 골격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습니다. 수도권 지하철 4호선에 있는 대공원역에 가면 국립 과천과학관이 있습니다. 과천과학관의 자연사관에 실제 에드몬토사우루스의 골격 화석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에드몬토사우루스 골격에는 공격받아서 다쳤다가 회복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에드몬토사우루스의 피부화석. 출처- 직접 촬영.
티라노사우루스의 부러진 이빨이 남은 에드몬토사우루스의 꼬리뼈 화석. 출처- 직접 촬영.
에드몬토사우루스의 피부 흔적 화석. 출처- 직접 촬영.
과천과학관에 전시되어 있는 에드몬토사우루스의 골격 진품화석. 출처- 직접 촬영.
과천과학관에 전시되어 있는 에드몬토사우루스의 꼬리뼈에서 보이는 부상당한 흔. 출처- 직접 촬영.

 

 

자 이렇게 도쿄 미드타운에서 열린 공룡과학 특별전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일본에서 여러 특별전을 보았습니다. 가본 특별전보다 가보지 못한 특별전이 더 많았지요. 그런 부분에서 전 개인적으로 일본이 참 부러웠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고생물 특별전이 더 많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료 출처-

 

https://samblyblog.wordpress.com/2016/04/28/assignmentquestion/

 

Dino Science 특별전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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